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보유한 미디어그룹 헤럴드가 중견기업인 중흥그룹에 매각됐다. 중흥그룹은 홍정욱 헤럴드 회장(49)과 주요 주주가 보유한 헤럴드 지분 47.8%를 인수하는 양수도계약을 지난 10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중흥그룹은 광주전남에 연고를 둔 건설업 중심 기업으로 지역 일간지인 남도일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홍정욱 회장은 헤럴드 임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헤럴드가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선 모바일과 콘텐츠에 대한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점차 커지는 계열사들의 리스크를 분리하고 투자를 회수하는 결단도 내려야 했다"며 "고심 끝에 투자자를 영입하기로 결정하고 헤럴드의 성장을 뒷받침할 최대 주주로 중흥그룹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 지원을 위해 헤럴드 지분 5%를 계속 보유하며, 올가니카 등 헤럴드 식품 계열사를 모두 인수하고 이들 기업이 헤럴드에 진 부채를 전액 상환하기로 했다.
홍정욱 회장은 “헤럴드의 미래를 책임질 중흥그룹의 영입은 대주주로서 제 마지막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영화배우 남궁원씨 아들인 홍정욱 회장은 2002년 코리아헤럴드와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을 인수한 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17년 동안 이끌었다.
일각에선 홍정욱 회장이 정계복귀를 위해 주변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정욱 회장은 2008년 서울 노원병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으며 2012년까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정치활동을 접고 기업경영에 매진해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진영의 차기 지도자로 거론돼왔다. 1970년생으로 보수진영 인사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해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한편 헤럴드 새 대주주인 중흥그룹은 헤럴드의 편집권 독립, 자율경영, 구성원 고용 승계를 기본원칙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헤럴드의 기존 전통과 강점을 존중하면서도 디지털 혁신,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의 뉴미디어 접목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흥그룹은 그동안 미디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경제지에 관심을 가져 왔으며 언론을 통한 문화사업 및 사회공헌 확장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중흥그룹은 오너인 정창선(77) 회장이 1983년 설립한 중흥주택에서 출발했다. 2015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중흥건설, 중흥토건 등 6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9조 5000억원으로 재계서열 34위에 올랐다. '중흥S-클래스' 브랜드를 앞세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연 매출 5조원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정 회장은 현재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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