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세월호 인양으로 어린 꽃들의 죽음의 비밀 밝히자"
조정래 "늦었지만 무사 인양이 진행돼 천만다행"
조정래 "늦었지만 무사 인양이 진행돼 천만다행"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월호의 선체가 10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주요 문인들은 세월호의 인양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었으면서 날씨 등의 여건을 들어 미적거린 것 아니냐며 정부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은 시인은 "세월호가 하루빨리 완전히 인양되어 진실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면서 "막강한 권력이 이 어린 꽃들의 죽음의 비밀을 다 감추었으니 이 배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래 소설가는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해체 등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생략하겠다"면서 "늦었지만 무사 인양이 진행되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아홉 분까지 완전히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설가 김탁환은 "지난밤 한숨도 못잤다"면서 "세월호가 너무 늦게 올라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전 배가 가라앉는 것을 생방송으로 보았을때도 오랫동안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배가 올라오는 것을 보는 것을 생방송으로 보는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TV로 세월호 인양과정을 지켜본 많은 작가들이 기쁨과 함께 착잡함을 토로했다. 아동문학가인 엄혜숙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라고 쓰며 일이 손에 안잡힌다고 호소했다. 소설가 김이정은 "그들이 올라오는 새벽...자꾸 울음이 치민다"며 슬픔을 애써 억눌렀다.
가족을 배안에 둔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타는 염원에도 배를 인양하는 데 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데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도 높았다. 소설가 한차현은 "감정을 자제하고 할 말만 한다"면서 "3년동안 바다 잔잔한게 어제뿐이었던 거냐"고 썼고 소설가 권여선 역시 "왜 안 꺼내줬니? 그 춥고 어두운 데서"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세월호를 인양할 생각을 안하다가 마치 못하는 것처럼 호도하다가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에 이처럼 쉽게 인양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특검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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