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주미 대사관 소속 K 참사관에 대해 30일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권한이 없는 K참사관에게 통화 내용을 전달해준 다른 주미 대사관 직원은 3개월 감봉처분을 받았다.
외교부는 이날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K참사관을 포함한 2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징계위는 위원장인 조세영 1차관을 포함한 내부인사 3명에 외부인사 4명 등 총 7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4시간여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징계위에 회부된 2명과 K참사관의 변호인도 참석해 소명했다.
K참사관은 3급 기밀에 해당돼 자신은 열람권이 없었던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을 대사관 정무과 직원을 통해 확인해 고교선배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참사관은 강 의원에 정보를 유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강하게 부인하는 입장이다. K씨의 변호인 양홍석 변호사는 이날 "K참사관이 강효상 의원에게 정상통화내용 일부를 알려주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의도적이지 않았음을 소명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K참사관이 고의성은 부인하고 있음에도 최고 수위 징계가 내려진 배경과 관련 "공무원 징계 시행규칙에 따르면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을 때 파면 의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일반적으로 고의성 보다는 결과의 중대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K참사관은 이번 사안 외에 지난 3월 정의용 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의 만남 무산 경위, 4월 한미정상회담 실무협의 내용 등을 강 의원에 지속적으로 유출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다만 이날 징계위에는 이번 한미정상 통화 내용 유출 건만 적용됐다.
K참사관측 양홍석 변호사는 "외교부측에서 소위 '추가 2건'을 징계사유로 '즉석 추가'하려는 듯한 시도"가 있어 이의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징계의결요구서에 적시된 징계사유 1건에 대해서만 징계위를 진행하기로 해 추가 의견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자는 "징계사유에 1건만 명시됐다"고 확인하면서 변호인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K참사관에 내려진 파면은 최고 수위 징계로, 처분 시 공무원연금이 50% 감액되며 5년간 공무원 임용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강 의원에 통화 내용을 전달해준 다른 직원은 비밀 관리 의무 소홀 혐의가 적용돼 3개월 감봉이라는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외교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 앞서 27일 보안심사위원회에서는 K참사관을 포함해 주미 대사관 직원 총 3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국자는 K참사관 외 다른 직원에 대한 처분 수위가 낮아진 이유에 대해 "한 분(K참사관)은 비밀 엄수 의무 위반이고 다른 분은 비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라면서도 "보안심사위 권고 결과와 징계위 결과가 달라진 것이 흔하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징계 해당자가 향후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원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날 징계위에 회부된 2명외에 또다른 징계 대상 중 1명은 공사급 고위 외무공무원이어서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외교부는 이번주 안으로 인사혁신처에 이 고위공무원에 대한 중앙징계위 의결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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