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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5, 2011

조동문, 나경원 포기‧박근혜 엄호?…안철수 융단폭격

조동문, 나경원 포기‧박근혜 엄호?…안철수 융단폭격
‘안풍’ 죽이기 총집중…박원순 선거야, 안철수 선거야?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0.25 17:36 | 최종 수정시간 11.10.26 08:45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보수언론과 논객들이 ‘타겟’을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바꿨다. 안 원장이 전날 편지와 캠프 방문을 통해 박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자 이들은 안 원장에 대한 ‘융단폭격’에 나섰다.

이는 이번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는 ‘안풍’ 차단을 노림과 동시에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안 원장의 기를 미리 꺾어놓자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박원순 후보 선대위
함께 거리유세를 펼친 것도 아니고 단지 캠프 사무실에 방문해 20여분간 덕담을 주고받았을 뿐인데도 공세의 수위는 상당히 높아보인다. 현재 안 원장이 서울대 대학원장 신분임을 감안, “정치를 하려면 교수를 그만두라”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안 원장의 정치적 위상이 그만큼 격상됐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선> “박원순인지 안철수인지 헷갈려”…<동아>“서울대 교수들도 비판”

<조선일보>는 25일자 사설을 통해 박 후보와 안 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신문은 “박 후보는 5%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보다 처졌다가 안 원장의 지지표명을 업고 선두로 올라섰고 안 원장의 지지를 무기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범야권 대표 후보를 거머쥔 다음, 이제 서 번째로 안 원장이 던진 구원의 동아줄을 받아 쥔 셈”이라고 평했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자신의 상품을 팔 생각은 않고 끝까지 남의 상품만 협찬 받으려 한다’면서 ‘차라리 안 원장보고 선거에 나가라고 하지 왜 자신이 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느냐’고 공격하고 나섰다”며 “유권자 입장에서도 이번 선거가 박원순을 뽑는 선거인지, 안철수를 뽑는 선거인지 헷갈리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안 원장도 꿈이 정치라면 더 이상 국립대학을 후방기지 삼아 들락거릴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정치무대 위에 오르는 것이 옳다”고 충고했다.

<동아일보>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안 원장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안 원장이 다시 박 후보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이미지 협찬’을 통해 박 후보의 당선에 힘을 보태주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 원장은 현재 국립대 교수 신분이다. 공무원과 달리 대학교수의 선거 지원이 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 신분으로 정치의 영역과 상아탑을 오가는 것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현실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폴리페서’가 비판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안 원장은 서울대 교수의 지위를 누리면서 박 후보에 대한 이미지 협찬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박원순 카드’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안 원장의 지지 선언이 박 후보 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안 원장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대학원장의 정치겸업은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며 “안 원장은 박 후보에 관한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말했다. 정치 신인에 대한 검증이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공인의 책무를 이해하지 못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 “안철수, 정치인 허언 능가”…조갑제 “통가 가서 살아라”

<문화일보>의 사설은 이들 매체보다 더욱 직설적이고 날이 서 있었다.

이 신문은 “안 교수는 24일 박 후보 선거운동 캠프를 방문해 엉뚱하게도 여성운동가 로자 파크스를 뒤따라야 한다는 자필 편지까지 전달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웬만한 정치인을 뺨치는 쇼다. 안 교수는 자신이 학자인지, 아니면 정치인인지 그 정체성부터 분명히하고 거취를 결정하는 게 지금이라도 정직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출마 포기를 선언한 지난달 9일 박 후보 선거운동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본업으로 돌아가겠다. 나는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던 안 교수 아닌가”라며 “하지만 박 후보가 검증을 통해 심각한 흠결들이 드러나 자력으로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안 교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바꿨다. 정치인의 허언을 능가한다”고 비꼬았다.

이 신문은 “개인적 야욕에 빠진 정치지도자처럼 양다리 걸치기로 지성인에 부여된 사회적 도덕률을 파괴하는 건 지성인이 할 일은 아니다.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는 게 정도”라며 “버젓이 정치를 하면서도 교수 행세를 하는 게 자신과 학생들에게도 부끄러운 행동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일보>는 “안 교수에 대해 많은 국민은 지금 실망을 넘어 개탄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치판에 줄을 대 출세하려는 폴리페서들이 창궐하는 현상을 이젠 종결지어야 할 수준은 됐다”며 “수많은 폴리페서가 학문의 전당을 오염시키며 교육적·사회적·정치적 병폐를 키우고 있는 현실은 대한민국 지성계의 수치”라고 탄식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안철수 등장…보수표 자극’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보수층 결집의 가능성을 점쳤다.

이와 관련,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은 <조갑제닷컴>에 해당 기사를 소개하며 “투표일에 임박하여 터지는 사건을 흔히 '막판 변수'라고 한다. 불리한 쪽에서 터트려 역전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사례를 보면 역작용이 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을 전했다.

조 전 사장은 “변수를 만든 쪽에선 환호하지만, 상대 지지자들이 불안해져서 투표장에 더 많이 몰려가는 반작용을 부르기 때문이다. 안철수씨를 내세운 '깜짝 쇼'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안철수 씨가 박원순 후보를 찾아가 수필 한 장을 전해준 것을 크게 써주는 언론이 젊은층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 불러낼 것인가, 노장층을 더 많이 끌어낼 것인가. 감성적 판단인가, 이성적 분별력인가. 이게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조 전 사장의 ‘독설’은 안 원장에 대한 ‘색깔론’으로 이어졌다. 그는 “안철수 씨는 좌파-종북 세력을 업고 출마한 박 후보의 선전원 내지 바람잡이 역할을 충직하게 수행했으면서 입으론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운운하는데 이게 바로 전형적인 좌파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원순처럼, 대한민국의 문명건설사를 야만의 역사로 매도하고, 야만적인 김정일 정권의 나쁜 짓을 골라 가면서 비호하고, 북한동포들의 참상에 눈 감는 게 화합이고 진실이고, 미래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혹시 안철수 씨는 번지수를 잘못 찾아 엉뚱한 데 편지를 전달한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조 전 사장은 “안철수 씨는 천안함 폭침의 책임이 피해자인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고 주장한 박원순 씨를 공동체의 적이 아니라고 보는 모양”이라며 “이념을 따지지 말고 살려면, 대한민국을 탈퇴, 남태평양의 통가 같은 나라에 가서 사는 게 정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박 후보와 안 원장의 회동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교수가 박 후보를 응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번 선거는 나경원과 박원순 후보간의 선거”라며 “남자가 쩨쩨하게 그런 치졸한 선거 캠페인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 교수 몇 분이 사회운동도 아닌, 특정정파에 함몰되어 편향된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교수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시기 바란다”고 안 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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