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중학생 아들 삼형제와 아빠가 지난 3월 일산화탄소에 질식해 한꺼번에 숨진 부산 아파트 화재참사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아이들 엄마가 “사고당일 친정에 가 있었다”고 한 말은 거짓말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 사건은 삼형제 아빠 A(46·대기업 간부)씨가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는 폴리에스테르 물질에 불을 붙여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A씨 남동생 C(41) 씨는 “사고 당일 행적을 형수 B씨에게 확인한 결과 ‘친구집과 계모임에 갔다가 친정에 가 있었다’고 말했으나 경찰 수사팀에 물어보니 친정에 가지 않은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세계일보에 밝혔다.
남동생은 이어 “최근 추가진술 때 경찰도 형수가 ‘계모임’에 갔다고 했는데 그곳에 누가 있었는지, 사고 당일 밤 형수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 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남동생은 특히 “형수는 사고당일 귀가하지도 않았고, 친정집에 가지 않았으면서도 왜 친정에 갔다고 거짓말을 했는 지, 그곳(계모임)에 왔던 사람들과의 금전적인 거래내역까지 다 조사해달라”고 강조했다. 남동생은 이 계모임을 형수의 초등학교 동창모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 엄마 B씨의 사건당일 행적을 밝히는 게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전망이다.
B씨의 거짓말은 이 뿐이 아니다. 사고 발생 이틀 전에도 숨진 남편 A씨와 대판 싸우는 등 시댁과 관계가 극도로 좋지 않았음에도 경찰, 장례식장에 찾아온 조문객들에게 “우리 가정은 화목했고, 회사가 스트레스를 줘 아이 아빠를 죽였다”고 둘러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주장이 포털사이트 댓글에 적시돼 주목받고 있다.
A씨 남동생은 문제의 계모임 회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댓글을 세계일보에 카톡으로 보내왔다.
지난달 19일 오후 11시 36분 59초 네이버 네티즌 아이디 **h*****는 댓글에서 “모르는 사람들은 망자를 욕하겠지. 이 여자 아주 나쁜 여자야. 순수한 계모임인 줄 알고 (아내를)그 장소까지 자주 데려다준 망자.. 결국 몇 년 동안 모임이라고 나가서 원나잇하며 논 걸 안 망자.. 그리고 죽음..모르는 사람들은 욕하지 마시길..”이라고 폭로했다.
경찰은 이 네티즌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삼형제 엄마 B씨의 이상한 행동은 또 있다. B씨는 아이들과 남편의 장례를 치른 지난 3월 31일 돌아오는 장의버스 안에서 시동생 C씨에게 다가와 “애들 앞으로 생명보험 들어놓은 것 그거 내가 탈 수 있어?”라고 물었다.
C씨는 “그 순간 (남편과 자식 3명을 보내는 장례식장에서도 오직 돈 밖에 생각안했구나 싶어)몸에서 치가 떨린다는 표현을 처음 느꼈다”며 “ ‘제가 어떻게 알아요? 나중에 보험사에 물어보세요. 지금 생각 안해도 됩니다’라고 하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유족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자료를 받은 결과 삼형제 앞으로 H생명과 외국계 생명보험사에 2건의 생명보험이 가입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숨진 A씨 앞으로도 몇 건의 생명보험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삼형제는 중학교 1학년 1명과 초등학생 2명이다. 이들 앞으로 상해보험도 아닌 생명보험이 2건 가입돼 있는데다 숨진 남편 앞으로 서너건의 생명보험을 들었다는 건 지나치게 많은 보험가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동래서 관계자는 “보험가입 건수와 계모임 등 사생활에 대해서는 얘기하기가 곤란하다”며 “배우자가 사고당일 계모임을 한 뒤 왜 귀가하지 않았는 지 하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검사 지휘받아서 알아서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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