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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3, 2017

세월호 뒤늦은 인양에 문인들 분노 "이렇게 쉽게 하면서.."

고은 "세월호 인양으로 어린 꽃들의 죽음의 비밀 밝히자"
조정래 "늦었지만 무사 인양이 진행돼 천만다행"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인양 작업 중인 재킹바지선 사이로 선체 우측면이 모습을 드러내 상하이 샐비지 관계자들이 고박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 10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새벽 3시 45분께 스태빌라이저로 추정되는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에서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한데 이어 약 1시간 후인 새벽 4시 47분께 본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해해경본부 제공) 2017.3.23/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월호의 선체가 10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주요 문인들은 세월호의 인양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었으면서 날씨 등의 여건을 들어 미적거린 것 아니냐며 정부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은 시인은 "세월호가 하루빨리 완전히 인양되어 진실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면서 "막강한 권력이 이 어린 꽃들의 죽음의 비밀을 다 감추었으니 이 배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래 소설가는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해체 등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생략하겠다"면서 "늦었지만 무사 인양이 진행되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아홉 분까지 완전히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설가 김탁환은 "지난밤 한숨도 못잤다"면서 "세월호가 너무 늦게 올라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전 배가 가라앉는 것을 생방송으로 보았을때도 오랫동안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배가 올라오는 것을 보는 것을 생방송으로 보는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TV로 세월호 인양과정을 지켜본 많은 작가들이 기쁨과 함께 착잡함을 토로했다. 아동문학가인 엄혜숙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라고 쓰며 일이 손에 안잡힌다고 호소했다. 소설가 김이정은 "그들이 올라오는 새벽...자꾸 울음이 치민다"며 슬픔을 애써 억눌렀다.
가족을 배안에 둔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타는 염원에도 배를 인양하는 데 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데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도 높았다. 소설가 한차현은 "감정을 자제하고 할 말만 한다"면서 "3년동안 바다 잔잔한게 어제뿐이었던 거냐"고 썼고 소설가 권여선 역시 "왜 안 꺼내줬니? 그 춥고 어두운 데서"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세월호를 인양할 생각을 안하다가 마치 못하는 것처럼 호도하다가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에 이처럼 쉽게 인양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특검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당초 오전 11시까지 진행하려고 했던 수면 위 13m 인양작업은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3.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월호가 107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하늘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꽃들이 붙어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새벽 3시 45분께 스태빌라이저로 추정되는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에서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한데 이어 약 1시간 후인 새벽 4시 47분께 본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2017.3.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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