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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30, 2017

[단독] '권성동 선거법 무혐의' 도운 측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권, 총선 전 목사에 50만원 건넨 의혹
권 의원과 동창이자 선거 핵심 참모가
목사 진술번복서 선관위 제출 때 동행

강원도선관위, 2012년 검찰 수사의뢰 때
"강압으로 목사가 진술 바꾼 듯" 의견도
검, 권은 무혐의·보좌관만 불구속 기소
당시 강릉지청장은 장호중 검사장 '뒷말'
[한겨레]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12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준 이가 이후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발탁된 뒤 최근까지 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2008년 이후 유일한 강릉 출신 사외이사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권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사실상 ‘단정’하고, 핵심 증인이 진술을 번복하도록 권 의원 쪽이 강압했다는 의혹까지 검찰에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권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는데, 그해 강릉지청장은 ‘남재준과 7인회’ 가운데 한 명으로 ‘국정원 수사 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이었다.
강원도선관위는 19대 총선(2012년 4월11일)을 두 달 앞둔 2월 권 의원이 지역구인 강릉에 있는 ㅅ교회를 방문해 현금 50만원을 김아무개 목사에게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 의원 주장대로 “보좌관이 낸 헌금”으로 결론 내렸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 당시 선관위는 대단히 구체적이고 일관된 증언을 토대로 권 의원 쪽 주장을 하나씩 반박한 뒤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핵심 증인인 김 목사는 2012년 2월5일 교회 목사 사무실(목양실)에서 따로 만난 권 의원으로부터 50만원이 담긴 봉투를 받았다고 선관위 1·2차 조사에서 일관되게 진술했다. 교회 재정팀 신도 다수도 ‘국회의원 권성동’(한자 직인)이 새겨진 봉투에 5만원권 10장이 담겨 있었다고 말한다. 권 의원이 이 교회를 방문한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김 목사가 당시 강릉시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이후 회장)을 맡은 덕분이다.
반면 권 의원은 교회는 방문했지만 50만원은 “최아무개 보좌관이 헌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도 사건 6일 만에 말을 뒤집고 최 보좌관한테 돈 봉투를 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선관위에 제출한다.
선관위는 ‘김 목사의 진술 번복이 권 의원이나 보좌관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까지 적시해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보좌관은 다른 교회의 신도라 ㅅ교회에 헌금하거나, 하더라도 남의 명의일 이유가 없다는 게 선관위 판단이었다. 게다가 김 목사는 50만원이 든 봉투를 이틀 뒤 최 보좌관에게 돌려줬다. 정상적 헌금이라면 돌려줄 까닭도 없다.
이 과정에 의문의 인물이 한 명 등장한다. 권 의원에게 유리하도록 증언을 번복하는 진술서를 뒤늦게 제출하기 위해 김 목사와 강원도선관위까지 동행한 인물인데, 바로 김 목사의 사촌동생 김아무개(57)씨다. 김씨는 권 의원의 명륜고 동창으로 2009년 초선 당선 때 후보 홍보기획실장까지 맡았던 최측근 지역인사다.
김아무개 강원랜드 전 사외이사의 2012년 페이스북.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권성동 의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 의원의 교회 돈 봉투 지급 의혹(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이 제기된 다음달이다.
김씨는 2014년 3월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발탁되어 올해 3월까지 활동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강원랜드 1대 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이 추천한 인사로 파악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권 의원이 국회 산자위 위원, 2014년엔 법사위 여당 간사라 정부나 강원랜드에 미치는 힘이 셌다”고 말했다.
진술 번복에도 불구하고 강릉지청은 2012년 9월 “범행을 극구 부인한다”며 권 의원은 무혐의 처리하고, 최 보좌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90만원 벌금)했다. 이때 수사를 책임진 강릉지청장이 29일 ‘국정원 수사 방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은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이다. 장 전 지검장은 내사종결 두 달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옮겼고, 후임 지청장은 지난 정부 때의 유일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맡았다.
김 목사와 김 전 사외이사는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한겨레> 취재를 거부했다. 최 보좌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사건 관계자는 <한겨레>에 “김 목사가 진술을 바꾼 다음 몇달 동안 예배를 못했다. 장로가 대신 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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