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포스코가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이해하기 어려운 해외 투자로 1천800억 원 가까운 돈을 날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그냥 투자 실패로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많아서 비자금이나 정치권 로비 자금과도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가 에콰도르와 영국에서 현지 취재한 내용을 박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남미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있는 한 공장 설비 업체.
산토스CMI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한국의 포스코 건설에 인수됐습니다.
당시 포스코 건설 내부에서 가치가 100억 원도 안 된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경영진은 800억 원에 인수를 강행했습니다.
[전 포스코그룹 부장] "최초 검토가 100억 원 미만이었거든요…100억짜리도 안 되는 회사고 인수불가다…라고 1차 의견이 나왔었어요."
산토스CMI는 적자를 거듭했고, 포스코는 결국 2017년 이 회사를 인수금의 8분의 1도 안 되는 단 68억 원에 원소유자에게 되팔았습니다.
불과 6년 만에 7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본 겁니다.
그런데 포스코가 산토스CMI를 살 때 지불한 800억 원엔 EPC에쿼티스라는 회사를 함께 인수하면서 든 비용 550억 원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두 회사를 패키지로 산 건데, 영국에 주소를 둔 EPC 에쿼티스는 페이퍼 컴퍼니, 즉 실체 없는 유령회사였습니다.
['EPC 에쿼티스' 주소지 빌딩 관리자] (이 빌딩에 EPC라는 회사 없나요? ) "없습니다. 못 들어봤어요."
포스코는 그러나 지난해 손실처리를 통해 EPC 에쿼티스의 자산을 '0' 원으로 만들어버리더니, 회사를 아예 공짜로 매각해버렸습니다.
막판에 유상증자 비용 800억 원 등 총 1천억 원을 추가 투자한 뒤였습니다.
[김경률/회계사] "회계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그렇지(이상하게 생각하지)않겠습니까. 0원에 팔 재산을 팔기 직전에 뭐하러 800억 원을 투자하냐는거죠."
800억에 산 산토스를 단돈 68억 원에 되팔고, 6년간 1천억 원을 쏟아부은 유령회사를 공짜로 처분하고 이렇게 1,800억 원 가까운 돈이 날아갔지만 문책은커녕, 투자를 결정한 임직원은 대부분 승진했습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 "저희끼리 그랬어요. 와 저래도 살아있구나. 저래도 안 잘리는구나 승진까지 하는구나."
이명박 정부 당시 포스코에서 벌어진 이해하기 힘든 해외 투자가 정말 투자 실패인지 아니면 또 다른 내막이 숨겨진 것인지 그 자세한 내용은 오늘(27일) 밤 11시10분 PD수첩에서 방송됩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
박민주기자 (minju@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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