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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4, 2015

부글부글 끓는 민심, 국면전환 위해 공안사건 터뜨릴 수도 2차 민중 총궐기 다섯 가지 변수… 복면시위 확산, 야당 참여 수준, 한상균 자진 출두 여부도 주목

오는 5일 열리는 2차 민중총궐기 판이 커졌다. 경찰은 집회를 불허하고 불법 시위자를 잡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최대한 총궐기 분위기를 누르려고 했지만 행정법원이 경찰의 자의적인 집회 시위 불허 방침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집권여당, 그리고 언론은 오는 2차 총궐기를 예고하면서 불법 집회임을 부각시키려고 애를 썼지만 오히려 2차 총궐기를 홍보해준 꼴이 됐다.

1차 총궐기와 마찬가지로 2차 총궐기 역시 여론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대치 과정에서 불거진 충돌을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강경 진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집회 시위 참가자들은 평화 모드를 유지하면서도 '부당한'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집회 시위 전략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민중총궐기 전개 양상에 따라 정국도 요동칠 전망이다. 

첫째, 복면 시위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에서 여론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눈이 쏠린다. 검찰은 집회 시위 단순 참가자라도 복면을 착용할 경우 정식 재판에 넘기고 구형량도 최장 징역 1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집회 시위 주최 측은 복면 착용 금지는 곧 집회 시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며 복면을 착용해 국민적 저항의 상징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불법 폭력 프레임을 제시하면서 꺼낸 든 카드가 복면 착용 금지였는데 막상 복면 시위가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강경대응이 오히려 부정여론을 확산시켜 역풍이 불 수 있다. 

둘째, 야당이 2차 민중총궐기를 모멘텀으로 삼고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최고위회의에서 평화집회 행동지침을 결의했다. 평화로운 집회 진행을 돕겠다는 것인데 얼마나 많은 의원이 집회 시위 현장에 투입될지 주목된다. 

집회 주최측은 경찰과 시위대 사이 종교계 원로가 충돌을 중재하는 형식의 '평화의 꽃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의원들이 시위대를 보호하는 ‘인간의 벽’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은 1차 총궐기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내년 총선을 의식해 혹여 2차 민중총궐기 참가로 불법 폭력의 이미지가 덧씌워질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중총궐기 참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집회 시위 현장에서 중재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야당 지지층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
이번 민중총궐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른 손익 계산서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깊은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 문제다. 당장 5일 민중총궐기 집회 시위 현장에 한상균 위원장이 나타나면 경찰 지도부는 정부와 집권여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지난 2013년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을 벌였던 지도부 검거에 나섰지만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가 경비망을 뚫고 민주노총 사무실과 조계사에서 입장을 발표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경찰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한상균 위원장이 피신해있는 조계사 경비를 대폭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집회 시위 측도 한상균 위원장의 집회 시위 참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조계사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할 경우 충돌도 예상된다.

민중총궐기 이후 한상균 위원장이 자진 출두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투쟁 국면에서 한상균 지도부 체제가 변할 경우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한상균 위원장의 검거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계사 신도회는 한상균 위원장의 시한을 6일까지로 못 박고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한 바 있는데 한상균 위원장이 자진 출두하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조계사를 빠져 나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 11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보성지역 농민 백남기씨와 그를 구조하려는 참가자들에게 계속해서 물대포를 쏘고 있다. ⓒ민중의소리
 

넷째,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씨도 향후 정국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총궐기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 위원회’가 주최한다. 백남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까지 행진도 계획돼 있다. 통제되지 않는 공권력의 희생에 대한 책임 문제가 이번 총궐기의 핵심 의제라는 얘기다.  

백남기씨는 21일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생명유지 장치에 기대 생을 이어가고 있다. 상태가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차도가 없어 가족들이 '결단'을 내릴 경우 강신명 경찰청장 사퇴를 포함한 책임있는 인사 조치 요구에 대해 어떤식으로든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한다. 

다섯째, 민중총궐기를 고리로 간첩 사건이 터질 수 있다. 수사 당국이 민중총궐기 주최 측을 엄단하고 다음 수순으로 북과 연계된 사건을 터뜨리면서 정국 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자 신문에서 "북한의 대남공작조직 225국에 포섭돼 지령을 받은 목사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가맹조직의 간부 및 통합진보당 간부 출신 등과 지하조직 결성을 시도한 혐의로 국가정보원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아일보는 "국정원은 14일 민노총이 주도한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와 이 목사 등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지시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목사 김모씨를 체포했고 김씨와 연관된 민노총 가맹조직인 전국민주연합노조 간부 K 씨(47), 통진당 간부 출신 M 씨(49), 서울진보연대 간부 C 씨(48·목사)를 소환해 부르는 형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간부 C씨로 보도된 최재봉 목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탈북자 김모씨의 북 송환 운동을 한 것이 전부라며 "신문에 함께 거론된 민주노총과 진보당 간부 출신인 사람은 통화조차 안하고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민중총궐기를 물타기한 후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기소하고 처벌하는 순으로 사건이 진행될 것”이라며 “부정한 정권이 이런 식으로 목사를 간첩죄로 잡아 가둘 순 있지만 하느님은 이런 정권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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