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된 후에도 박근혜는 변함없이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칙을 버리고 신뢰를 저버린 적이 많았던지, 언제부터인가 그의 입에서 ‘신뢰,’ ‘원칙’ 등의 용어가 나오는 것은 보기 어렵다. 신뢰와 원칙 등의 단어가 사라진 자리에 ‘배신’과 ‘혼’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그가 ‘혼’이 ‘비정상’이라고 표현했을 때의 혼은 아마도 정신(spirit)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국어사전에 적힌 혼(魂)의 뜻은 ‘정신’과 다르다. 혼(魂)은 “사람의 몸 안에서 몸과 정신을 다스린다는 비물질적인 것”으로 적혀있다. 옛날에는 나무나 돌 등에도 혼이 (들어)있다고 믿었고,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혼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모레(5일)는 47년 전인 1968년 박근혜 아버지 독재자 박정희가 일본(제국주의)의 교육칙어(敎育勅語)를 본 떠 만들었다는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한 날이다. 당시 초등학교를 다녔던, 지금의 50대 후반의 사람들은 교실에서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해 집에 갈 수도 없던 상황이 뇌리에 박혀 있다.

국민교육헌장은 독재자 박정희가, 일제(日帝)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들의 ‘혼’을 바꾸려한 사례로 볼 만하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는 이제 국민들의 정신(세계)을 뛰어넘어 ‘혼’마저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독일의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 칼 융(Carl G. Jung)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비교분석하면서 ‘영혼’을 “‘나’의 통제를 받기보다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닌 독립적인 인격체와 같은 것”으로 풀이했다.    

항간에 박근혜의 ‘심리상태’에 관해 걱정스런 표정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다. 물론, 그의 관점에서다. 박근혜는 자신이 그토록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는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해 복면을 쓴 시위대를 IS테러분자로 규정했고,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이번 주말의 평화적인 집회조차 불법으로 규정하고 원천봉쇄할 태세다. 아버지가 그랬다.

명백히 밝혀두건대, 박근혜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아니다! 아버지 독재자의 길을 일관되게 그리고 충실히 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