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오늘(5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 공동대표 안철수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퍼부었다. 발단은 8일 안철수가 자신의 페리스코프 계정을 통해 주장한 내용이었다. 먼저 생방송의 핵심적 내용부터 살펴보자. (<뉴시스> 9일자 기사에서 옮김)
“정치권에는 (내 말을)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진실을 왜곡시키고, 그 노력을 지속한다. 그러다 보니 제 입장에서 설명을 안 하면 오히려 왜곡된 진실이 통용되는 일이 많은 것이 정치권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저더러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그런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열악한 나라에서 벤처를 창업해서 나름 기반을 닦은 사람이 어떻게 세상 물정을 모르겠는가?”
“1000억원이 넘게 기부한 저더러 짠돌이라고 한다든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이야기를 하는데 ‘왜 현안 관련 얘기를 안 하느냐, 입 열어라’ 하는 등의 왜곡들이 있다.”
“저더러 ‘대통령 병에 걸려서 탈당한 것 아니냐’라고 말을 하는데, 대선 후보를 양보한 사람이 대통령 병에 걸렸겠는가?”
안철수의 이런 주장들에 대해 김홍걸이 페이스북에서 구체적 사례들을 들어 반박을 가한 글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
“역시 안철수 대표께서는 상황을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는 분이군요. ‘벤처기업 성공시켰으니 세상물정 모른다고 할 수 없다’라는 말씀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하나 스티브 잡스도 자기 분야에서는 뛰어났지만 세상 물정은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의 전기나 영화만 봐도 천재적인 재능이 없었다면 주변에서 따돌림 당할 괴짜였죠. 결국 작은 사업에서의 성공이 그 사람이 사회성이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는 거죠.
‘1000억원 기부한 사람한테 짠돌이라니’라고 하시는데 1000억 기부해서 재단을 만드셨을 때 민주화운동, 여성운동의 원로이셨던 박영숙 선생을 이사장으로 모셔갔습니다. 그분에게 월급과 판공비를 제대로 드렸는지 안철수 대표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제가 아는 바로는 그분이 80 노구를 이끌고 댁이 있는 일산에서 분당의 사무실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니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배려도 안 해드렸다는 얘기죠.
그리고 또 ‘대선 후보 양보한 사람이 대통령 병 걸렸겠나’라고 말씀하시는데 대선에서 중도포기가 선의의 양보가 아니었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단일화 협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그냥 다 내팽개쳐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도 막판에 마지못해 나왔고 선거 당일 결과도 보지 않고 외국으로 떠나버리는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난 관심 없다’ 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그 당시 안철수 대표의 행동을 양보나 '아름다운 단일화'로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래도 진실이 왜곡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안철수가 상임공동대표로서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38개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제3당이 되었다. 특히 호남에서 28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주간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안철수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재인(27.1%)에 이어 2위(17.2%)를 달리고 있다.
20대 총선 결과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민심의 통렬한 심판’이었다. 그 심판의 주체인 주권자들은 내년의 19대 대선에 야권에서 어떤 후보가 정권교체의 핵심으로 나설는지를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안철수는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안철수 스스로 ‘나는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명백히 밝히지 않는 한 그는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자격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검증 받아야 한다.
나는 그 첫 번째 자리가 김홍걸과의 ‘난상토론’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홍걸이 더민주 간부라서 꺼림칙하다면 정의당이나 시민사회의 중립적 인물을 참여시켜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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