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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18, 2018

라스베이거스·그랜드캐니언..혈세로 관광지 누빈 지방의원들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한 대구 남구의회 의원들. [사진 대구 남구의회]

#. 대구 남구의회 서석만 의장을 비롯한 의원 5명과 공무원 1명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미국 서부지역으로 국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연수 보고서에서 '미국 서부지역의 지방자치·도시기반시설·교육지원 방안·관광자원 벤치마킹을 통해 의원의 안목과 소양을 높이려고 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방문한 지역 중 일부가 연수 목적과는 어긋나는 관광지로 이뤄져 있어 논란이 됐다. 대표적인 곳이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과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알려진 라스베이거스다.
익명을 요구한 남구청 한 공무원은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는 각각 앞산공룡공원, 앞산 케이블카와 연결지을 수 있지만 남구(17.4㎢)의 280배가 넘는 면적(4930㎢)인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무슨 벤치마킹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대구 달서구의회 김해철 의장과 박세철 의원은 지난해 12월 21~26일 일본 오사카(大阪)·고베(神戶)·교토(京都) 등을 방문했다. 일본의 지진 정책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1~2일차에 오사카부청 위기대책과, 오사카 쓰나미 해일 스테이션, 고베 지진 메모리얼 파크 등 지진 관련 기관을 견학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들이 일본 고베시청 도시계획총국을 방문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 달서구의회]

3~4일차엔 유명 사찰인 교토 긴카쿠지(金閣寺·금각사), 나라(奈良) 도다이지(東大寺·동대사)이나 오사카성(大阪城)을 방문했다. 이들 지역은 일본 관서지방의 대표적 관광 명소다. 연수 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들 관광지가 연수에 어떤 이유로 포함됐는지 설명한 내용은 없었다.
지난해 대구 8개 구·군 의회 의원들은 아시아·유럽·북미·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각국으로 국외연수를 떠났다. 연수 일정에는 대부분 해당 국가의 관광명소가 포함됐다.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이나 피사의 사탑, 러시아 크레믈린궁,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세금으로 외국 놀러 다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는 지방의원 1인당 연간 최대 250만원의 여비가 세금으로 지원됐다.
◇"외유성 연수 논란 반복돼도 그때뿐"
최근 금융감독원 역사상 최단 기간 사퇴로 일단락된 김기식 전 원장 사태로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이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선 국회의원들의 해외 출장과 관련해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서명인 2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국외 출장'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판단 발표 후 낙마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채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방의원들도 세금으로 매년 국외연수를 떠난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국외연수는 선진국의 지방자치·자치행정 현장을 견학해 안목을 넓히기 위한 제도다. 선진국의 정책이나 문화를 국내 상황에 맞게 접목시켜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일정을 들여다 보면 연수나 선진문물 견학은 생색내기일 뿐 관광이 주목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놓고 패키지 관광 일정을 짜기도 한다. 연수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온라인에서 발췌한 내용을 출처 표시 없이 사용하는 일이 잦다. 심지어 다른 의회 보고서를 표절해 보고서를 만들기도 한다.
한 지방신문 기자는 "의원들이 외유성 국외연수를 떠날 때마다 이를 지적하는 기사를 쓰는데 오히려 당사자들이 '매번 똑같은 기사를 왜 쓰냐고' 지적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며 "사실상 의원들은 '잠깐 나오는 비판만 참고 넘기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구 중구의회 의원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 중구의회]

전국 3692명(정수)의 지방의원 중 대부분이 1년에 한 번 이상 국외연수를 다녀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수십억의 혈세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3600여 지방의원 한 명당 250만원씩 지원
2015년 발간된 행정안전부 '지방의회백서'에 따르면 지난 민선 6기(2010년 7월~2014년 6월) 기간 2282차례의 국외연수가 이뤄졌다. 백서에 따르면 이 기간 '1만2727명이 3257개국'(중복 누적 계산)을 방문했다.
민선 6기 4년간 지방의원 국외연수에는 모두 279억5900여만원이 들어갔다. 민선 6기 기간 동안 의원 1인당 국외연수 여비 편성한도액은 180만~200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250만원까지 한도액이 오른 만큼 민선 7기(2014년 7월~2018년 6월) 지방의원 국외연수 비용은 이전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로 국외연수 심의위원회를 두거나 연수 후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들이 갖춰졌지만 실제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연수에 관광성 일정이 많은지 사전에 꼼꼼히 심의하고 연수에서 배운 것들을 의정에 잘 반영하는지도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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