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명 모여 보신각 앞 집회
행진 후 서울교육청 항의 방문
“자사고 폐지 웬말이냐, 5년도 못가 발병난다. 교육감마다 방황하는 교육정책에 학생들만 불쌍하다. 자사고 폐지 당장 철회하라.”
행진 후 서울교육청 항의 방문
“자사고 폐지 웬말이냐, 5년도 못가 발병난다. 교육감마다 방황하는 교육정책에 학생들만 불쌍하다. 자사고 폐지 당장 철회하라.”
아침 일찍부터 내리던 장대비가 어느 정도 그친 26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는 서울시내 23개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자학연) 소속 학부모들을 비롯해 지방 자사고ㆍ외고 학부모 등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굳은 표정으로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의 자사고 폐지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모두 검은색 옷을 입었다. 송수민 자학연 회장은 “아침에 비가 많이와 참가가 저조할까 우려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며 “지방 자사고를 비롯해 외고 학부모님들까지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행사가 시작하자 자사고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내부적으로 자사고 폐지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송 회장은 “이미 8년간 안정되고 공인된 제도로서 자사고는 ‘백년대계’라는 대한민국 교육에 이바지해왔지만,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은 단 한 차례의 공청회나 학부모의 의견 수렴도 없이 자사고 폐지를 외치고 있다”며 “조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거듭해 요청하고 있는 대화까지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는 불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학연은 자사고 폐지 정책을 정치적 진영논리를 앞세워 아이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고도 요구했다. 송 회장은 “우리 아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진영논리에 힘없이 당하는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라며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 자사고라며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조 교육감은 당장 거짓된 논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사고 폐지가 강남8학군 부활과 하향평준화 문제, 강남ㆍ북 교육격차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고도 했다.
학부모들의 성명 발표 이외에도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는 학부모들의 공동행동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교육을 잘 시키려 아들딸을 자사고에 보낸 죄밖에 없는 학부모님들이 뜨거운 날씨에 거리에 나서게 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틈만 나면 지역 교육감들이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진정한 교육자치는 학교장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할 때 가능하다”며 “자율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인 세계 각국의 노력에 역행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 자사고 교장단이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학부모들은 보신각 앞에서 종로와 새문안로를 따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까지 약 1.6㎞ 구간을 행진하며 “사교육 온상 웬말이냐, 자사고의 노력 모욕마라”, “아이들을 정치싸움 볼모로 삼지마라”, “지역평등화 외치더니 강남8학군 부활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자사고 학부모들의 공동행동은 서울교육청이 4개 자사고ㆍ외고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발표하는 28일을 분수령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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