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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10, 2016

[북 로켓 발사 - 개성공단 전면 중단]마지막 ‘남북 화해의 끈’ 끊고 신냉전으로…“정부의 자충수”

ㆍ정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비군사적 제재’ 판단
ㆍ연 1억달러 ‘돈줄’ 차단,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선도 뜻
ㆍ관계 악화 따른 비용 증가…남측 기업 타격 ‘득보다 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귀경객들이 서울역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는 방송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귀경객들이 서울역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는 방송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정부가 개성공단을 결국 대북 제재 카드로 꺼내들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 더해 남북관계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함으로써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금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스스로 발목을 묶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마지막 교류협력 창구인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남북관계는 냉전시대로 회귀하게 됐다.
■북한 달러창구 차단 의도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대북 제재 강화의 일환이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비군사적 제재 조치로 이해한 것이다. 실제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노동자 5만4000여명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고, 임금 등으로 지난해에만 1억2000만달러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이 현금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성공단 가동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개성공단 임금의 핵프로그램 전용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흘리기 시작했고, 장거리 로켓까지 발사하자 3일 만에 기다렸다는 듯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정부 내에 개성공단이 북한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또 정부가 남북관계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 데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선도하겠다는 뜻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 노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국제사회 특히 중국을 상대로 대북 제재 강화를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냉전시대로 돌아간 남북관계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카드에 대해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우선 이번 조치가 대북 제재로써 실효적 효과가 있을지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를 중국에 파견하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이 입을 피해는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피해는 우리 기업들 몫이다. 124개 입주 기업의 생산액은 월 5000만달러에 달한다. 공장시설 등의 압수나 동결까지 고려하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일각에서 대북 제재가 아니라 사실상 대남 제재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에 주는 임금이 1이라면 직접 경제효과는 10이 넘는다. 개성공단을 닫으면 북한은 1의 손실을 보지만 우리는 최소 10의 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2013년 남북 개성공단 합의를 깨고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림으로써 남북 간 신뢰도 크게 추락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으로 남북관계는 암흑기로 접어들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5·24 조치로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데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마지막 남은 끈인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면서 남북관계는 냉전시대 전면 대결 국면으로 돌아갔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이후 이어져온 남북 교류협력 성과들을 모두 백지화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 영향력이 상실된 만큼 한반도 이슈에서 한국의 주도권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간 대결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도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기회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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