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트위터가 '킹메이커'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겠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투표율과 세대투표가 판세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면 대답은 '가능하다'가 될 것 같다.
개인 블로그에 '트위터와 서울시장 재보선의 상관관계' 데이터를 올려 주목받았던 '유저스토리랩'의 김봉간 기획팀장은 28일 "트위터가 지지후보까지 바꾸지는 못해도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고 선거에 무관심했던 20대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11일부터 선거운동이 마무리됐던 25일가지 보름동안의 트위터 데이터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김 팀장이 블로그에 올린 데이터 분석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선거운동 기간 나경원 후보에 관한 트윗은 53만여 건, 박원순 후보에 관한 트윗은 45만여 건이 올라왔다. 실제 선거결과와는 반대로 나 후보를 언급한 트윗이 박 후보보다 8만여 건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선거결과는 반대로 나타난 것일까. 그 이유는 트윗의 내용에 있었다. 나 후보를 언급한 53만여 건의 트윗 대부분은 나 후보에게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반면 박 후보와 관련된 트윗 내용은 긍정적인 내용이 대다수였다.
나 후보와 박 후보와 관련된 트윗량을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10월19일~21일 사흘동안 나 후보 관련 트윗이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 기간은 나 후보의 '1억원 피부클리닉' 이슈가 터졌던 시기다. 또, 언론에서 나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따라잡았다거나 역전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던 시기와도 겹친다.
이런 흐름은 두 후보 캠프의 공식트위터 팔로어 숫자에서도 감지되는데, 박 후보의 캠프 팔로어 숫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빠르게 증가했지만 나 후보 트위터 팔로어 숫자는 커다란 변화가 없었다. 지난 8월 2배 차이였던 팔로어 숫자는 10월을 넘기면서 3배 이상 벌어졌다. 두 후보의 공식 트윗을 리트윗(RT·일종의 추천기능)한 경우도 나 후보 4915건, 박 후보 1만294건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에 대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여론이 실제 투표율에서도 그대로 반영돼 46.21%(나 후보) 대 53.40%(박 후보)로 나타난 셈이다.
김 팀장은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지난 4·27 재보궐 선거보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4·27 재보선의 주요 후보 트윗 횟수는 10만건 수준이었던 반면, 이번 10·26 선거에는 100만 건을 육박했다. 그만큼 유권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통계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김 팀장은 우선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 대 시민사회의 싸움이라는 양대 구도가 형성된 것이 선거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기간 동안 1억건, 선거당일에만 23만건 이상의 트윗이 노출됐다"면서 "이것이 무슨 말이냐면 트위터를 켜면 선거관련 트윗들이 보였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 대 야권·시민사회 후보통합' 구도가 형성된다면 이번 선거처럼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는 말이다.
김 팀장은 그러나 "트위터가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과 판단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 때문에 지지 후보나 정당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런 이유로 한나라당이 선거 패배 후 트위터에서 영향력 있는 명망가를 영입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아직 트위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팀장은 "트위터의 진정한 힘은 다른 데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관계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파급력을 가진 선거이슈를 선정하고, 올리고, 퍼나르는 행위가 이번 선거처럼 폭발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사람들의 기존 선택과 판단을 바꾸지는 못해도 선거에 무관심했거나 여러 이유로 투표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저조할수록 나 후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정치 혐오감을 주는 선거전략을 폈지만 트위터에서 폭발적인 투표 독려가 이뤄지면서 20~40대의 투표율이 급증해 패배를 안겼다.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지점이다.
김 팀장은 "트위터 사용자가 연령별로는 20~4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대체로 진보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를 대치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관계에 따른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는 트위터의 특성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트위터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도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겠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투표율과 세대투표가 판세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면 대답은 '가능하다'가 될 것 같다.
개인 블로그에 '트위터와 서울시장 재보선의 상관관계' 데이터를 올려 주목받았던 '유저스토리랩'의 김봉간 기획팀장은 28일 "트위터가 지지후보까지 바꾸지는 못해도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고 선거에 무관심했던 20대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11일부터 선거운동이 마무리됐던 25일가지 보름동안의 트위터 데이터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다.
김 팀장이 블로그에 올린 데이터 분석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선거운동 기간 나경원 후보에 관한 트윗은 53만여 건, 박원순 후보에 관한 트윗은 45만여 건이 올라왔다. 실제 선거결과와는 반대로 나 후보를 언급한 트윗이 박 후보보다 8만여 건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 유저스토리랩 제공, 트윗믹스 | ||
나 후보와 박 후보와 관련된 트윗량을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10월19일~21일 사흘동안 나 후보 관련 트윗이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 기간은 나 후보의 '1억원 피부클리닉' 이슈가 터졌던 시기다. 또, 언론에서 나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따라잡았다거나 역전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던 시기와도 겹친다.
▲ 선거기간 동안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를 언급한 트윗 횟수. 붉은 색이 박 후보, 파란색이 나 후보. 나 후보의 경우 19~21일을 기점으로 트윗이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1억원 피부클리닉' 이슈가 터졌다. 유저스토리랩 제공, 트윗믹스 | ||
이런 흐름은 두 후보 캠프의 공식트위터 팔로어 숫자에서도 감지되는데, 박 후보의 캠프 팔로어 숫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빠르게 증가했지만 나 후보 트위터 팔로어 숫자는 커다란 변화가 없었다. 지난 8월 2배 차이였던 팔로어 숫자는 10월을 넘기면서 3배 이상 벌어졌다. 두 후보의 공식 트윗을 리트윗(RT·일종의 추천기능)한 경우도 나 후보 4915건, 박 후보 1만294건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에 대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여론이 실제 투표율에서도 그대로 반영돼 46.21%(나 후보) 대 53.40%(박 후보)로 나타난 셈이다.
▲ 박원순, 나경원 캠프 팔로어 숫자 비교, 오렌지색이 박 후보, 하늘색이 나 후보. 박 후보 캠프 팔로어가 15만을 넘었지만 나 후보는 5만에 그쳤다. 유저스토리랩 제공, 트윗믹스 | ||
김 팀장은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지난 4·27 재보궐 선거보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4·27 재보선의 주요 후보 트윗 횟수는 10만건 수준이었던 반면, 이번 10·26 선거에는 100만 건을 육박했다. 그만큼 유권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통계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김 팀장은 우선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 대 시민사회의 싸움이라는 양대 구도가 형성된 것이 선거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기간 동안 1억건, 선거당일에만 23만건 이상의 트윗이 노출됐다"면서 "이것이 무슨 말이냐면 트위터를 켜면 선거관련 트윗들이 보였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 대 야권·시민사회 후보통합' 구도가 형성된다면 이번 선거처럼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는 말이다.
▲ 4.27 재보선 때에 10만 개에 불과했던 주요후보 트윗이 10.26 재보선 때에는 10배가 증가한 100만 개로 늘어났다. 유저스토리랩 제공, 트윗믹스 | ||
김 팀장은 그러나 "트위터가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과 판단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 때문에 지지 후보나 정당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런 이유로 한나라당이 선거 패배 후 트위터에서 영향력 있는 명망가를 영입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아직 트위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팀장은 "트위터의 진정한 힘은 다른 데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관계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파급력을 가진 선거이슈를 선정하고, 올리고, 퍼나르는 행위가 이번 선거처럼 폭발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사람들의 기존 선택과 판단을 바꾸지는 못해도 선거에 무관심했거나 여러 이유로 투표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저조할수록 나 후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정치 혐오감을 주는 선거전략을 폈지만 트위터에서 폭발적인 투표 독려가 이뤄지면서 20~40대의 투표율이 급증해 패배를 안겼다.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지점이다.
김 팀장은 "트위터 사용자가 연령별로는 20~4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대체로 진보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를 대치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관계에 따른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는 트위터의 특성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트위터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도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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