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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8, 2011

일본 연예계, K팝 열풍에 노예로 전락” 보도에 日네티즌 분통


[쿠키 문화] 일본 음반사나 연예기획사 등 일본의 연예 업계가 K팝 열풍에 치여 K팝의 ‘노예’가 돼버렸다는 자조 섞인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그동안 일본 내 한류 열풍을 ‘날조’라며 애써 부정하던 인터넷 우익 네티즌들은 이 기사를 돌려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본 슈에이샤의 인기 주간지 플레이보이는 최신판 기사에서 “일본 내 K팝 열풍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본 음악 업계가 K팝의 노예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잡지는 K팝 열풍의 예로 소녀시대의 성공을 들었다. 지난 6월 일본에서 첫 번째 앨범을 낸 소녀시대는 지금까지 누적 집계 6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미국에도 진출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소녀시대 외에도 동방신기나 티아라, 카라 등의 한류 그룹들이 일본 내 음악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잡지는 그러나 K팝 붐이 이어지는데도 일본 음반사는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음반사들이 한국 가수들을 홍보하기 위해 지나치게 비용을 지출하면서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음반사 직원은 “K팝 가수들을 위해 파격적인 선전비를 내는데 싱글 발매시에 5000만엔(7억3000여만원), 악수회 같은 팬 이벤트에 1500만엔(2억2000여만원) 등의 돈을 지불한다”며 “이는 국내(일본) 가수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음반사 뿐만 아니다. 일본 내 연예 관련 잡지사들도 점차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K팝 열풍이 불면서 한꺼번에 많은 잡지가 생겨나고 한정된 독자층을 겨냥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지사들이 공멸한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지 편집자는 “지난해 여름에 잡지 ‘JJ’가 동방신기를 표지 모델로 내세운 이후 10개 이상의 전문지가 창간됐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지사들은 함께 망하는 상태다. 내 월급도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K팝이 열풍이니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은 이미 K팝의 노예”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또 K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 업계가 한국측의 요구에 제대로 의견을 내지 못하는 등 ‘예스맨’으로 전락했으며, 자칫 한국측에 다른 의견을 냈다가는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잡지는 끝으로 “K팝 가수들이 일본에서 공연을 하면서 ‘신라면’이 없다고 화를 낸 적도 있다”며 “K팝 붐의 그림자로 일본 업계는 생각하지 못했던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일본의 반한 성향 네티즌들은 커뮤니티 ‘2CH(2채널)’에서 기사를 돌려보며 “이러니 내가 K팝에 진절머리를 내는 것”이라거나 “엑스재팬은 한국 공연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한국에 아양을 떨고 있다는데 한국 가수들은 일본인들을 노예처럼 부리는구나, 열불이 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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