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망 연결되면서 해킹 발생
- 해킹된 건 A4 1500만장 분량
- 유출 된 것 80% 내용도 몰라
- '참수작전' 문서 기밀 분류도 안돼
- 北은 아는데 국회 국민만 몰라
- 해킹된 건 A4 1500만장 분량
- 유출 된 것 80% 내용도 몰라
- '참수작전' 문서 기밀 분류도 안돼
- 北은 아는데 국회 국민만 몰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철희 (민주당 의원)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철희 (민주당 의원)
이번 사건은 들으면서도, 이게 정말 이럴 수가 있는 건가 싶을 정도의 내용입니다. 유사시에 북한의 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해서 군은 작전계획을 세워놓습니다. 이른바 '김정은 참수작전' 계획인데요. 이 중요한 비밀문서가 이미 지난해 9월에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사기밀들이 무더기로 북한 해커들한테 털렸다는 건데요. 이 같은 사실을 밝힌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철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김정은 참수계획이 김정은 손에 들어갔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네요?
◆ 이철희> 그렇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기밀자료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다가 어떻게 털린 거예요?
◆ 이철희> 우리 군에서 쓰는 통신망을 국방망이라고 그러고요. 그보다 더 비밀을 다루는 걸 전작망이라고 합니다. 두 개는 분리돼 있고요. 그냥 쓰는 건 인터넷망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국방망은 인터넷망이랑 연결을 안 시킵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해커들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연결이 안 되어 있는 게 맞는데 통합데이터센터에서 공사를 하면서 이걸 연결하는 잭이 있었던 거예요. 공사할 때는 사실 그런 게 필요하거든요. 그러면서 공사를 하고 나면 신속하게 제거를 했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 놔뒀다가 그 잭을 통해서 인터넷망을 통해 국방망으로 들어가서 자료들을 빼낸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 이철희>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거죠.
◇ 김현정> 우리 시중에서 쓰는 인터넷망하고는 당연히 분리가 되어 있어야 되죠. 이게 섞이면 큰일나는데 잭을 잘못 꽂아놨다가 잊어버린 거예요, 꽂은 사실을. 세상에. 그렇게 해서 해커들한테 털린 겁니까?
◆ 이철희> 그렇죠. 어이가 없죠.
◇ 김현정> 양적으로는 얼마나 유출이 됐다고 합니까?
◆ 이철희> 지금 전문가들이 이걸 조사했던 사람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니까 235기가바이트 정도가 나갔다.
◇ 김현정> 235기가바이트면 어느 정도예요, 그게?
◆ 이철희> 통상 우리가 A4용지로 많이 나누잖아요. 비교를 해 보는데 A4용지 1500만 장쯤 된다 그래요.
◇ 김현정> 1500장이 아니라 1500만 장이요?
◆ 이철희> 네. 양이 많죠?
◇ 김현정> 엄청나네요.
◆ 이철희> 그런데 제가 좀 답답하고 이게 해킹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답답한 건 235기가바이트나 나갔는데 그중에 어떤 문건이 나갔는지 확인된 건 53기가바이트밖에 안 되니까. 20% 조금 넘게만 확인이 되고 나머지 한 80% 좀 안 되게는 뭐가 나갔는지도 잘 모른다는 거죠.
◇ 김현정> 왜요, 왜 그렇습니까?
◆ 이철희> 이게 해킹의 특성상 그렇답니다. 나갈 때 들어와서 빼나가고 나면 오래된 건 다 지우고 나가기 때문에 정보흐름을 추적해 보면 얼마 정도 나갔다는 건 확인할 수 있는데 뭐가 나갔다는 건 모르는 거죠.
◇ 김현정> 워낙 방대한 자료니까. 그러니까 해커들이 자료 빼내가면서 원 서버에 있는 건 지우고 갔다는 얘기가 되는 거예요. 복사해 가는 게 아니라 지우고 가는?
◆ 이철희> 아니, 지우고 가는 건 아니고 빼나간 흔적을 없애는 거죠.
◇ 김현정> 흔적을? 아, 그러니까 자료는 남아 있는데 뭘 빼갔는지 말하자면 발자국을 다 지우고 갔다는 얘기가 되는 거군요.
◆ 이철희>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뭘 빼갔는지 모르는. 235기가바이트를 가져갔다는 걸 안 것도 다행이네요, 듣고 보니까.
◆ 이철희> 그렇죠. 이게 약간 좀 특성들이 있더라고요. 사이버전은 제가 꼭 이 말씀은 드리고 싶은데 우리나라와 북한 간에는 사이버전이 매일 매 시간 매 순간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만 당하고 있는 건 아니고요. 이번 밝힌 것처럼 어이없이 당한 경우도 있지만 매번 우리만 당하고 있는 건 아니란 걸 우리 국민들이 아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이번에 나간 것들이 상당히 양이 많기는 합니다만 그중에 작전계획이 나간 걸 많이 걱정들 하시고 저도 그게 제일 우려스럽습니다. 그런데 작전계획이 전체 통으로 다 나간 건 아니고요. 일부가 조각조각난 것들도 있기 때문에 그 자체도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워낙 많이들 불안해하니까 안심시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사실 어이없는 건 그래도 어이없어요.
◆ 이철희> 그럼요, 기가 막히죠.
◇ 김현정> 거기에 김정은 참수계획까지 들어 있다고 공개하셨는데 그러면 혹시 이것보다 더한 게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 이철희> 참수계획은 작년에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에 우리 군이 제시했던 개념이 흔히 우리 3축체계라고 많이 쓰잖아요. 그중의 하나가 KMPR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량보복하는 거죠. 북한이 만일 우리를 공격하면 대량으로 보복하겠다 이런 게 KMPR인데 그중에 하나가 참수계획이라는 걸로 들어가 있거든요. 이번에 나간 거는 그렇게 KMPR에 들어 있는 작전개념으로서의 참수작전이 아니고 그 이전에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나마 조금 다행스러운 거죠. 그러나 어쨌든 이 참수계획의 근본원리는 비슷할 거니까 추정컨데. 그게 나갔다는 거고요. 그게 비밀자료로도 분류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철희> 그냥 일반자료로 되어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아니, 지도부. 유사시에 지도부 제거계획이면 상당히 비밀스러운 문건일 것 같은데 왜 분류가 안 되어 있었죠?
◆ 이철희> 이게 나간 걸로 확인된 건 아주 세밀한 자료는 아니고요. 그러니까 표를 만들어놓은 겁니다. 그림으로 만들어가지고. 요도라고 그러잖아요, 우리 대개. 그래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거라 거기도 상당히 중요한 얘기들이 들어 있기는 합니다만 무슨 경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비밀 분류는 되어 있지 않았고요. 일반자료였습니다.
◇ 김현정>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류가 되어 있지 않더라. 이것 좀 물어보셨어요? 국방부한테 왜 그랬는지?
◆ 이철희> 물어보니까 그 대답을 하신 분은 '저 같으면 비밀 분류를 했을 겁니다'라고 이렇게 답을 하시는데 군에서 1급, 2급, 3급 이렇게 비밀로 정하고요. 그것보다 좀 낮은 건 대외비로 하거든요. 그러니까 1급, 2급, 3급 비밀, 대외비를 흔히 군사기밀이라고 얘기하는데 이게 좀 재미있는 거라고 해야 될까.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분류는 작성자가 결정합니다. 이게 2급이다, 3급이다.
◇ 김현정> 작성자가?
◆ 이철희> 그러니까 문서를 생산하는 사람이 기밀여부를 결정하고 몇 급인지도 알아서 결정하는 게 되어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 사람 마음이에요, 그냥?
◆ 이철희> 그렇죠. 그냥 우리 흔히 옛날 말로 엿장수 마음인 거죠.
◇ 김현정> 엿장수? 이렇게 허술하게 해도 되는 겁니까?
◆ 이철희> 저도 이걸 보완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필요 이상으로 기밀로 묶어서 이게 공개가 안 되게 하는 건 문제가 있고요. 국회가 뭔가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구해도 기밀이라고 하면서 안 주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이번 경우에도 제가 나간 것에 대해서 이게 상당히 중요한 문건 아니냐. 군사기밀 2급도 있고 3급도 있는데. 그랬더니 별거 아니라 그래요. 그런데 국회가 달라 그러면 기밀이라서 안 된다 그러고. 이중잣대인 거죠. 이걸 좀 정리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해킹당해서 기밀 유출이 된 것도 문제고 거기 안에 있던 자료들 들여다보니 제대로 분류가 안 됐던 것도 문제고. 한 번에 여러 가지 허술한 점이 드러난 셈인데요. 김정은 참수계획 외에도. 그러니까 물론 지금 한 20%밖에는 우리가 뭐가 유출됐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만 20% 안에 있는 것 중에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니까 5015 작계도 유출됐다고 하고 3100 작계도 유출됐다고 하고 어떤 내용들이에요, 이건?
◆ 이철희> 내용을 제가 밝힐 수는 없고요. 이거는 우리 군에 상당히 군사기밀로 취급하는 거라 내용을 밝힐 수는 없고요. 그 다음에 작계. 지금 말씀하신 작계도 통으로 다 나간 건 아닙니다. 그중의 일부, 극히 일부가 나간 거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다 밝히실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 나갔는지 대략 우리 청취자들이 상상할 수 있을 정도도 불가능할까요?
◆ 이철희> 작전계획이라는 건 상당히 중요한 문건이죠.
◇ 김현정> 김정은 참수계획은 5015에 들어 있었던 거고 그렇죠?
◆ 이철희> 그런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군의 입장인데. 그건 군의 특성상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 군도 다 그렇게 대답을 합니다. 우리가 뭘 틀렸는지를 얘기해 주는 것 자체가 보안사항이고 만약에 그걸 있는 대로 공개하면 북한이 만세 부를 거 아닙니까? 그런 건 서로 안 하는 게.
◇ 김현정>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지금 모르는데 북한은 안다는 거 아니에요. 이걸 털어갔기 때문에. 참 아이러니네요.
◆ 이철희> 이게 뚫린 건 문제가 많기는 합니다만 완전히 통으로 다 나갔고 우리 군이 완전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느냐? 그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건 좀 안심하시라 이 말씀이시고. 그런데 이런 해킹을 당한 게 작년 9월 아닙니까? 그때 해킹이 있었다는 것까지는 우리가 알았습니다. 보도도 나왔고요.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게 털렸다는 건 왜 1년 동안 아무도 몰랐던 건지. 왜 그렇습니까?
◆ 이철희> 제가 말씀드렸듯이 뭐가 털렸는지, 유출된 문건이 뭔지조차도 군에서는 기밀사항이고 그건 우리 군만 그런 게 아니고 미군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그냥 그때 기밀사항이어서 말 안 합니다 정도가 아니고 보도가 들어가고 이러니까 그것 별거 아니다라고 좀 왜곡까지 했던 것 같아요, 이제 보면.
◆ 이철희> 우리가 듣기에는 일반 국민이나 저 같은 사람들이 듣기에는 왜곡인데 별거 아닌 거를 북한 네가 가져간 거다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 거라고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고요.
◇ 김현정> 북한한테 별거 아닌 거라고 얘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 이철희> 너네가 가져간 거 별거 아니야, 이렇게 대답을 해 주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사실은 좀 심각해서 저는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이게 아주 민감하게 신속하게 치밀하게 대응을 해서 후속조치를 했어야 되는데 그게 좀 미진했다는 게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정말 좋게 봐주자면 북한한테 이게 별거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국민들한테 별거 아니라고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국민들이 볼 때는 아니, 이러한 문건들이 이렇게 대량으로 유출됐는데 이걸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했다는 건 마치 국민을 기만한 느낌도 들거든요.
◆ 이철희> 맞습니다. 우리 국민의 입장이나 저 같은 국회의원이나 행정부를 감시해야 되는 국회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데 그런 점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이철희 위원이 지금이라도 밝혀내서 다행인데요. 제일 우려되는 점 하나만 꼽아주신다면요?
◆ 이철희> 뭐가 나갔는지 모르겠다는 게 우선 제일 답답하고요. 제가 이걸 공개할지 말지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하자고 결심했던 이유는 우리 군을 망신주거나 안보불안을 조성할 생각은 전혀 없고요.
◇ 김현정> 물론이죠.
◆ 이철희> 다만 자극을 줘서 다시는 이런 게 재발되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후속대책을 잘 만들어야 되거든요. 빨리 작계를 수정을 하고 보안대책을 치밀하게 만들어야 되는데 그 부분이 사실은 대통령 탄핵되고 정권이 바뀌는 이런 와중에 조금 소홀히 됐어요.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라, 이 메시지를 제가 주고 싶어서 그런 결심을 했는데 군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저한테 여러 번 다짐을 해서 일단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정민호 님이 '이제 북한은 아는 비밀을 우리 국회하고 국민만 모르는 셈이 된 거네요'라면서.
◆ 이철희>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십니다.
◇ 김현정> 따끔한 지적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철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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