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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31, 2018

['검사 성추행' 파문]자정 기능 바닥 드러난 검찰 "공수처가 답이다" 여론 고조

[경향신문] ㆍ민주당 “성역 없는 수사를” 청와대엔 국민 청원 줄이어
ㆍ반대하던 한국당, 입지 곤란
문무일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성추행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가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지난 29일 성추행 피해 내부고발로, 자정기능을 상실한 검찰 권력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다. 검찰이 전방위 적폐청산의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잠시 가려졌던 ‘대수술’의 필요성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기관 개혁 1호 공약이기도 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 9명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성범죄를 해결해야 할 검찰 조직이, 의혹을 덮고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남용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성역 없이 수사하기 위해 공수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직 여검사의 용기 있는 ‘미투’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국회 사개특위 여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인물들 모두 검사(출신)들”이라며 “공수처가 답 아닐까요”라고 했다. 이 사안이 성추행 단일건에 대한 진상조사·처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 사건 덮어버리기, 표적 인사 불이익, 폐쇄적인 상명하복 조직문화 등 ‘곪아터진 검찰’로 지적되는 행태들이 집약돼 있다고 여권은 지적한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명분을 제공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 검사 성추행 피해 사건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50여건 올라왔다. 7000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 제출자는 “2010년 당시 성추행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와 사건을 알고도 덮어버린 최교일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수처 문제는 국회가 지난달부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및 산하 검찰개혁소위를 가동하면서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라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에 가까운 저항에 막혀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은 공수처를 ‘좌파 검찰청’ ‘정권의 맹견’으로 비유하며 논의조차 거부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서 검사 폭로로 한국당은 무턱대고 “공수처 결사 반대”만을 외치기에는 입장이 옹색해졌다. 자당 소속 최교일 의원이 당시 사건을 덮어버린 장본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사건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국당으로서는 ‘적폐 방탄정당’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공수처 논의에 발을 담글 수밖에 없는 형편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구나 2월 임시국회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어젠다 선점’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한국당도 어떤 식으로든 검찰개혁 방향을 내놔야 하는 입장이다.
<정환보·허남설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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