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지난 10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식당.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정병국·황영철·하태경·오신환 등)이 긴급 회동을 했다. 비박계 중진인 정 의원과 ‘혁신모임’ 인사들의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당을 친박계가 다시 장악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9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원내부대표단을 꾸리고, 비상대책위원회도 ‘혁신형’이 아닌 ‘관리형’으로 꾸리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친박계지만 우리와 쇄신의 뜻을 같이하는 인사, 원외 인사들도 모아 덩치(공부모임 형식)를 키워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날 모임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학재 의원과 원외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등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지금 비박계는 ‘너희들(친박계)이 어디까지 진상을 부리는지 두고 보자’는 기조”라며 “폭발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박계 인사들의 심상치 않은 비공개 회동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0일 조찬 회동 외에도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만찬(9일, 강남), 탈당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중진급 의원 오찬(12일, 여의도) 등이 잇따라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20대 국회가 시작되면 야당의 공세(세월호특별법 처리, ‘가습기 사태’ 국정조사 등)가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청와대 입장을 두둔하는 당 지도부와 비박계 인사들 간 틈이 더 벌어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비박계 한 의원은 “일각에선 정기국회를 전후해 박 대통령과 핵심 친박계 인사들만 남기고 탈당하는 등의 헤쳐 모여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박계의 불만을 감지한 당 지도부는 13일 오후 부랴부랴 “당 쇄신 활동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개정해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김명연 원내대변인)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립서비스(입에 발린 말)에 불과하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도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을 끝으로 당의 수명을 끝낼 거냐”며 “정말 영남당으로 전락할 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도로친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성북을에서 낙선한 김효재 후보는 “(총선 참패 후에도) 전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당을 보고 있으면 희망이 없어 맥이 빠지고 분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비박계 의원 20~30여 명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 비박계와 야당 중도보수 인사들이 연합하는 방안 등 여러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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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26일 창립하는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이 이 같은 움직임들을 묶어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 의장은 지난 1일 총선 당선자인 홍문표·정병국·주호영(무소속) 의원과 낙선자인 조해진·임태희·진수희 전 의원 등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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