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 조선일보가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보도는 단 한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집회 참가자를 비판하는 보도는 73%에 달했다.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로 사경을 헤매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불법시위 딱지를 붙이며 집회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보수언론이 권력 비판‧감시 역할을 방기한 채 불법‧폭력 프레임을 펌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11월 18일~30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등 5개 매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14집회 총보도량은 조선일보가 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가 27건으로 가장 적었다.
1면 배치 횟수 역시 조선일보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겨레(5건), 경향(3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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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언론시민연합 |
또 204건의 ‘민중총궐기’ 기사 제목을 분석한 결과 정부·여당·경찰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제목은 26%(52건)였다. 반면 집회 참가자나 옹호한 야당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제목은 34%(70건)로 8%p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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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별로 보면 조선일보는 정부·여당·경찰을 비판하는 보도를 단 한건도 하지 않았다. 반면 집회 참가자나 야당 비판 보도는 73%(39건)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집회 참가자 비판 보도는 각각 48%, 44%였으나 정부·여당·경찰 비판 보도는 각각 3%, 4%에 그쳤다.
경향신문은 정부·여당·경찰 비판 보도가 57%(25건)였고 집회 참가자 비판 보도는 2%였다.
한겨레신문도 정부·여당·경찰 비판 보도는 56%(25건), 집회 참가자 비판 보도는 2%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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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수언론은 조계사로 피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관련 민주노총과 한 위원장의 불법성을 강조하고 조계종과 민주노총의 대립구도를 부각했다. 특히 한 위원장을 비판하는 보도량은 월등히 많아 동아일보 9건, 조선일보 8건에 달했다.
민언련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관련 보도의 대다수가 사실상 드러내놓고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 조계사를 비판하거나 훈계 두는 보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 관련해 <조선>, <중앙>, <동아>는 제목에 일제히 손도끼·해머·절단기 등 압수한 ‘무기’를 넣어 폭력성을 강조해 보도했다.
<동아> “민노총 첫 압수수색…경찰 무전기-헬멧-손도끼 나와(11/23, 16면)”, <조선> “민노총 본부 PC 하드디스크 대부분 사라졌다(11/23, 1면)”, <조선> “경찰무전기·절단기·도끼 등 나와 무전내용 해독, 불법시위 악용 가능(11/24, 12면)”, <중앙> “민주노총 압수수색, 손도끼·해머·절단기 나와(11/23, 18면)”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IS 발언’과 관련 <조선>‧<동아>는 ’복면 착용 집회 참가자=불법 폭력 시위대’라는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하고 복면금지법 통과와 연결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민언련은 분석했다.
‘복면 이슈’에 가장 집중한 것은 조선일보로 ‘복면’을 제목에 넣은 총 11건 중 5건의 기사에서 ‘폭력’, ‘난동’, ‘IS’ 등의 어휘를 복면과 연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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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노조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1월 19일자 사설 ‘난동 일삼는 복면 시위 당장 法으로 금지해야 한다’에서 “지난 주말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건 복면 시위대였다”며 “이들이 얼굴을 가리는 목적은 맘껏 폭력을 저지르고도 신분을 숨겨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썼다.
가면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신문은 선생님’이란 교육 지면에서도 가면과 폭력을 연계시키는 칼럼을 실었다. <조선>은 11월 25일자 26면 <여러 명 모이면 ‘가면’ 뒤에 숨게 돼요> 칼럼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면을 쓰면 익명성이 확실하게 보장돼 더욱 폭력적이고 과격한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시위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이 마스크나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요”라고 보도했다.
민언련은 “정부‧여당의 서슬에 집회 및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는 물론 입법절차와 죄형법정주의 등 기본적 법리는 대통령의 엄벌 지시 한마디에 모두 무너져버렸다”며 “문제는 이를 견제할 언론마저 무너졌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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