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최기철 기자]현직 여검사가 8년 전 법무부 간부에게 강제로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상 불이익까지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대검 감찰본부는 29일 "해당 검사의 게시글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며 현재 해당 검사의 진술을 청취하기 위해 연락 시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검은 "해당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무감사는 통상적인 정기 감사이며, 그 사무감사 지적사항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말 당사자의 인사불이익 주장에 따라 2015년 인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충분히 살펴봤으나, 아무런 문제점을 기록상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상자는 근속기간이 경과되지 않아 금번 상반기 평검사 인사 대상이 아니다. 성추행과 관련된 주장은 8년에 가까운 시일의 경과, 문제된 당사자들의 퇴직으로 인하여 경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성추행 피해자로,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린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이날 저녁 방송 뉴스에 출연해 피해 당시 상황을 소상히 밝혔기 때문이다. 대검 감찰본부가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도 석연치 않다.
서 검사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2010년쯤 서울북부지검 근무 당시 성추행을 당했고, 2015년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귀하면서 발령을 받아 현재 통영지청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글을 올릴 때까지 저 역시 (방송에 출연할) 생각하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얘기해야 진실성이 있다고 해서 나오게 됐다”고 출연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 하는 자책감에 괴로움이 컸다”며 그간의 심정을 털어놨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장례식장에 참석했는데 안 모 간부가 동석을 해 옆자리에 앉았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 힘들다. 옆 자리에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옆에 법무부 장관도 있었고 주위에 검사들이 많아서 손을 피하려 했을 뿐 대놓고 항의하지는 못했다. 당시 안 검찰 간부가 술에 상당히 취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서 안모 검찰간부는 안태근(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찰국장이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가 면직됐다. 사건 당시 그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다. 그가 장례식장에 수행해 온 장관은 이귀남 장관이었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B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또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고 인사상 불이익까지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 사진/JTBC 화면 캡처
김광연·최기철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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