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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19, 2011

"국정원은 인터넷 검색 수준 …사태 수습 후 책임 물어야"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희호 여사의 조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공개 요구가 나왔다. 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애도를 표한다"며 "남편이 서거했을 때 조문특사단을 서울에 보내주신 만큼 조문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긴급현안보고 자리에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이희호 여사의 개인적 조문은 허용하는 게 어떻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북한이 대규모 조문 사절을 보냈다. (이희호 여사 방문이) 인지상정이고, 허용하는 게 남북 관계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정몽준 의원도 "이희호 여사 본인이 조문 하러 가겠다면 정부가 허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류 장관은 "조문 문제(이희호 여사 조문 여부)를 포함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남북 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또 국민 정서 등을 참작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며 "(이 여사 방북을 포함해) 유관 부처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 의원이 거듭 이 여사 조문 허용을 요구하며 "잘 판단하라"고 말하자 류 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정부 여당 안에서는 이희호 여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부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북한으로부터 조문을 받은 민간인을 조문단으로 보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류우익 통일부 장관 ⓒ뉴시스

"국정원은 인터넷 검색 수준, MB는 후진타오와 20시간째 '불통'"

이날 긴급현안보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20시간 동안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통화를 못한 것과 관련한 대중 외교의 문제점, 김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정보 당국의 미숙함 등이 지적됐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우리 정보 능력의 미흡함을 지적한다"며 "당사자인 우리가 예민해야 하는데 정보 수준 이 정도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상찬 의원도 "정보 당국의 정보 수집력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런 (어수선한) 상황이 끝난 다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보 당국은 정말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인터넷 검색 수준이다. 삼성에서는 전날 알았다고 한다. 삼성의 정보력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보력보다 떨어지느냐"고 질타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우리 정보 당국의 수준을 보면,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숙박원 아니냐. 통일부가 아니라 숙박부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은 "우리 대통령이 중국 정상과 통화를 못했다. 우리가 시도는 했느냐"고 물었고, 구상찬 의원은 "20시간 동안 대통령이 (중국과) 상호 정상간 통화 시도를 했는데 불발됐다. 이런 외교 문제, 어떻게 보느냐"고 질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 전해진 후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2시 경에, 일본 노다 총리와 2시 50분 경에,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5시 경에 통화했지만,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이날 오전 11시 현재까지도 통화를 못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심지어 카운터파트인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김 장관은 "서로 체제가 달라서...중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잇고, 대사가 중국 외교부와 계속 (접촉)하고 있지만 (중국 측 관료들이) 해외 전화 통화는 익숙치 않아서 그 문제는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북한과 중국간 군사 동맹 때문이냐"고 질문하자 김 장관은 "중국에서 이유를 뚜렷하게 설명하는 게 아니어서..."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는데, 중국 국가 정상과 통화를 못하는 이유에 대한 파악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구상찬 의원은 "양국 정상간 대화도, 전화 통화도 안되고, 외무장관간 전화 통화도 안되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것"이라며 "김정일 사망이 (동북아 정세에) 얼마나 큰 변수인가. 그런데 제일 중요한 중국 정상과 통화가 안된다. 대중 외교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형오 "군사 자극 않겠다 선언하라" VS "MB정부, 설설 기지 말라"

한나라당 안에서는 향후 정부의 태도와 관련해 강온파가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급작스럽게 사망했는데, 남한에 대해 북한이 공격할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며 "북한을 불필요하게 군사적 심리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외교부 장관이 대외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몽준 의원은 "일부러 북한을 자극하는 것도 안 되지만 너무 북한을 의식해 스스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라며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은 예전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북한을 자극하기 위해 점등 안한다? 세상에 이렇게 설설 기는 이명박 정부, 처음 봤다. 그러니 제2의, 제3의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군 당국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경기도 김포 애기봉 등 총 3곳의 성탄 트리 등탑 점등을 하지 않기로 하고 종교단체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은 북한이 "도발 행위"로 규정한 상태다.

이에 류우익 장관은 "점등 안한다는 게 아니라 아직 결정이 안 됐다. 허가를 하려고 했는데 북한이 장례중이고, 장례중인 상황을 고려해 민간 단체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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