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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26, 2016

“TV조선, ‘靑, 어버이연합 지시설’ 왜곡 주장하려다 ‘인정’해버려” “민망한 단독보도…의미‧출처 모호한 녹취록으로 靑 감싸려다 되레 인정”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4/25)

TV조선 <단독/“청 지시설은 융통성 있게 만든 것”>(7번째, 정세영 기자,
http://me2.do/xKewmcvN)

  
▲ TV조선 <단독/“청 지시설은 융통성 있게 만든 것”>(4/25)
TV조선이 25일, 시사저널 기자와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녹취록을 단독 공개한다면서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대한 ‘청와대 지시설’이 “과장” “왜곡”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리포트는 대단히 미흡하다. 최희준 앵커는 자사의 단독 보도임에도 내용이 사뭇 민망했는지, 장황하고 두서없는 멘트로 보도를 시작했다. 최 앵커의 멘트는 다음과 같다.

“외부 자금 지원을 받아서 용역 시위를 했다는 어버이연합 파문의 핵심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느냐입니다. 그런데 TV조선 취재 결과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지시설을 처음 보도했던 한 언론사가 어버이연합 측에 자신들이 기사를 ‘유도리 있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왜곡 또는 조작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해명하는 녹취록을 TV조선이 입수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국장급 청와대 행정관이 어버이연합과 자주 연락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게 아닌 건 아닙니다. 따라서 행정관의 윗선은 이런 사실들을 몰랐는지 하는 더 큰 의혹이 남아있습니다.”
이어지는 리포트에서 정세영 기자는 “20일 한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라면서 ‘청와대 지시설’을 보도한 시사저널의 <단독/“청와대 행정관이 집회 열라고 문자 보냈다”>(4/22, http://me2.do/Gg6bwwS9)의 인터넷 기사화면을 보여줬다. 자신들이 보여주는 보도는 22일자인데 20일이라고 말하는 실수는 ‘부실 보도’ 퍼레이드의 시작일 뿐이다. 이어 기자는 단독으로 입수했다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시사저널 관계자와의 통화내용을 들려주었다. TV조선이 리포트에서 들려준 녹취의 내용은 이렇다.
시사저널 관계자 “총장님 그거를, 그 건을 좀 제가 사실 그 부분은 제가 조금 약간 유도리있게 만든 겁니다. 만든 거고”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내가 얘기했잖아 우린 지시받은 적이 없는데 자꾸 지시를 얘기해버리니까”
시사저널 관계자 “네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건 알고 있고 저희도 기사에 그렇게 썼잖아요. 이거 ‘우리(어버이연합)랑 안맞다 안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그래서 공격을 받고 있다”
먼저 ‘유도리 있게 만든 것’이라는 시사저널 관계자의 표현을 트집 잡고 있는 것부터가 문제다. 이 녹취를 근거로 최희준 앵커는 “왜곡 또는 조작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해명”한 것이라고 정의했고, 정세영 기자는 “‘청와대 지시’뿐만이 아니라, ‘지시를 따르지 않자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을 공격한다’는 내용도 과장됐음을 인정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녹취를 통해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추선희 사무총장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자꾸 지시받았다고 해서 몹시 억울해 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청와대가 추 총장에게 집회 개최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입증되지 않는다. 심지어 앵커마저도 “그러나 그렇다고 국장급 청와대 행정관이 어버이연합과 자주 연락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게 아닌 건 아닙니다”라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게다가 정세영 기자는 ‘청와대 지시설’이 과장된 이유를 부연설명 한답시고 “실제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허현준 행정관이 정대협 앞에서 해달라던 1월4일 집회엔 나가지 않았고, 충돌 우려가 있다며 청와대 행정관이 만류하던 일본 대사관 앞 시위에 이틀 뒤 나가 진보진영 측과 부딪히기도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지시설’이 과장됐다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청와대 허현준 행정관이 정대협 앞에서 해달라던 1월 4월 집회”라고 말하다니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다. TV조선은 청와대를 감싸려다가 오히려 청와대가 집회를 “해달라고” 했음을 분명하게 인정한 것이다. “해달라고 한건” 지시가 아니라는 식의 TV조선의 논리와 “해달라고 했지만” 자신은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에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추선희 사무총장의 ‘유치찬란’한 ‘우기기 방식’마저 유사하다.

TV조선은 지난 21일 <“진보도 동원한다” 주장>이란 보도에서는 시사저널에 항의 집회 중인 보수단체 인사의 발언만을 근거로 ‘진보 단체’도 돈을 받고 탈북자를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주제에 대해서 이처럼 부실한 근거로 사안을 ‘물타기’ 하려 애쓰는 TV조선의 행태는 민망한 수준이다. “유도리 있게 만든 것”이라는 시사저널 관계자의 발언이 과연 ‘과장’을 의미하는지, 그 진위 여부도 따져봐야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도 ‘청와대 지시설’의 정황은 날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22일 기자회견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은 “지시가 떨어지면 (단체들 사이에서) 경쟁이 붙는다. 서로 먼저 집회에 나가려고 한다” “청와대와 협의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청와대 행정관과 ‘집회 요청 관련 문자’를 주고받았음을 인정했다. 어버이연합이 청와대 요청에 따라 집회를 열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에 ‘집회 협조 요청’을 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추선희 사무총장은 행적을 감춘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미와 출처가 모호한 녹취록 하나로 ‘청와대 지시설’을 왜곡하는 TV조선의 태도는 청와대에 대한 파장만이라도 줄여보자는 애틋한 노력으로 보인다.

비교되는 JTBC ‘어버이연합 게이트’ 추가 보도,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들’

같은 날 JTBC는 <어버이연합 ‘친정부 집회’ ‘돈 들어온 날’ 전후로 열어>(최수연 기자,http://me2.do/GdEDF8sB)에서 “이번에도 전경련 돈만 입금되면 각종 집회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당수가 친정부 집회”라고 전했다. “2012년 2월21일, 전경련으로부터 1800만원이 입금” 뒤 곧바로 “어버이연합은 한미 FTA 적극 지지 집회를 이틀간” 열었고 “지방선거가 있던 2014년, 국정원 관련 이슈가 불거지자 국정원 옹호 집회에 집중” “그해 3월 27일에는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 자살기도를 한 국정원 과장의 쾌유를 비는 집회”를 열자 “다음날 전경련은 1500만원을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송금”했다는 것이다.

JTBC는 이외에도 전경련이 자금을 송금한 벧엘선교재단이 달력이 “2009년 6월에 멈춰” 있는 ‘폐허’임을 보여줬고 “돈은 전경련이 댔는데” 정작 집회는 “정치집회, 그것도 특히 노골적인 친정부 집회”이거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규탄 집회 같은 성격을 규정하기 애매한 집회” 등 “친청와대 집회”에 가까운 성격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4/25)

JTBC <‘부실경영’ 또 세금으로…>(2번째, 이새누리 기자, 
http://me2.do/54csSHxr), <‘대규모 실직’ 대책은?>(3번째, 손광균 기자, http://me2.do/FKFWl7Lh), <앵커브리핑/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이봐, 해봤어?'>(2부 1번째, 손석희 앵커, http://me2.do/xWcfLtF9)
  
▲ JTBC <앵커브리핑/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이봐, 해봤어?'>(4/25)

정부와 여야가 팔을 걷어붙이고 돌입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으로 가장 취약한 조선‧해운 업이 물망에 올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오전,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해당기업과 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트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고 해운과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자금 지원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불황과 심각한 부채 비율로 구조조정이 당연한 수순인 듯 논의되고 있지만 구조조정은 사실상 대규모 해고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적 자금의 투입도 금융권과 기업만 살릴 뿐 정작 사람을 살리지 못 한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렇게 노동자만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조정의 한계점에 대해 방송사들은 철저히 무관심하다. 오직 JTBC만이 꾸준히 구조조정의 한계를 지적하고 대규모 해고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25일, JTBC는 먼저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기업의 부실경영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꾼다는 비판”에 주목했고 그 다음 보도에서 “구조조정은 기업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 안에 몸담은 이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실직을 의미”한다고 일갈했다. 국민의 세금이을 기업을 살리는 데만 사용하고 노동자는 외면당하는 구조조정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이런 상황을 “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로 규정하면서 “1%를 위해 99%가 존재하고, 그 1%는 어떤 경우에든 손해 보지 않는다는 후진적 자본주의의 신화는 오늘 다시 실화가 되어갑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총선 이후 구조조정 관련 보도가 7개 방송사에서 날마다 이어지고 있지만 JTBC와 같은 비판은 찾을 수가 없다. 25일에도 구조조정에 투입되는 공적 자금이 세금이라는 비판, 구조조정이 기업만 살린다는 비판은 타사에 없었다. 다만 SBS와 채널A가 대규모 해고가 예상된다는 보도를 1건씩 했을 뿐이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MBC <조선‧해운 구조조정 금융권도 휘청>(4/25, 톱보도, 김경호 기자,
http://me2.do/Gg6bdo70)

앞서 ‘오늘의 좋은 방송보도’에서 살펴보았듯, JTBC는 현실화되는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노동자의 피해와 혈세 투입을 우려했다. 반면 MBC는 ‘금융권’의 부담을 걱정하면서 정반대의 관점을 드러냈다. “해운업과 조선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섰던 금융권의 불안감도 커지고”있고 “정부는 내일 구조조정 협의체를 열어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과 함께 재원 조달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물론 MBC도 “금융기관이 손실을 볼 경우, 국민의 세금이 날아가는 셈”이라며 국민의 세금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이는 조선업계에 돈을 빌려준 국책은행의 손실을 의미하는 것일 뿐, 구조조정을 통해 추가적으로 투입될 추가적인 공적 자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MBC는 조선‧해운업의 부실로 피해를 보게 될 은행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과 은행이 살아나는 현실을 ‘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JTBC와 대조적이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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