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강간 모의’ 논란에 대해 21일 “세탁이 아니라 격리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자유한국당에서도 역대 보수 정당 후보 중에 최악의 후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경남도지사를 편법으로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를 막은 전력”이나 ‘성범죄 모의 사건’은 “법률적으로 시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건 아니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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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측도 논평을 내고 “성폭행 자백범, 강간미수 공동정범 홍준표는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경록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대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약물을 몰래 먹인 성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이상 대선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선거법 위반 전과자,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에 성폭력 자백범은 보수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당장 자유한국당 당원들, 특히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이 나서서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을 촉구한다”며 “홍 후보가 억지로 유지할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SNS에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게다가 죄의식도 없이 자서전에 자랑을 해놓았다”고 홍 후보의 ‘인권감수성’에 경악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성회 보좌관은 “2005년이면 천지가 개벽한 후, 그 글을 쓴 홍준표도, 그 책을 낸 편집자도, 그 사무실의 보좌관도 그 누구도 별 문제가 아니었다고 느낀 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보좌관은 “12년 전의 홍준표는 친구의 강간을 도왔던 것이 젊은 날의 치기 정도였던 걸까?”라며 “그래서 회상하고 빙긋이 미소 짓고 그걸 책에다 쓴 걸까?”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45년 전 강간을 당할 뻔했던 여성은 지금도 또렷하게 그 날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이제 알았겠지. 자기를 강간하려던 강간범이 누구를 통해서 약을 구해왔을지를”이라고 피해 여성의 고통을 짚었다.
김 보좌관은 “그런 상처는 지워지지가 않는다”며 “사과는 국민뿐만 아니라 강간 피해자에게도 하라. 그런 것도 다 가르쳐야 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국정을 맡기나”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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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나경원 공동중앙선대위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서울·강원 필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2005) 중 ‘돼지 흥분제 이야기’ 부분 전문
대학 1학년 때 고대 앞 하숙집에서의 일이다.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은 이 친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10월 유신이 나기 얼마 전 그 친구는 무슨 결심이 섰는지 우리에게 물어왔다.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고 비장한 심정으로 출정한 그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밤 12시가 되어서 돌아온 그는 오자마자 울고불고 난리였다. 얼굴은 할퀸 자욱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와이셔츠는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사연을 물어보니 그 흥분제가 엉터리라는 것이었다.
월미도 야유회가 끝나고 그 여학생을 생맥주 집에 데려가 그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데 성공하여 쓰러진 그 여학생을 여관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친구의 주장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럴 리가 없다. 그것은 시골에서 돼지 교배를 시킬 때 먹이는 흥분제인데 사람에게도 듣는다고 하더라. 돼지를 교배시킬 때 쓰긴 하지만 사람도 흥분한다고 들었는데 안 듣던가?
그런데 우리는 흥분제를 구해온 하숙집 동료로부터 그 흥분제는 돼지 수컷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암퇘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을 나중에 듣게 되었다. 장난삼아 듣지도 않는 흥분제를 구해준 것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을 흥분제 작용으로 쓰러진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그 친구는 그 후 그 여학생과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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