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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30, 2016

기자의 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절규할 때 어디 있었나?

기자의 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절규할 때 어디 있었나?
새누리당이 29일 뒤늦게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 대책을 주문한 지 하루 만이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누리당의 태도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지난 3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반대한 당사자들이 바로 새누리당 의원들이기에 그렇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던 때는 보건복지부의 역학 조사가 이뤄진 2011년 이후다. 임신부와 영유아들이 죽어간 이유가 가습기 살균제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 처음 나왔을 때다. 야당 의원들은 2013년 환경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발의했고, 관련 법 4개는 새누리당 반대로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절규할 때 새누리당은 어디 있었나?

2013년 6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통과를 당부하고자 국회를 찾았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인 장동만 씨는 "딸을 떠나보내고 부인은 투병 중인데 이제 더는 한 달에 400만 원까지 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피해자 구제법에 반대하는 의원 앞에서 부인과 죽을 결심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무시했다. (☞관련 기사 :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만나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출범 직후부터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철저히 외면했다. 기획재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로 죽거나 다친 국민을 위해 세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다. 소비자와 가해 기업의 문제이지,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과연 정부는 책임이 없는가? 

정부가 화학 물질 관리만 제대로 했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대학병원 의사들이 2008년 '원인 미상 폐 질환과 가습기 살균제와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을 때, 질병관리본부가 즉각 조사했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2011년 피해자가 대거 나온 이후 무려 5년 동안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환경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공식 사망자만 146명인 참사로까지 커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2013년 야당이 요구하던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도 열리지 못했다. 당시 '친박근혜계 실세'라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수사해서 처벌할 사안이지 국회가 정치적으로 갑론을박할 사안인가"라고 선을 그었다. 

▲ 2013년 7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관련 법 공청회에 피해 어린이가 의료기를 부착한 채 참석했다. ⓒ연합뉴스

그런데도 반성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이 마치 지금 처음 발의된 법안인 것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많은 분이 피해를 당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남 얘기하듯이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7일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취지를 꼼꼼히 살펴봐야겠지만, 국민의 안전, 민생과 관련한 법안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며 마치 기존 관련 법의 존재를 몰랐다는 듯이 말했다. 

새누리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이 '민생 법안'이 아니어서 그동안 반대해왔다는 것인지 아무런 해명이 없다. 

뒤늦게 다시 추진되는 청문회에 대한 입장도 그렇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라면 찬성이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자는 주장을 야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해 버렸다.

그러더니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니, 일사불란하게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반대만 하는 야당'이라는 공세를 퍼붓던 새누리당은 정작 '민생 법안'에 그동안 왜 반대했었는지, 지난 3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문제와 관련해 왜 일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지 헷갈릴 정도다. 

법안 내용도 우려스럽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이 29일 밝힌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의 골자는 옥시 레킷벤키저 등 가해 기업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전제로 하는데, 이는 피해자 지원 대상을 축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 대통령 한마디에 새누리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 

안종주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백서> 전 편집위원장은 "구상권 청구를 전제로 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대로라면, (환경부가 분류한 피해 등급에서) 1, 2 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은 소송이나 정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3, 4 등급을 받은 사람은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원인 모를 폐질환 외에 호흡기 질환 등 다른 질환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까지 보상 대상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새누리당이 모두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을 만들자고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야당과 협조해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생'을 챙기는 정당이라면 피해자와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2006년 세 살 난 딸을 잃은 엄마 윤소라 씨가 지난 2013년 <프레시안>과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제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가 꼭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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