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선거를 주도하는 모습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 과거 라디오와 TV에 의존하던 선거운동은 블로그와 트위터 및 페이스북을 거쳐 이제 영상 실시간 중계를 강점으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미 대선의 전략 플랫폼은 스냅챗과 인스타그램
올해 대선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각 선거 캠프의 주요공략 플랫폼이다. 그 중에서도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들이 떠오르면서 대선을 판가름하는 풍향계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사진과 동영상 기반의 SNS인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2기 SNS’가 주목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처음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트위터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젊은 유권자들과 찍은 셀카를 스냅챗에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스냅챗은 수신인이 내용을 확인하고 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지난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최대 커뮤니티대학인 데이드 칼리지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스냅챗을 통해 연설을 생중계 했다. 그는 대선 주자 중 최초로 스냅챗 본사와 협약을 맺고 연설 준비 과정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미리 스냅챗에 공개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냅챗은 대선 공산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4월 CNN의 정치부 기자를 영입, 관련 뉴스 생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 ABC는 당시 “2016년 선거에서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자)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이 열광하는 스냅챗에 주요 후보들이 사진과 영상물을 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인스타그램은 공화당 경선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주로 애용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정치 철학을 유권자들과 공유하는가 하면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도 인스타그램에서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젭 부시 후보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이라크 전쟁에 관련된 동영상과 부시 후보의 대선 출마를 말린 부시 후보의 어머니와 바바라 여사와 관련된 동영상을 올려 부시 후보와 격론을 펼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의 성추문 확산 당시 언론 보도 사진. 트럼프 후보는 사진 및 동영상 기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페이스북과 블로그, 트위터도 한때를 풍미한 플랫폼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은 2004년 대선부터 집중 부각됐다. 대선 직전 미 방송 CBS는 재선에 도전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부시 후보는 파워 블로그를 통해 당당히 재기에 성공했다. 당시 CBS는 “부시가 주방위군 전투기 조종사의 기준에 따르지 않았고, 건강진단을 받으라는 지시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부시 진영을 당혹케 만들었지만 블로그 ‘파워라인’이 CBS가 근거로 내세운 문건의 조작을 밝혀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적극 활용하며 미 대선에 SNS 시대를 열어젖힌 주인공이다. 그는 2012년 재선 도전 당시 SNS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SNS 내 여론을 분석한 뒤 ‘40대 여성이 대선자금 모금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배우 조지 클루니를 홍보 대사로 활용하면서 대세를 이어갔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당시 오바마 캠프는 미트 롬니 공화당 캠프에 비해 4배 이상의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해 냈으며, 오바마 캠프는 하루 평균 29개의 트위터 메시지를 작성한 반면 롬니 캠프는 하루 1개꼴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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