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7일 광명성호를 발사했다. 200kg 가량의 위성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비행체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을 떠난 것이다. 지상파 방송 메인 뉴스는 이날 광명성호 발사를 주요 뉴스로 다뤘지만 양상은 달랐다. KBS는 광명성호 발사 뉴스에 올인했고 SBS 뉴스가 설 풍경 등을 전하며 가장 다양했다.
KBS는 7일 뉴스9를 전체 29개 리포트 중 26개를 북한의 광명성호 발사에 할애하는 특집으로 꾸몄다. 광명성호를 장거리 미사일로 규정하고 2012년 은하 3호 발사 이후 달라진 북의 기술력과 은하에서 광명성으로 명칭을 변경한 이유 등을 집중 보도했다.
국내 대응에 대해서도 가장 자세히 다뤘는데 광명성호를 포착한 육·해·공군력을 “빈틈이 없었다”고 평가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NSC 소집,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 소집 등도 다양하게 전했다. 기타 뉴스는 대만 지진과 LPGA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장하나 선수 소식과 날씨였다.
▲ MBC 7일자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MBC는 같은 날 총 리포트 25개 중 20개를 광명성호 관련 뉴스로 채웠다. KBS와 마찬가지로 광명성호를 장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MBC는 “북한의 미사일 성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대륙 간 탄도미사일 전력화에 필요한 탄두의 대기권 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는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MBC는 각각의 리포트에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김용현 동국대 교수, 오화석 한국항 공대학교 교수,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등 정치와 과학 기술 측면의 다양한 전문가 멘 트를 인용하면서 북의 기술력 평가와 의도 분석에 나섰다.
SBS는 지상파 뉴스 중에 가장 다양한 뉴스를 내보냈다. 광명성 관련한 국내외 뉴스는 총 23개 리포트 중 13개 리포트였으며 사건 기사를 비롯해 대만 지진, 눈 미백 수술 중단 관련, 총선, 스포츠 등 다양한 기사를 내보냈다.
각 방송의 국내 뉴스는 비슷한 정보를 담고 있었지만 국제 관계에 대한 시각에는 차이를 보였다. KBS는 한중일 현지 특파원과 연결한 리포트를 배치했는데 미국의 경우 “공식 반응이 빠르게 나왔다”(앵커), “강력한 규탄 성명이 있따라 나왔다”, “미 의회 차원의 대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미국 특파원) 등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 KBS 뉴스9는 새누리당 소속 중진인 정두언 국회국방위원장 등이 포함된 외교 안보라인 비판 발언을 '일부 위원'으로 축소시켜 보도했다. 사진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반면 KBS는 한 리포트에서 중국의 반응에 대해 “중국 정부는 물론 관영매체와 네티즌들까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북에 대한 불만을 주로 다뤘다. 한중 관계에서 고려해야할 한미 간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한편으론 중국정부가 한미간 사드 배치 논의 착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등 상황 악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끝에 덧붙인 정도였다.
MBC는 한미의 사드 논의 리포트 후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할 것”이라는 한국군 입장을 별도의 리포트로 전했다. SBS 역시 사드 배치가 대북용이라는 점을 중국에 사전 통보했다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리포트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의 국제 관계에 대한 고려보다는 한-미 관계를 중심에 놓고 한쪽 입장을 일방적으로 피력하는 리포트로 읽힌다.
SBS는 이번 북의 광명성호 발사에 대해 미국은 초강경 입장으로 핵 항모를 파견한 점에 주목했고 일본은 광명성호 발사를 포착한 일본의 정보력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의 반응에 대해 SBS는 장롄꾸이 평론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사드의 성능이 어떻든 그건 그들의 얘기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 SBS 8뉴스 7일자 화면 갈무리. |
하지만 국내 외교 안보라인의 무능력에 대한 여당 내부 비판은 지상파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은 관련 현안 보고를 받는 전체회의에서 “외교안보 라인은 총 사퇴해야 한다” “한 달 전 핵실험 사태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은 과거 3차례 북핵 실험 때 대응과 거의 같았다” “”국제 제재도 없었다”고 지적했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메인 뉴스는 이 발언에 거의 비중을 두지 않았다.
다만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은 정두언 위원장의 발언을 전하며 “사드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냉랭해질 수 있다는 게 복병”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한미일 대 중러 대결 구도로 가지 않도록 외교적 위기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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