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 석유공사가 인수햇던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전체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는 물이 98퍼센트로, 유전으로서 사실상 가치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입 당시부터 이런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석유공사는 이 노후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오늘(25일) 첫 소식 고은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한국석유공사가 사들인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유전입니다.
낡은 정유시설을 포함해 인수가격만 4조 5천억 원이 들었습니다.
현재 하베스트의 유전은 어떤 상태일까.
석유 전문 용어로, '워터컷'이 평균 98%.
워터컷은 원유 가운데 물의 비율을 뜻합니다.
즉, 하베스트에서 생산되는 전체 원유 가운데 98%는 물이고 나머지 2%만이 석유라는 겁니다.
유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상태입니다.
[장혁준/석유 개발 기술 전문가(석유공사 17년 근무)) (워터 컷(물의 함량)이 99% 정도 됐다고 하면?)"그 웰(유정)의 수명이 거의 다 끝난 거고요. 그렇게 봐야지 돼요."
인수 당시는 어땠을까?
하베스트 인수 직전인 2009년에 하베스트의 유전을 평가한 보고서.
유전 곳곳에서 원유 중 물 비율이 99%에 달한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경력 30년의 해외 유전 전문가에게 이 보고서의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해외 유전 개발 전문가(30년 경력)] "90% 이상의 유전이 이미 한계점을 지났거나. 그래서 아무리 신기술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석유의 양 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그걸 이미 지나는 단계입니다."
2009년 인수 당시에도 이미 워터컷이 80~90% 수준으로 추산돼 한계에 다다른 유전.
워터컷이 98%에 이른 현재는 유전이 아니라 '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유전 평가 보고서는 심지어 석유공사의 의뢰로 작성된 겁니다.
즉 석유공사 역시 유전 상태를 알면서도 웃돈까지 얹어주며 구걸하듯 이 하베스트사의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석유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석유공사가 왜 이렇게 무리해 우물이나 다름없는 노후 유전을 인수를 했을까?
해외자원개발은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이명박/전 대통령] "저는 취임 초부터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는 지식경제부 등을 통해 해외자원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었습니다.
[전 지식경제부 직원] (지식경제부(의 업무)내용들은 청와대도 계속 보고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나요? 그 M&A 같은 경우에는?)"M&A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보고가 되죠. 전체는 모르지만 어쨌든 굵직한 건에 대해선 보고가,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그걸 한다고 보면 되겠죠."
4조 5천억 원의 돈을 들여 무리하게 인수한 하베스트, 의혹의 눈길은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베스트와 관련한 더 깊숙한 이야기는 오늘 밤 11시15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고은상 기자 (gotostor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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