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 노 위원 캠프 자원봉사자에 돈 전달했다 벌금형
경공모 동원, 정의당에도 댓글 보복 정황
’드루킹’ 김씨가 2016년 10월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나란히 앉아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에게 금품을 제공해 벌금형을 선고 받은 ‘드루킹’ 김모(49ㆍ구속기소)씨가 지난해 자신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동원해 정의당 기사에 악성 댓글 작업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드루킹이 온라인 정치세력을 동원해 정치권에 압력을 가함과 동시에 막후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해 5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가 민주노총을 움직여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라며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과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씨가 이 글을 올린 때는 경공모 금융∙신용정보 총괄책임자 ‘파로스’ 김모(49)씨와 함께 2016년 총선 당시 노 의원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장모씨에게 200만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1심에 이어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기 8일전이다. 노 의원 배우자의 운전기사로 일한 장씨 역시 김씨가 보낸 경공모 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노 의원은 금전거래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씨가 노 의원이나 정의당을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은 문 정부를 옹호하는 동시에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데 대한 정치적 앙갚음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드루킹 김씨가 "심상정, 김종대,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리겠다"며 올린 트위터. 드루킹 트위터 캡처
김씨가 트위터에 글을 쓴 시기 즈음해 경공모와 ‘경인선(經人先ㆍ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회원들은 댓글로 정의당을 공격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16일 전후로 올라온 정의당 기사들에 조직적으로 악플이 달린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milk***’나 ‘happ***’, ‘sung***’처럼 올해 2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사에 ‘김경수 오사카’ 관련 댓글을 달았던 아이디도 여럿 등장한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의당 논평 기사에 ‘정의당이 촛불민심 대변인 아니지 않는가. 이제 출범한 정부에 괜히 돌 던지지 마라’ ‘아니꼬우면 열심히 노력해서 의원수 늘려라’ 등의 댓글을 작성했다. 이밖에 김씨는 지난해 5월 24일 블로그에 ‘정의당은 돈 없는 새누리’라며 ‘청산되거나 소멸돼야 할 정당’이라는 비난성 글을 연달아 게재했다.
‘드루킹’ 김씨의 댓글 작업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대선 국면인 지난해 4월 블로그에 ‘안철수는 MB세력’이라며 ‘일주일간 네이버에서 (댓글 작업으로) 저들과 싸우자’는 글을 올리고 경공모는 대대적인 댓글 공세를 편 적이 있다. 이처럼 김씨 일당과 그 정치조직은 문재인 정부의 반대세력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댓글 공격을 하면서 정치권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