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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8, 2011

강용석, 이번엔 안철수 저격?…전국 학교 백신 조사

강용석, 이번엔 안철수 저격?…전국 학교 백신 조사
교과부에 5년간 구입 상세내역 요청…“목적성 없어”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0.28 22:13 | 최종 수정시간 11.10.28 22:30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 각급학교의 5년간 백신프로그램 구입 상세내역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한 자료확보 차원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뉴스페이스>가 28일 확보한 경상남도 교육청의 공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역교육청 및 직속기관과 소속기관, 각급학교를 대상으로 최근 5년간의 백신프로그램 구입 상세내역을 요청했다. 내역에는 기관별, 년도별, 종류별, 제품명, 구입금액, 계약방식 등이 포함돼 있다.

ⓒ 경상남도 교육청
경남교육청이 27일 각급기관으로 발송한 해당 공문의 제목은 ‘(긴급) 국회의원(강용석) 요구자료 제출 요청’. 이 공문은 26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보낸 공문(교육정보화과-7116)과 관련돼 있다고 명시돼있다.

다시말해, 강 의원 측이 교과부에 자료를 의뢰하고 교과부는 이를 각 지자체별 교육청에 하달했다는 이야기다. 교과부 측 관계자도 “강 의원 측에서 자료요청을 해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맞다”고 확인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강 의원 측의 자료요청을 각 교육청에 하달했느냐”고 묻자 이 역시 “맞다”고 답했다.

해당 공문에 별첨된 현황서식에는 종류(교육용, 기업용, 개인용)와 제품명(제조사), 계약방식(수의계약, 경쟁입찰), 구입금액에 대해 적도록 돼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제품명’과 ‘계약방식’이다. 특정 제품에 대한 계약방식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공문에는 각급학교(초, 중학교) 및 소속기관은 해당지역 교육청으로, 직속기관 및 각급학교(고교, 특수학교)는 도 교육청으로 28일까지 보내도록 제출시한도 명시돼 있다. 지역교육청의 경우 각급기관의 내역을 취합해 다음달 1일까지 도 교육청에 제출하도록 했다.

다만,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육청에서 백신의 라이센스를 일괄 구입해 각급 기관과 학교에 패치해 주기 때문에 각급 학교와 기관에 하달 공문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당 백신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V3’이라고 답했다.

‘FTA 회의’에서 뜬금없이 안철수 비판한 이유는?

‘V3’은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오늘날을 있게 한 국내의 대표적 PC 백신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지난 24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 의원은 느닷없이 지식경제부 관료들에게 “V3를 사용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고 마침 안 원장이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캠프를 지지방문한 날이기도 했다. 여권은 ‘안풍’이 몰고올 파장에 긴장하고 있었다.

이날 강 의원은 “‘V3’는 세계시장점유율이 50위권 안에도 못들어간다.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로 공기업, 정부기관, 금융기관, 대기업이 많이 사용해줘 애국심에 의존한 마케팅에 기반해 안철수 연구소가 커온 것으로 안다”며 “안철수 연구소는 매출의 내수비중이 95%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식 마케팅으로 성장해온 회사”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추이 그래프까지 꺼내들면서 7월까지 2만원대에 머물다 현재 9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주식의 흐름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또한, 강 의원은 안 원장이 안철수 연구소 직원들에게 발행주식의 1.5%를 나눠주면서 방송에 나와 생색을 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날 지경위는 한-미 FTA 대책을 논의하기위한 자리였다. 보다못한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안 원장에 대한 질문이 한미 FTA와 어떤 연관이 있느냐”며 강 의원에게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강용석 측 “통상적인 의정활동의 일부분일 뿐”

이같은 전례가 있는지라 강 의원 측이 교과부 측에 백신구입 상세자료를 요청한 것은 ‘안철수 저격수’로 나서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밖에 없었다.

강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선 과정에서도 박원순 후보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친정’인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지난해 ‘성희롱 파문’의 잔상을 지우기 위해 ‘저격수’ 역할을 자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강 의원은 지난 9월 의원직 상실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하지만 강 의원 측은 교과부에 대한 자료요청이 ‘안철수 때리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V3가 정부기관단체에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 비율을 보기위한 것”이라며 “V3말고 정부기관에 의무적으로 깔리도록 돼 있는 게 또 다른 것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이 서울시장 보선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지경위 회의를 통해 안철수 연구소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굳이 시점에 대해 궁금해하시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마침 그 부분(정부기관 소프트웨어)에 대해 물어보게 됐고 지경위가 소프트웨어도 담당하기 때문에 시기가 그렇게 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경위원임에도 굳이 교과부에 자료요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교과부에 안되는 부탁을 한 것인가? 국회의원은 상임위 말고라도 어떤 기관에도 (자료) 부탁을 할 수는 있다. 법적으로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기자가 “외부시선으로 볼때는 정황상 안 원장에 대한 저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그렇게 보시면 어쩔 수 없다. 그냥 통상적인 의정활동의 한 부분”이라며 “(특정한) 목적을 갖고 (교과부에) 자료를 부탁드린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어떤 목적성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교수 뿐만 아니라...”라며 “그런 일부분이라고 봐주시면 무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과연 전국 학교에 대한 백신프로그램 자료 조사에 나선 강 의원의 행동이 안 원장을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안 원장은 28일 차세대융합기술원 원장직에 대한 보직사임을 요청했으며 서울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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