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조승래 의원, 청와대 문건 공개
ㆍ불교계·해외교포 상대 홍보 주문
ㆍ2015년 국감 때 “지침 없다” 위증
ㆍ불교계·해외교포 상대 홍보 주문
ㆍ2015년 국감 때 “지침 없다” 위증
박근혜 정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70)이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반대세력 무력화를 지시하고, 국정교과서에 비판적인 불교계 및 해외교포들에 대한 여론전을 주문한 사실이 13일 확인됐다. 이 실장은 2015~2016년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교과서 찬성 여론 확산을 위한 깨알 같은 지시들을 청와대 수석들에게 내렸다. 이 실장이 2015년 국정감사에서 “청와대는 지침을 내린 것이 없다”고 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 실장이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13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을 통해 확인한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에 따르면, 이 실장은 2016년 1월31일 회의에서 “2월 발간 예정인 EBS 수능 역사교재가 70% 수능과 연계된다는 점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잘 알려 소위 진보교육감들의 대안교재를 무력화시키는 한편…”이라고 지시했다.
이 실장은 그해 5월2일 회의에선 “보조교과서는 학습부담만 늘려 불필요하다는 사실이 학부모 등에게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수석들에게 지시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민감한 대입 문제와 국정교과서를 연관지어 ‘여론전’을 펼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 실장은 2015년 11월27일 회의에선 “여권·지자체장 등과 협조하여 대안교재 개발에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정교과서에 반발하는 시·도교육감들이 대안교과서 제작을 추진하자 방해공작을 지시한 것이다.
국정교과서 이름짓기와 홍보 방식 등 ‘깨알 지시’도 내렸다. 이 실장은 2015년 10월9일 회의에서 “ ‘국정화’라는 직접적 표현을 여기저기 반복해 쓰지 말고 ‘올바르고 균형 잡힌 교과서’로 취지가 강조되게 할 것”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역사교육 정상화’만은 꼭 해야 한다는 취지의 감성적 호소문구 포함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교육부는 그해 10월 행정자치부 정례반상회에 ‘올바른 역사교과서 이렇게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를 내려보냈다.
이 실장은 그해 11월14일 회의에선 민정수석과 교육문화수석 등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불교계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불교계에 국정화 찬성 여론 확산을 주문했다. 이 실장은 심지어 청와대 불자들 모임인 ‘청불회’ 회장에게도 같은 지시를 내렸다. 이 실장은 이틀 뒤인 16일 회의에선 해외 한인단체들의 국정화 비판을 언급하며 “현지 공관은 자제 당부 등 필요한 조치를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의 존재가 드러나자 “금일 일부 언론이 동 TF가 입주해 있었던 사무실 상황에 대해 보도했는데, 민감한 자료나 정보가 그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근무 자세와 기강을 다시 한번 세우도록 하고 향후 법령·수칙의 위법·위반사례 발생 시 인사조치를 포함, 엄정 대응토록 할 것”(2015·10·28)이라고 주문했다. 당시 교육부는 “교육부가 9월 말부터 TF를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준비해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짓 해명했다.
문건을 통해 드러난 이 실장의 이 같은 행태는 2015년 10월23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들과 배치된다. 이 실장은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이상일 의원이 “청와대 차원에서 지금까지 (국정교과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부와 협의를 했느냐”고 하자, “청와대가 직접 교육부에 어떤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통합교과서(국정교과서) 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청와대는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는 질의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교육부가 주체가 돼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서 자체적으로 최종 결론낸 것으로 저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승래 의원은 “국정교과서 관련 내용들이 청와대에 상시 보고됐고, 중요한 국정과제로 진행된 것이 확인됐다”며 “국감에서 청와대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은 위증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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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0140600035&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5#csidx98e9db9c01ba1ecada4bc1a1ac54b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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