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이 유에프오와 외계인 파일 공개 공약을 하게 된 단초라는 1995년 와이오밍 잭슨빌에서 로런스 록펠러와 만나는 보도 사진. 억만장자 자선가인 록펠러는 유에프오 관련 파일 공개를 주장해왔다. 클린턴은 이날 그의 자택을 방문해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탐구인 폴 데이비스의 저서 ‘우리는 홀로인가? : 외계 생명체 발견의 철학적 의미’라는 책을 옆에 끼고 심각한 표정으로 록펠러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정의길의 세계만사]
UFO·외계인 관련 미국 정부 비밀문서 공개 ‘공약’ 클린턴
‘선거전략’ 비판속 과거 그와 관련 외계인 보도도 수면위로
UFO·외계인 관련 미국 정부 비밀문서 공개 ‘공약’ 클린턴
‘선거전략’ 비판속 과거 그와 관련 외계인 보도도 수면위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확정적인 힐러리 클린턴은 외계인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나?
클린턴은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인에 관한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는 클린턴이 외계인에 대해 무엇인가를 보고받았기 때문이어서, 이 공약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히는 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해 12월30일 뉴햄프셔의 지역신문 <콘웨이 데일리 선>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기자로부터 “유에프오에 대해 공개하려는 단체들의 노력을 지지하냐?”는 질문을 받고는 이런 공약을 했다. 힐러리는 2007년에도 이 기자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고는 남편이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재직할 때 정보공개법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둔 주제가 바로 유에프오였다고 말한 바 있다. 클린턴은 이날 당시 같은 질문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며 “난 진상을 밝혀낼 작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보국(CIA)이 추락한 유에프오와 외계인을 숨겨 놓고 있다는 의혹의 대상인 네바다주의 비밀기지 ‘에어리어 51(Area 51)’을 언급하며 “나도 그곳에 무슨 비밀스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곳을 들여다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곳은 1947년 추락한 유에프오에서 발견된 외계인을 생체 조사하는 듯한 사진이 유표되면서, 이른바 ‘로스웰 사건’이라는 음모론의 근거지이다. 즉, 미국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이른 극비로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이런 발언은 그의 선대위원장 존 포데스타가 가세하면서 증폭됐다. 포데스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권인수위원장과 백악관 고문을 지낸 워싱턴의 신망받는 주류 인사이다. 특히 포데스타는 그동안 유에프오에 관한 정부 서류를 공개하라는 운동을 펼친 사람이다. 이때문에 그는 고위직 재직시 유에프오와 외계인에 관한 무언가를 감지한 인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포데스타는 지난 3월 유세차 라스베이거스에 갔을 때 지역언론 <케이엘에이에스-티브이>(KLAS-TV) 프로그램 ‘폴리틱스 나우’의 진행자 시벨리우스에게 “힐러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도 기밀로 분류된, 기밀 리스트에서 제외할 수 있는 서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 서류들을 보고 최대한 많이 기밀 리스트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힐러리를 설득시켰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정당한 의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서다. 공인들이나,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사람들 등이 설명되지 않은 공중 현상에 대해 조롱 받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관심과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데스타는 지난 2002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의 연설에서 “정부의 유에프오 수사에 대한 어둠 속에 남아 있던 질문들의 책을 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유에프오 신봉론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할 때다. 이것은 옳은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미국인들은 진실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 법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 외계인과 유에프오의 존재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한 여운을 남겼다.
포데스타의 보스이자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도 유에프오에 관해 발언해, 호사가들의 억측과 의혹을 더욱 부추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5년 홍콩에서 연설할 때 이 현상을 조사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과 좌절에 대해 말했다. 그는 외계인 존재와 관련한 최대 의혹인 로스웰 사건이 일어난 에어리어51에 대해 재임 시절에 사람을 보내서 실상이 뭔지를 파악하려고 했다며, “그건 사실 다른 사람이 알려고 하지않는 따분한 일을 하는 비밀 국방시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운을 남겼다.
“나는 비밀을 드러내 줄 비밀 정부 문서가 있는지 찾아내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정말로 있다면 내게도 비밀이었을 것이다. 부하들에게 거짓말을 듣거나, 평생 관료를 하는 사람들이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대통령이 내가 처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딘가 어두운 비밀을 선출된 대통령에게까지도 숨기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나를 속이는데 성공했고, 내가 알아내려 했다고 말하는 게 거의 부끄러울 정도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 말은 대통령인 자신도 유에프오의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했으나, 미국 정부 내의 어둡고 거대한 힘에 의해 좌절됐다는 어조로 들렸다. 그는 또 2015년 <에이비시>(abc) 방송의 ‘지미 키멜 라이브 쇼’에 출연해, “어느 날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다만 영화 ‘인디펜던스데이’ 같지만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이런 전력은 힐러리 클린턴의 유에프오와 외계인에 대한 정부 비밀문서 공개 약속의 파장을 증폭시켰다. 클린턴은 지난 3월24일 <에이비시>(abc) 방송의 ‘지미 키멜 라이브 쇼’에서 자신의 약속을 다시 구체화했다.
그는 ‘남편이 대통령 때 유에프오와 에이리어51의 진실이 뭔지를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무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며 “나는 다시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그걸 유에프오(미확인 비행물체)가 유에이피(UAP, 미확인항공현상)이라고 부른다”며 “어쨌든 나는 그 파일을 우리 모두가 볼 수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파일을 “공공자료로 만들 수도 있다”며 “만약 거기에 아무 것도 없다면, 사람들에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자”고 했다. 그는 “만약 거기에 뭔가가 있다면, 그게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만 않는다면 공공과 함께 나눠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힐러리 클린턴의 이런 입장이 유에프오 신봉론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으며, 그를 최초의 ‘외계인(ET) 후보’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클린턴이 유에프오라는 명칭 대신에 유에이피라고 부른 것은 하나의 전기라고 본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정부에게 외계인의 존재를 밝히라은 운동을 벌여온 스티븐 바세트는 “왜냐하면 그가 누군가로부터 브리핑받고는 확고한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세트가 이끄는 단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대통령 후보들에게 약 250만건의 트위터를 보내며,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촉구해왔다. 그는 클린턴의 대통령 당선이 외계 생명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공개할 기회로 보고 있다.
어린 시절 항공우주국의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클린턴은 영부인 시절에 외계인 문제와 관련해 타블로이트 황색언론으로부터 황당한 보도를 겪기도 했다. 1996년 <위클리 월드 뉴스>는 클린턴이 외계인 아기를 입양했다는 보도를 하며, 그가 외계인 아기를 안고 있는 합성사진까지 게재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게 된 한 배경은 그가 외계 생명체 신봉론자로 유명한 억만장자 자선가인 로런스 록펠러와 만난 것이다. 클린턴은 1995년 와이오밍 잭슨홀에 있는 그의 자택을 직접 방문했다. 당시 언론에는 그가 폴 데이비스의 <우리는 홀로인가? : 외계 생명체 발견의 철학적 의미>라는 책을 옆구리에 끼고 록펠러와 심각한 표정으로 산책하는 사진이 보도됐다.
이 회동에 앞서 백악관의 존 기번스 과학기술 국장은 록펠러와 만나면 그가 미국 정부에게 로스웰 사건의 자료를 공개하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만남은 외계인 존재에 대한 음모론자들을 열광케했다. 그의 유에프오 파일 공개 공약도 이 만남에서 기원한다고 유에프오 신봉론자들은 보고 있다.
클린턴은 정말로 유에프오와 외계인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가? 그래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 문제가 풀릴 것인가?
우선, 클린턴이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진실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선거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많다. 자신에게로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유에프오와 외계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수백만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클린턴이 계속 명확한 말을 회피하며 자락을 까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 공약이행이 허무하게 끝날 가능성도 크다. 클린턴이 문서 공개 뒤 “거기에 아무 것도 없다면, 사람들에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자”고 말한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최대 의혹인 로스웰 사건은 사실 미국 정부에 의해 해명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스웰 사건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의회의 회계감사원(GAO)은 공군성에게 내부 조사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1994년과 97년 두 차례나 보고서가 발간됐다. 결론은 당시 미 공군이 소련의 원폭 실험에서 나오는 음파를 먼 거리에서도 탐지하기 위한 ‘모굴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하다가 빚어진 것이다. 높은 고도에 풍선기구를 띄워서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원폭 실험 음파를 탐지하려다, 이 풍선 기구가 추락하면서 그 파편을 놓고 유에프오와 외계인 시신이라는 오해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또 그 풍선에 인형을 탑재했는데, 그 인형의 잔해가 오해되면서 외계인 시신으로 오해되어, 그동안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사 발표는 그동안 대중문화 속에서 부풀려진 유에프오와 외계인 존재에 대한 대중의 의혹을 거의 잠재우지 못했다.
어쨌든 클린턴이 관련 파일을 공개하겠다는 공약은 인간이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 생명체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인정하는 계기가 되며, 대통령 토론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다는 것은 큰 전기라는 평가도 있다. 국방부와 상원 군사위에서 정보 관리로 일한 크리스토퍼 멜론은 “우리는 물리와 우주에서 우리 자신의 이해의 한계를 인정하는데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외계인의 아기를 입양했다는 황당한 보도를 겪는 등 그동안 그의 남편과 함께 유에프오와 외계인에 관련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 1993년 6월 그가 외계인 아기를 입양했다는 보도를 한 ‘위클리 월드 뉴스’.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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