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자유경제원, 대학 강좌 시도
대학 내 시장경제 강좌 개설에 나선 자유경제원은 1996년 전경련 산하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 부설 자유기업센터로 출범했다. 1997년 사업 독립성을 위해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분리됐지만 여전히 전경련 임원과 재벌그룹 관계자들이 이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경련이 인사와 예산을 좌우하는 등 사실상 산하기관이라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15일 더불어민주당 홍종학 의원실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유경제원의 2012~2015년 예·결산 자료를 보면 자유경제원은 매년 평균 20억원에 이르는 외부 지원금을 받았다. 이자 수익도 해마다 3억~5억원가량 된다. 홍 의원은 “외부 지원금은 전경련에서 나온 돈으로 추정된다”며 “매년 발생하는 이자 수익 역시 설립 당시 전경련과 회원기업들이 낸 출연금 126억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경제원은 이런 수입을 바탕으로 전국 대학에 각 1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 강좌를 설립해 온 것으로 보인다. 예·결산 자료를 보면 자유경제원은 2012년 교육사업비로 7억3442만원을 지출한 데 이어 2013년 6억1138만원, 2014년 5억205만원을 각각 썼다. 매년 10억원쯤 하는 사업비의 절반을 대학 시장강좌 개설 등의 교육사업에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유경제원이 각 대학에 보낸 공문(사진)을 보면 2003년 경희대, 홍익대 등 8개 대학에서 시작된 시장경제 관련 강좌는 기존 상경계열 위주에서 최근엔 공대 등 비상경계열로 범위를 넓히고, 참여 대학도 늘고 있다.
일반 시민에게 생소했던 자유경제원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역사교과서 파동 때부터다. 자유경제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일 때 10여차례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열어 현행 교과서를 ‘좌편향’으로 몰고, 국정화 당위성을 강조했다. 학문·사상의 자유경쟁 대신 역사 해석을 국가가 독점하는 국정교과서 체제는 자유주의와 경쟁을 옹호하는 자유경제원의 평소 주장과 모순적이어서 ‘자가당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은 사상과 교육 영역을 넘어 정치에도 관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러 차례 정치 관련 토론회를 열고 특정 야당 의원을 ‘친북’ ‘반시장’ 등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야당을) 총선에서 걸러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실제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섰던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총선용 1호 영입 인사로 새누리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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