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공외교 논란… "중국에 끌려가면 주권포기, 미국에 끌려가면 주권존중?"
- 한미 군사훈련 연기.. "北, 돈 쓰는 건 똑같아 흥미 없을 것"
- 중국, 러시아 경쟁국 지정한 '장사꾼' 트럼프 "북핵 해결 의지 없어"
- “트럼프 정부하에서 북핵 문제 진전 가능성 낮다”
- 누를수록 반발하는 북한 DNA, 김정은은 더 강하게 저항할 것
- 文의 방중, 비로소 자국 중심적 외교 시작할 수 있는 계기 돼
- 대통령이 당당한 외교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외교관 아니고 국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20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정관용>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평창올림픽 후반부와 겹치는 일정으로 예정됐던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도발을 하지 말 것.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그런 메시지인 셈인데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전기가 과연 될 수 있을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님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장관님 어서 오세요.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군사훈련 연기 카드. 유효할까요?
◆ 정세현> 계속한다는 것보다는 북한한테 좋은 메시지이기는 한데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군사훈련에서 북한이 반대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군사적으로 현실적인 위협이 됩니다. 그런데 그것 못지 않게 북한한테 군사훈련 기간 중에 북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 정관용> 전군 비상태세.
◆ 정세현> 그렇죠. 그리고 전군 비상이라는 게 눈만 부릅 뜨고 총, 칼만 바짝 죈다고 되는 게 아니라 탱크가 움직이고 비행기가 떠야 되고 배가 움직여야 된다는 말입니다.
◇ 정관용> 다 돈 들어가는 거죠.
◆ 정세현> 그거 다 기름 들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사들이는 기름의 100분의 1도 못 쓰는 작은 나라, 가난한 나라에서 미국 그야말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하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비하려면 경제 손실이 크기 때문에도 해마다 봄 되면 그 난리를 쳤던 거예요. 그러니까 연기를 하자는 얘기는 3, 4월 지나면 한다는 얘기잖아요.
◇ 정관용> 언젠가는 한다는 얘기죠.
◆ 정세현> 그러니까 5, 6월에 그러면 군사적 위협은 다시 재발하고 경제적 손실, 손해는 다시 되풀이되는데 북한이 선뜻 응해 나올 가능성이 저는 좀 적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보다 전에 미국하고는 협의가 끝났겠죠? 그렇지 않고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 않은가요?
◆ 정세현>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봐서는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긍정적 신호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공개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만약 그것 없이 이런 얘기를 꺼냈는데 미국 측이 반발해서 훈련을 한다. 그러면 진짜 모양새가 이상해지는 거 아니에요.
◆ 정세현> 모양새가 이상해지죠. 그러니까 참모들이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겠어요?
◇ 정관용> 그거는 상당히 협의가 됐다고 일단 전제해 놓고 과연 북한이 응할 것이냐, 여기서 응한다는 것은 가장 적극적으로 응하는 건 평창올림픽에 오는 거잖아요.
◆ 정세현> 그러기 전에 미국에서 그동안에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하게 대화의 조건으로 앞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60일을 조용히 있으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최근에,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셉 윤이죠, 한국계.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은 10월 23일날도 60일 근신론을 얘기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재지정하면서 그러면서 ICBM 쏘아버리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중단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장한다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수도 있고 또는 한때 문정인 교수가 얘기했던 축소. 규모 축소만 돼도 저쪽에는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연기는 사실은 축소보다는 급이 낮은 거죠.
◇ 정관용> 어차피 기름도 써야 되니까.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축소에 대해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유예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쌍중단이 아니라 쌍유예 내지는 축소죠, 일종의. 그런 얘기도 있었는데 연기는 조금 북한한테는 그렇게 큰 매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언급하신 쌍중단이 중국이 계속 언급한 안입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하고 한미 간에는 훈련 중단하고 그게 이제 쌍중단이겠고. 그걸 조금 시간을 줄여보자라는 게 이제 축소 내지는 유예 그런 것이 되는데. 그동안 그래도 구상으로만 여기저기 제안되던 것이 구체적으로 조금이지만 연기라고 하는 훨씬 미약한 안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던져진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닌가요?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이게 시작일 수 있느냐 그게 궁금한 겁니다.
◆ 정세현> 그런 의미에서 없는 거보다는 나은데. 그런데 연기라는 거를 사실상 유예로 이제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해서 상반기 훈련은 사실 없는 걸로 비춰진다면 또 그런 메시지가 나간다면 그럼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죠. 김정은 위원장의 소위 결단. 갈 것이냐 말 것이냐 결단만 남은 것 같은데. 앞으로 연기론이 어디까지 진전이 되느냐, 사실상 내년 상반기는 그냥 지나가는 거냐라는데 초점을 맞춰서 주목을 할 겁니다. 2018년 상반기만 조용히 지나갈 수 있으면 북한으로서는 남는 장사예요.
◇ 정관용> 연기보다는 조금 강한 카드여야 북한이 움직일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연기를 그러니까 원래 3, 4월에 훈련을 하는데 그걸 연기해서 5, 6월에 재개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흥미없다 이렇게 되죠.
◇ 정관용> 그러면 과연 그게 정말 상반기 정도는 유예가 될 수 있는 정도로 갈 수 있는지는 미국의 결정권이 사실…
◆ 정세현> 그렇죠. 그거는 미국이 결정하는 겁니다.
◇ 정관용> 미국이 최근에 발표한 신안보전략을 보면 어떻게 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신안보전략의 큰 틀에서의 문제점은 중국과 러시아를 경쟁국으로 지정을 했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정세현>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우리한테 가장 절박한 문제인 북핵 문제를 미국이 해결해 줄려면,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중국, 러시아의 협조를 받아야만 됩니다. 어찌됐건 매번 송유 중지하라는 요구를 할 정도로 중요한 나라인데. 그걸 경쟁국으로 규정을 해 놓고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라는 얘기는 앞으로는 못하게 됐어요.
◇ 정관용> 중국, 러시아가 당장 세게 반발하고 있잖아요.
◆ 정세현> 더구나 그걸 경제 문제를 가지고 경쟁을 압박에 들어가겠다는 건데. 그러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역할을 해라. 러시아가 역할을 해라라는 얘기는 트럼프는 앞으로 못할 겁니다. 그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트럼프는 이번에 신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된 속셈을 드러냈다고 봐요.
◇ 정관용> 속셈이 뭡니까?
◆ 정세현> 계속 이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 동북아에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그렇게 해서 무기시장도 관리를 하고 그리고 그 핑계를 대고 중국을 또 압박하고 또 러시아를 압박해서 경제 문제에서 중국, 러시아가 특히 중국이 미국한테 어느 정도 굽히고 온다라든가 무역 역조 같은 거 말이죠. 이런 카드로 쓰이는 걸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북핵 외교가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한반도 긴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노린다, 이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신안보전략은 언론에서도 냉전시대 국제질서를 재현하려고 한다는 그런 얘기도 있고 그런데 물론 조금 거칠어요. 거칠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듬어질 필요는 있다고 보지만 그러나 거칠지만 큰 틀은 나왔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나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북핵 문제 진전 가능성은 별로 없다.
◇ 정관용> 미국이 그렇게 나오는 거를 중국과 러시아도 금방 읽을 거 아닙니까?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서 더 강하게 압박을 해서 굴복시킨다든지 뭐한다든지 일부러 그렇게 안 한다는 거잖아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럴 필요가 없죠. 그러니까 바로 그 북핵 문제라는 걸 카드로 삼아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려고 한다는 것을 읽었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는 것이 바로 트럼프의 그런 소위 저의라고 그럴까.. 그러니까 참 어려운 지경으로 자꾸 끌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정세현 전 장관(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북한은 또 계속 도발할까요?
◆ 정세현> 북한은 계속하죠. 그런 제재와 압박이 들어오면 그걸 돌파하기 위해서 북한 특유의 DNA. 그 사람들은 누르면 누르는 대로 더 세게 펴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피 속에도 그런 성향이 좀 있다고 봐요. 저항성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 남북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은 그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에도 그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정부 하에서 지금 김정은이 특히 김일성이나 김정일보다 더 강하게 저항하는 그런 모양새를 통해서 나이 어리기 때문에 미덥지 않다고 하는 주민들의 어떤 그 불안감이랄까, 일종의 체재 불안 요인 이것을 최소화하려는 게 더 크다고 봅니다.
◇ 정관용> 자기 전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더 강하게 도발하는 거죠.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이렇게 미국도 강하게 북한도 강하게 중국, 러시아도 역시 강하게 이렇게 나가고 있는 형국인데. 한때나마 미국에서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는 대화라는 언급도 살짝 나오기는 했었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이 큰 전략축에 어떤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은 없습니까?
◆ 정세현> 결정권은 트럼프가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입니다, 의원내각제가 아니라.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안보보좌관, 이런 사람들의 말이 바로 정책으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런 점에서
◇ 정관용> 현재로서는 기대 난망이다.
◆ 정세현> 기대가 참… 좋은 방향으로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거예요. 청취자 여러분께도 이런 얘기하는 게 저도 괴롭습니다만은.
◇ 정관용> 아니,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해야죠. 그런데 미국은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네 국익을 챙기지 않습니까?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무기 장사도 많이 하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우리 국내에서도 강경 보수 진영에서는 대화 얘기 꺼내는 것도 싫어하고 그리고 방중 외교를 전부 굴욕 외교다 그렇게 하고. 미국, 일본의 MD 체제 한미일 삼각동맹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그래서 결국 뭘 얻자는 거죠?
◆ 정세현> 분단과 남북 적대 상황이 계속되면서 생긴 구축된 기득권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기중개상. 또 반공을 전제로 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프로그램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기의 기득권 또 자리. 이런 것들이 무너지고 훼손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계속 동맹지상주의로 가면서 북한 때리기를 계속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한중 정상회담. 몇 가지 의전상으로 조금 기분 나쁜 점은 있었어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는 장사를 하고 왔어요. 사드 문제와 관련되어서 리커창 총리가 자진해서 앞으로도 한중 관계를 다시 복원하자는 얘기를 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남는 장사를 했는데. 지금 말단적인 문제를 가지고 무슨 혼자 밥을 먹었느니 그다음에 차관보밖에 안 나왔느니. 굴욕외교, 조공외교도 그런 조공외교가 어디 있느냐 식으로 비판을 하면서 정상회담 전체를 비판하는데.. 미국과 조금 거리를 두고 중국과도 가까워지면서 소위 자국 중심성이 있는 외교를 하려고 하니까 이렇게 저항이 나오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그러니까 나는 이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로소 후보 시절에 했던 입장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라든지 미국에 대해서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라는 얘기. 미국에 대해서 노라고 해야 돼요.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노라고 해야 됩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노라고 해야 돼요.
◇ 정관용> 당연하죠.
◆ 정세현> 그런데 미국에 대해서 지금 조금 거리를 두는 얘기를 했더니 중국에 끌려갔다? 그리고 중국에 끌려갔다는 얘기는 주권을 포기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미국에 끌려가는 건 주권 존중을 받는 겁니까? 이거는 동맹지상주의이자 내지는 한미의존 일변도 외교를 하는 것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지금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굉장히 폄훼를 하는데 나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비로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앞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스탠스를 잡았다고 봐요. 그리고 쌍중단 얘기도 이미 이해찬 총리가 한번 얘기를 했죠. 이미 교감이 되고 있다고 그래서 시진핑 주석하고도 비슷한 얘기를 했으리라고 봐요. 그렇게 해서 상황을 우리가 만들 테니까 평창올림픽에도 오고 시 주석이. 그래서 모양새를 만들어달라는 얘기를 나는 했으리라고 보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요청했다는 얘기를 기차 안에서 얘기를 했는데 비교적 중국 방문을 전후해서 그야말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 정관용> 맞습니다.
◆ 정세현> 중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는 그런 외교를 시작하려는 것 같아서.. 저는 큰 전망은 답답하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인 어떤 외교정책의 방향이 잘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이러다 보면 국제 정세라는 것은 정치만 동물이 아니라, 생물이 아니라 국제정치도 생물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어서 트럼프의 저런 좀 좋지 않은 쪽으로의 동아시아 전략이 차질이 빚어질지 몰라요. 그때는 우리가 치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 계속 이 스탠스를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미국으로부터 압박이 들어올 겁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정세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 정관용> 처음에 우리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카드. 이건 아직 북한이 호응하기는 미진하다, 이런 말씀으로 시작했는데 뒷부분의 정 장관님의 평가는 그래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잇따른 북한의 도발 때문에 후보 시절 내세웠던 어떤 외교전략 스탠스를 취할 여지도 못 가졌었는데 이제 중국 갔다 오면서 그나마 후보 시절 내세웠던 전략 기조에 부합하는 어떤 카드를 하나 던졌다?
◆ 정세현> 문제는 이거예요. 우리 외교가 지금 제대로 나가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말하자면 등거리외교를 해야 되는데 등거리를 해결 못하게 만든 것이 북핵 문제였어요. 미국 편에 완전히 의존하게 만드는 그런 국내 여론이 있었어요. 그다음에 또 미국의 압력도 있었고. 그러나 이번에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해서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됐다는 거, 그것이 반가운 일이고
어차피 북핵 문제는 지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트럼프의 신안보전략 쪽에서 보면 빨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시간을 굉장히 많이 끌리라고 봅니다. 그러면 그건 일종의 고질병처럼 그냥 안고 가면서 서서이 고치면서 다른 건강은 유지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크게 봐서 전망은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만 보면 우리가 굉장히 어려워질 텐데.
◇ 정관용> 암담한데. 틈새를 노려보자.
◆ 정세현> 틈새를 노릴 가능성이 있고 노리는 경우에 성과를 낼 수도 있고 그 시작이 지금 바로 첫 발을 뗐다, 중국과. 특히 공관장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용외교라는 단어도 썼는데.. 말하자면 의전상에 좀 기분 나쁜 일을 겪으면서도 실리는 챙기지 않았어요? 그다음에 균형외교라는 단어를 또 썼어요. 그게 그냥 멋있는 말이라서 쓰는 게 아닙니다. 그런 대통령의 말은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그 말이 가지고 있는 함의도 다 따져가지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실용외교, 균형외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고 아, 우리 외교가 이제 제대로 가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 정관용> 국내외 첩첩산중 악조건에서 실용외교, 균형외교라는 스탠스를 그나마 잡아가는 첫 신호는 봤다?
◆ 정세현> 첩첩산중에서도 나침반만 잘 들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근데 아직은 약하다?
◆ 정세현> 아직은 좀 약한데. 계속 이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네 아까 장관님께서 스스로 청취자분들한테 이런 얘기하기 뭐한데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단단히 각오를 다질 때는 다져야 됩니다.
◆ 정세현> 그러니까 대통령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이후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은 외교관들이 아니에요. 국민들입니다. 국민들이 여론을 그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목소리를 내주면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해서도 노라고 말할 수 있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할 수 있고 중국을 상대로 해서도 떳떳하게 아니, 이건 중국 당신네 국가 이익만 챙기려고 하지 말고 우리 입장도 생각해서, 우리한테도 뭘 줘야 할 거 아니냐는 이야기로 볼 수 있죠.
◇ 정관용> 당장 좋은 성과 금방 나올 거라고 기대는 안 되더라도 이 기조로는 갑시다라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중국, 러시아 경쟁국 지정한 '장사꾼' 트럼프 "북핵 해결 의지 없어"
- “트럼프 정부하에서 북핵 문제 진전 가능성 낮다”
- 누를수록 반발하는 북한 DNA, 김정은은 더 강하게 저항할 것
- 文의 방중, 비로소 자국 중심적 외교 시작할 수 있는 계기 돼
- 대통령이 당당한 외교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외교관 아니고 국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20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정관용>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평창올림픽 후반부와 겹치는 일정으로 예정됐던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도발을 하지 말 것.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그런 메시지인 셈인데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전기가 과연 될 수 있을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님을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장관님 어서 오세요.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군사훈련 연기 카드. 유효할까요?
◆ 정세현> 계속한다는 것보다는 북한한테 좋은 메시지이기는 한데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군사훈련에서 북한이 반대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군사적으로 현실적인 위협이 됩니다. 그런데 그것 못지 않게 북한한테 군사훈련 기간 중에 북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 정관용> 전군 비상태세.
◆ 정세현> 그렇죠. 그리고 전군 비상이라는 게 눈만 부릅 뜨고 총, 칼만 바짝 죈다고 되는 게 아니라 탱크가 움직이고 비행기가 떠야 되고 배가 움직여야 된다는 말입니다.
◇ 정관용> 다 돈 들어가는 거죠.
◆ 정세현> 그거 다 기름 들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사들이는 기름의 100분의 1도 못 쓰는 작은 나라, 가난한 나라에서 미국 그야말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하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비하려면 경제 손실이 크기 때문에도 해마다 봄 되면 그 난리를 쳤던 거예요. 그러니까 연기를 하자는 얘기는 3, 4월 지나면 한다는 얘기잖아요.
◇ 정관용> 언젠가는 한다는 얘기죠.
◆ 정세현> 그러니까 5, 6월에 그러면 군사적 위협은 다시 재발하고 경제적 손실, 손해는 다시 되풀이되는데 북한이 선뜻 응해 나올 가능성이 저는 좀 적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보다 전에 미국하고는 협의가 끝났겠죠? 그렇지 않고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 않은가요?
◆ 정세현>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봐서는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긍정적 신호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공개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만약 그것 없이 이런 얘기를 꺼냈는데 미국 측이 반발해서 훈련을 한다. 그러면 진짜 모양새가 이상해지는 거 아니에요.
◆ 정세현> 모양새가 이상해지죠. 그러니까 참모들이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겠어요?
◇ 정관용> 그거는 상당히 협의가 됐다고 일단 전제해 놓고 과연 북한이 응할 것이냐, 여기서 응한다는 것은 가장 적극적으로 응하는 건 평창올림픽에 오는 거잖아요.
◆ 정세현> 그러기 전에 미국에서 그동안에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하게 대화의 조건으로 앞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60일을 조용히 있으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최근에,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셉 윤이죠, 한국계.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은 10월 23일날도 60일 근신론을 얘기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재지정하면서 그러면서 ICBM 쏘아버리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중단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장한다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수도 있고 또는 한때 문정인 교수가 얘기했던 축소. 규모 축소만 돼도 저쪽에는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연기는 사실은 축소보다는 급이 낮은 거죠.
◇ 정관용> 어차피 기름도 써야 되니까.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축소에 대해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유예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쌍중단이 아니라 쌍유예 내지는 축소죠, 일종의. 그런 얘기도 있었는데 연기는 조금 북한한테는 그렇게 큰 매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언급하신 쌍중단이 중국이 계속 언급한 안입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하고 한미 간에는 훈련 중단하고 그게 이제 쌍중단이겠고. 그걸 조금 시간을 줄여보자라는 게 이제 축소 내지는 유예 그런 것이 되는데. 그동안 그래도 구상으로만 여기저기 제안되던 것이 구체적으로 조금이지만 연기라고 하는 훨씬 미약한 안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던져진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닌가요?
◆ 정세현> 그렇죠.
◆ 정세현> 그런 의미에서 없는 거보다는 나은데. 그런데 연기라는 거를 사실상 유예로 이제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해서 상반기 훈련은 사실 없는 걸로 비춰진다면 또 그런 메시지가 나간다면 그럼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죠. 김정은 위원장의 소위 결단. 갈 것이냐 말 것이냐 결단만 남은 것 같은데. 앞으로 연기론이 어디까지 진전이 되느냐, 사실상 내년 상반기는 그냥 지나가는 거냐라는데 초점을 맞춰서 주목을 할 겁니다. 2018년 상반기만 조용히 지나갈 수 있으면 북한으로서는 남는 장사예요.
◇ 정관용> 연기보다는 조금 강한 카드여야 북한이 움직일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연기를 그러니까 원래 3, 4월에 훈련을 하는데 그걸 연기해서 5, 6월에 재개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흥미없다 이렇게 되죠.
◇ 정관용> 그러면 과연 그게 정말 상반기 정도는 유예가 될 수 있는 정도로 갈 수 있는지는 미국의 결정권이 사실…
◆ 정세현> 그렇죠. 그거는 미국이 결정하는 겁니다.
◆ 정세현> 신안보전략의 큰 틀에서의 문제점은 중국과 러시아를 경쟁국으로 지정을 했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정세현>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우리한테 가장 절박한 문제인 북핵 문제를 미국이 해결해 줄려면,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중국, 러시아의 협조를 받아야만 됩니다. 어찌됐건 매번 송유 중지하라는 요구를 할 정도로 중요한 나라인데. 그걸 경쟁국으로 규정을 해 놓고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라는 얘기는 앞으로는 못하게 됐어요.
◇ 정관용> 중국, 러시아가 당장 세게 반발하고 있잖아요.
◆ 정세현> 더구나 그걸 경제 문제를 가지고 경쟁을 압박에 들어가겠다는 건데. 그러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역할을 해라. 러시아가 역할을 해라라는 얘기는 트럼프는 앞으로 못할 겁니다. 그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트럼프는 이번에 신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된 속셈을 드러냈다고 봐요.
◇ 정관용> 속셈이 뭡니까?
◆ 정세현> 계속 이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 동북아에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그렇게 해서 무기시장도 관리를 하고 그리고 그 핑계를 대고 중국을 또 압박하고 또 러시아를 압박해서 경제 문제에서 중국, 러시아가 특히 중국이 미국한테 어느 정도 굽히고 온다라든가 무역 역조 같은 거 말이죠. 이런 카드로 쓰이는 걸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북핵 외교가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한반도 긴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노린다, 이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신안보전략은 언론에서도 냉전시대 국제질서를 재현하려고 한다는 그런 얘기도 있고 그런데 물론 조금 거칠어요. 거칠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듬어질 필요는 있다고 보지만 그러나 거칠지만 큰 틀은 나왔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나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북핵 문제 진전 가능성은 별로 없다.
◇ 정관용> 미국이 그렇게 나오는 거를 중국과 러시아도 금방 읽을 거 아닙니까?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서 더 강하게 압박을 해서 굴복시킨다든지 뭐한다든지 일부러 그렇게 안 한다는 거잖아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럴 필요가 없죠. 그러니까 바로 그 북핵 문제라는 걸 카드로 삼아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려고 한다는 것을 읽었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는 것이 바로 트럼프의 그런 소위 저의라고 그럴까.. 그러니까 참 어려운 지경으로 자꾸 끌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 정세현> 북한은 계속하죠. 그런 제재와 압박이 들어오면 그걸 돌파하기 위해서 북한 특유의 DNA. 그 사람들은 누르면 누르는 대로 더 세게 펴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피 속에도 그런 성향이 좀 있다고 봐요. 저항성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 남북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은 그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에도 그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정부 하에서 지금 김정은이 특히 김일성이나 김정일보다 더 강하게 저항하는 그런 모양새를 통해서 나이 어리기 때문에 미덥지 않다고 하는 주민들의 어떤 그 불안감이랄까, 일종의 체재 불안 요인 이것을 최소화하려는 게 더 크다고 봅니다.
◇ 정관용> 자기 전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더 강하게 도발하는 거죠.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이렇게 미국도 강하게 북한도 강하게 중국, 러시아도 역시 강하게 이렇게 나가고 있는 형국인데. 한때나마 미국에서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는 대화라는 언급도 살짝 나오기는 했었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이 큰 전략축에 어떤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은 없습니까?
◆ 정세현> 결정권은 트럼프가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입니다, 의원내각제가 아니라.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안보보좌관, 이런 사람들의 말이 바로 정책으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런 점에서
◇ 정관용> 현재로서는 기대 난망이다.
◆ 정세현> 기대가 참… 좋은 방향으로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거예요. 청취자 여러분께도 이런 얘기하는 게 저도 괴롭습니다만은.
◇ 정관용> 아니,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해야죠. 그런데 미국은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네 국익을 챙기지 않습니까?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무기 장사도 많이 하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우리 국내에서도 강경 보수 진영에서는 대화 얘기 꺼내는 것도 싫어하고 그리고 방중 외교를 전부 굴욕 외교다 그렇게 하고. 미국, 일본의 MD 체제 한미일 삼각동맹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그래서 결국 뭘 얻자는 거죠?
◆ 정세현> 분단과 남북 적대 상황이 계속되면서 생긴 구축된 기득권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기중개상. 또 반공을 전제로 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프로그램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기의 기득권 또 자리. 이런 것들이 무너지고 훼손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계속 동맹지상주의로 가면서 북한 때리기를 계속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한중 정상회담. 몇 가지 의전상으로 조금 기분 나쁜 점은 있었어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는 장사를 하고 왔어요. 사드 문제와 관련되어서 리커창 총리가 자진해서 앞으로도 한중 관계를 다시 복원하자는 얘기를 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남는 장사를 했는데. 지금 말단적인 문제를 가지고 무슨 혼자 밥을 먹었느니 그다음에 차관보밖에 안 나왔느니. 굴욕외교, 조공외교도 그런 조공외교가 어디 있느냐 식으로 비판을 하면서 정상회담 전체를 비판하는데.. 미국과 조금 거리를 두고 중국과도 가까워지면서 소위 자국 중심성이 있는 외교를 하려고 하니까 이렇게 저항이 나오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그러니까 나는 이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로소 후보 시절에 했던 입장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라든지 미국에 대해서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라는 얘기. 미국에 대해서 노라고 해야 돼요.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노라고 해야 됩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노라고 해야 돼요.
◇ 정관용> 당연하죠.
◆ 정세현> 그런데 미국에 대해서 지금 조금 거리를 두는 얘기를 했더니 중국에 끌려갔다? 그리고 중국에 끌려갔다는 얘기는 주권을 포기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미국에 끌려가는 건 주권 존중을 받는 겁니까? 이거는 동맹지상주의이자 내지는 한미의존 일변도 외교를 하는 것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지금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굉장히 폄훼를 하는데 나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비로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앞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스탠스를 잡았다고 봐요. 그리고 쌍중단 얘기도 이미 이해찬 총리가 한번 얘기를 했죠. 이미 교감이 되고 있다고 그래서 시진핑 주석하고도 비슷한 얘기를 했으리라고 봐요. 그렇게 해서 상황을 우리가 만들 테니까 평창올림픽에도 오고 시 주석이. 그래서 모양새를 만들어달라는 얘기를 나는 했으리라고 보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요청했다는 얘기를 기차 안에서 얘기를 했는데 비교적 중국 방문을 전후해서 그야말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 정관용> 맞습니다.
◆ 정세현> 중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는 그런 외교를 시작하려는 것 같아서.. 저는 큰 전망은 답답하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인 어떤 외교정책의 방향이 잘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이러다 보면 국제 정세라는 것은 정치만 동물이 아니라, 생물이 아니라 국제정치도 생물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어서 트럼프의 저런 좀 좋지 않은 쪽으로의 동아시아 전략이 차질이 빚어질지 몰라요. 그때는 우리가 치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 계속 이 스탠스를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미국으로부터 압박이 들어올 겁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정세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 정세현> 문제는 이거예요. 우리 외교가 지금 제대로 나가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말하자면 등거리외교를 해야 되는데 등거리를 해결 못하게 만든 것이 북핵 문제였어요. 미국 편에 완전히 의존하게 만드는 그런 국내 여론이 있었어요. 그다음에 또 미국의 압력도 있었고. 그러나 이번에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해서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됐다는 거, 그것이 반가운 일이고
어차피 북핵 문제는 지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트럼프의 신안보전략 쪽에서 보면 빨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시간을 굉장히 많이 끌리라고 봅니다. 그러면 그건 일종의 고질병처럼 그냥 안고 가면서 서서이 고치면서 다른 건강은 유지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크게 봐서 전망은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만 보면 우리가 굉장히 어려워질 텐데.
◇ 정관용> 암담한데. 틈새를 노려보자.
◆ 정세현> 틈새를 노릴 가능성이 있고 노리는 경우에 성과를 낼 수도 있고 그 시작이 지금 바로 첫 발을 뗐다, 중국과. 특히 공관장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용외교라는 단어도 썼는데.. 말하자면 의전상에 좀 기분 나쁜 일을 겪으면서도 실리는 챙기지 않았어요? 그다음에 균형외교라는 단어를 또 썼어요. 그게 그냥 멋있는 말이라서 쓰는 게 아닙니다. 그런 대통령의 말은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그 말이 가지고 있는 함의도 다 따져가지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실용외교, 균형외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고 아, 우리 외교가 이제 제대로 가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 정관용> 국내외 첩첩산중 악조건에서 실용외교, 균형외교라는 스탠스를 그나마 잡아가는 첫 신호는 봤다?
◆ 정세현> 첩첩산중에서도 나침반만 잘 들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근데 아직은 약하다?
◆ 정세현> 아직은 좀 약한데. 계속 이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네 아까 장관님께서 스스로 청취자분들한테 이런 얘기하기 뭐한데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단단히 각오를 다질 때는 다져야 됩니다.
◆ 정세현> 그러니까 대통령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이후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은 외교관들이 아니에요. 국민들입니다. 국민들이 여론을 그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목소리를 내주면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해서도 노라고 말할 수 있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할 수 있고 중국을 상대로 해서도 떳떳하게 아니, 이건 중국 당신네 국가 이익만 챙기려고 하지 말고 우리 입장도 생각해서, 우리한테도 뭘 줘야 할 거 아니냐는 이야기로 볼 수 있죠.
◇ 정관용> 당장 좋은 성과 금방 나올 거라고 기대는 안 되더라도 이 기조로는 갑시다라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895660#csidxb67f0a52c1ea1b08f80206a775e9b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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