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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25, 2018

우정의 포옹' 이상화 ·나오, 넘어지고도 金 크뤼게르..감동의 순간

대한민국 이상화가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미소 짓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37초33으로 은메달을, 고다이라 나오는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2018.2.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강릉=뉴스1) 이재상 기자 = 지난 9일부터 17일 동안 전 세계 겨울 스포츠팬들을 뜨겁게 달궜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성화를 밝힌 '피겨여왕' 김연아부터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하뉴 유즈루의 우승 이후 경기장에 쏟아지던 '푸우 비', 은메달 이후 1위에 오른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포옹을 해 감동을 안긴 이상화 등 이번 대회 명장면을 되돌아 봤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성화 최종주자로 나서기 전 빙판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 AFP=News1 © News1 권혁준 기자
◇성화 점화에 등장한 '피겨여왕'
평창 대회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최종 성화자인 김연아가 장식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이 성화를 함께 들고 계단을 올라가 최종 주자인 김연아에게 전달했다.
김연아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하늘 위에 마련된 은반에서 짧지만 강렬한 공연을 펼쳤다. 그의 손을 떠난 성화는 달항아리까지 타고 올라가 평창 겨울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성공적인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 강릉 아이스 아레나를 수놓은 푸 인형 비
일본의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간판 하뉴는 월드디즈니의 캐릭터 곰돌이 푸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뉴가 연기를 펼칠 때마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푸 인형을 아이스로 던진다.
하뉴는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 남자싱글에서 총점 317.85점(쇼트 111.68점 + 프리 206.1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14 소치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4년 만에 다시 올림픽 포디움 정상에 섰다.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2연패에 성공한 것은 딕 버튼(미국·1948, 1952년 대회) 이후 66년 만이다. 하뉴의 완벽 연기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는 푸 인형 비가 내렸다.
16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화동들이 하뉴 유즈루의 팬들이 경기장안으로 던진 인형을 정리하고 있다. 2018.2.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이상화, 경쟁자 고다이라와 눈물의 포옹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빙속 여제' 이상화가 아쉽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만감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 이상화의 곁으로 우승자 고다이라가 다가와 안아주며 격려했다. 최고의 라이벌이자 세계 최고 선수를 향한 존경의 표현이었다. 이상화도 고다이라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승부를 떠나 두 영웅이 보여준 우정의 포옹은 전 세계 팬들에게 큰 감동을 전달했다.
◇ 평화의 메시지 전한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이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슛팅을 하고 있다. 이 슈팅은 단일팀의 첫골로 연결됐다.2018.2.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평창 대회에서 가장 많은 이목을 끈 것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다. 지난달 21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올림픽 회의에서 결성이 확정된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위스와의 1차전(0-8 패)과 스웨덴과의 2번째 경기(0-8 패)에서 모두 패했던 단일팀은 3차전인 한일전에서 기다렸던 올림픽 첫 골이 터졌다. 랜디 희수 그리핀은 0-2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 중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단일팀 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 '천재' 레데카, 빌려 탄 스키로 알파인 금메달…스노보드까지 2관왕
에스터 레데카(체코)가 설상 천재의 면모를 과시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레데카는 주 종목인 스노보드뿐만 아니라 동료의 스키를 빌려 타고 출전했던 알파인스키마저 제패하며 화제가 됐다.
레데카는 지난 17일 알파인스키 여자 수퍼대회전에서 1분21초11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소치 대회 챔피언 오스트리아 안나 파이트에 0.01초 앞섰고, '스키 여제' 린지본(6위)도 제쳤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본인 스스로 기록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 압권이었다. 깜짝 우승을 차지한 레데카는 인터뷰에서 "우승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화장을 하지 못했다. 고글을 벗을 수 없다"고 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진정한 천재 레데카는 자신의 주종목인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차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에스터 레데카가 17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슈퍼대회전 금메달을 획득한 뒤 고글을 쓴 채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 넘어지고도 金, 노르웨이 크로스컨트리 크뤼게르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남자 15㎞+15㎞ 스키애슬론에서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크로스컨트리에서 경기 도중 넘어졌던 헤그스타드 크뤼게르(노르웨이)가 끝까지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십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애슬론 종목은 종종 선수끼리 충돌사고가 발생한다. 7번째로 출발한 크뤼게르는 경기 시작 후 얼마 못 가 앞 선수의 스키에 걸려 미끄러졌다. 이때 폴까지 부러져 운영요원이 새 폴을 갖다 줬다.
하지만 이때부터 기적이 연출됐다. 그는 첫 구간에서 68명 중 67위로 처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명씩 선수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입 주위에 고드름을 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크뤼게르는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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