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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28, 2018

[특파원+] '부드러운 리더' 문재인 대통령, 스트롱맨의 변화 이끌어내다

문 대통령, "트럼프엔 한반도 정상화에 공 돌리고, 시진핑·푸틴의 지지 이끌어내"/ 워싱턴포스트,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 만끽"
목소리가 크다고 강한 사람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게 국익 신장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반도를 둘러싼 최근의 동북아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5월 조기대선으로 문재인정부가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모두 자국에서 야당의 주장은 기꺼이 무시할 정도의 목소리를 지닌 ‘강한 통치자’(스트롱맨) 다수가 한반도 주변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내걸고 지난해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못지 않게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의 지도자들도 스트롱맨이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도 거침없는 발언을 일삼았다. 미국의 강경 기조를 반대하는 처지였던 중국과 러시아가 조금 톤을 낮출 뿐이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직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통해 혹은 함께 만난 한·미·중·일·러 정상들은 북핵 문제을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표출했다. 그만큼 간극이 컸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지도자들은 시간을 달리하며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으로서는 첩첩산중이었다.

우선 ‘한반도 위기’의 주연 국가인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경고와 유엔의 규탄 성명을 애써 무시하며 동북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집권한 뒤 갈수록 체제의 안정성을 더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북한의 상대편엔 미국이 있었다. 한반도 명운을 사실상 쥐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곧잘 ‘말폭탄’을 쏟아내며 전쟁위기설을 부채질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에 대한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자주 투하했다. 때로는 대화 여지를 남기며 예측불가성을 무기로 ‘교란술’을 펼치기도 했다. 자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에 미국의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대책책없는 트럼프 정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어느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 분석에 적극 나서야 했다.
‘부드러운 남자’ 문 대통령은 탄핵정국으로 뒤늦게 ‘스트롱맨 리그’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문재인정부 시절 최초의 한·미 정상이 열린 6월 말까지를 ‘잃어버린 한·미 관계 5개월’로 표현해도 될 정도였다. 북한 이상의 부담을 가져야 했다. 우리 정부는 이 공백을 메우기 시작했다. 정부 최고위 관계자들은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북·미 양국의 메신저를 자처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정보를 공유했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은 세밀하게 움직였다. CNN은 지난 25일 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정상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문 대통령이 한국 주도가 아닌 미국과 공조에 바탕을 둔 정상회담 준비로 미국의 신뢰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에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며 ‘스트롱맨’의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북한을 욕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곤 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어찌보면 ‘밉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뉴욕 ‘트럼프타워’로 날아가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관심을 독차지하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엔 곧장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날아가 ‘골프 우정’을 과시했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아베의 적극적인 행보와 비교하며, ‘코리아 패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일의 강경 기조에 중·러는 ‘말리는 시어머니’ 역할에 치중했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북한과 미국의 갈등에 훈수를 뒀지만, 게임의 툴을 바꾸지는 못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우리 정부에 ‘한반도 평화·안정의 유지,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지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예전같지 않았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존재감이 약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가급적 자제하며 향후 미·러 관계 재구축에 더 관심이 많았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두 북핵 위기 속에서 장기집권 체제를 완비하며 국내에서 발언권을 강화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주변국의 스트롱맨은 많았지만 평화체제 구축에 힘을 줄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어떤 측면에서는 스트롱맨 다수가 자국의 정치적 환경을 고려해 한반도 위기 상황을 적절히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 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우리의 노력 덕분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일본과 중국의 소외설이 회자됐다. 아예 ‘코리아 패싱’이라는 표현은 사라지고, 대신에 ‘재팬 패싱’이라는 조어가 등장할 정도였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인 28일 일본 정치권은 한반도 정국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던 아베 총리 비판에 열을 올렸다. 그들이 사용한 표현은 ‘이베 총리는 모기장 밖으로 쫓겨났다’는 것이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회담 주체로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를 언급했지만, 일본은 거론하지도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중국 일각에서 한반도 급변 과정에 ‘중국 소외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대화 국면에서 중국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주변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냈다. 북한에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며 ‘평화의 열차’에 탑승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공을 돌리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차례 특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를 평가한 것일까. WP는 28일엔 수십 년 동안의 철권통치자 시대를 경험한 한국이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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