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구집권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시 주석은 헌법상 규정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법으로 장기집권, 더 나아가 영구집권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도박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공산당 출범 이후 영구 집권한 인물은 공산 중국의 창시자 마오쩌둥 주석이 유일하다. 마오는 진시황보다 더한 권력을 행사했다. 진시황은 직할지를 통치했을 뿐 나머지는 왕이나 제후를 봉해 대리 통치했다. 그러나 마오는 전중국을 직접 통치했다. 교통과 통신 수단이 발달해 마오는 베이징에 앉아서 전중국을 통치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마오가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황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마오는 결국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기간 수천만의 중국 인민이 숨졌다. 당내에서 그를 견제할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오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가 덩샤오핑일 것이다. 자신이 하방당하는 등 일인독재 체제의 부작용을 뼈저리게 체험한 덩은 집권 후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했다. 그는 권력이 집중된 당주석제를 폐지하고 총서기제도를 도입했다. 또 여러 파벌을 골고루 기용했다. 중국식 탕평책이었다.
그는 또 죽기 전에 후진타오까지 후계구도를 확정해 놓았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이 낙점하지 않은 최초의 후계자다. 그런 그가 덩샤오핑 이후 이어져온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을 무너트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시진핑은 장쩌민-후진타오간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 장쩌민은 상하이방을, 후진타오는 공청단을 후계자로 지명하려 했다. 차기에 자파가 집권해야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정치보복을 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은 혈투를 벌였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상하이방도 공청단도 아닌 태자당인 시진핑이 낙점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상하이방인 장쩌민은 공청단인 후진타오를, 공청단인 후진타오는 태자당인 시진핑을 후계자로 각각 지명했다. 덩샤오핑 사후 상하이방과 공청단, 태자당이 사이좋게 한 번씩 대권을 잡은 것이다. 여기까지는 중국 공산당의 최대 장점인 ‘견제와 균형(check & balance)’의 원리가 살아 있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했기 때문에 무리한 정책이 아니라 합리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었다. 올해가 개혁개방 40주년이다. 지난 40년간 개혁개방 열차는 큰 고장 없이 전진에 전진을 거듭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 덕분이다.
그러나 시 주석이 영구집권의 길을 모색하자 이 원리가 깨졌다. 시 주석은 마오에 버금가는 절대 권력을 쥐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더 나아가 부패는 결국 멸망으로 이어진다. 이는 동서고금, 자고이래의 진리다. 시 주석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린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핵이다. 이것만으로도 버겁다. 여기에 또 하나가 겹쳤다. G-2 즉 미국과 중국의 급격한 정치지형 변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우선’을 내걸고 세계화에 역행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그 결과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한국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제 중국도 권력체제가 개편될 전망이다. 시진핑 일인독재 체제가 열리는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자신의 장기집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이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몽은 한마디로 중국천하를 열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제 본격적으로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G-2가 모두 정치적 격변을 겪고 있다. 한반도는 미중 대치의 최전선이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정신 바짝 차려야할 시점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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