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판사시절 내린 고문조작 판결과 관련한 발언이 방송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상규는 국민대표 자격이 없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지난 27일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고문조작 피해자들과 고문 기술자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980년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형사로 근무하던 석달윤씨가 당시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잔혹한 고문수사를 당하고 간첩으로 조작된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 따르면 석씨는 안기부에 의해 간첩으로 남파된 고종 10촌 형님인 박모씨에게 전남 진도 해안 경비상황을 보고했다며 자백을 강요당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석씨의 아들은 "(안기부가)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거나 양쪽 종아리 무릎 뒤에 각목을 끼워 매달아 놓는 고문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는 석씨 또한 "47일간 고문받고 (강요된 자백을 한 뒤) 18년 동안 형을 살았다"며 고문 받은 기억을 정확히 제작진에게 말했다.
당시 석씨의 1심을 맡은 판사는 현재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다. 여 의원은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석씨는 18년 동안 형을 살다 23년이 지난 2014년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여 의원은 "당시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느끼지 못하냐"고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 같은 여 의원의 발언과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석씨의 이야기가 방송되자 28일 SNS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각종 인터넷 포털이나 여 의원 SNS에는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악마를 보았다", "양심없는 사람" 등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여 의원을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문으로 간첩조작한 여상규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해당 청원에서 "무고한사람들 인생 망가뜨리고 죄값을 치르지 않은 사람들 죄값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여상규 특별법제정을 청원 합니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철저한 수사로 여 의원의 잘못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을 판사라는 인두겁을 쓰고 18년 동안 강제 옥살이시키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런 자가 국민대의기구인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는게 더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여 의원을 힐난했다.
단순히 여 의원의 처벌을 넘어 과거 인권탄압에 앞장선 이들을 조사해 형사적 처벌은 못하더라도 인명사전으로 제작해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이 지역구인 여상규 의원은 1978년 제 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0년 당시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근무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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