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에서 해임된 길환영 전 사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KBS 내에서는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길환영 전 사장은 지난 1일 새누리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한 후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을 지역구로 해 내년에 치러질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는 2일 성명에서 “임기 내내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KBS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길환영 전 사장이 이젠 회사 밖에서 KBS 사장자리를 팔아 금배지를 달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BS본부는 “불공정 편파 방송으로 KBS를 망쳐놓고 쫓겨난 길환영 전 사장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며 “KBS 구성원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길환영 전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새누리당에 가입하는 뻔뻔함을 보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길환영 전 사장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특정 사건에 대한 보도를 좌우하고 인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사퇴 압력을 받았다.
▲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지난해 5월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유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길환영 전 사장은 청와대 개입 논란으로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 ||
길환영 전 사장은 ‘청와대 보도통제’ 논란으로 KBS 이사회에서 해임됐으며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KBS를 상대로 한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길환영 전 사장은 1심에서 패했으나 항소해 최근 2심 재판이 시작됐다. KBS본부는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무효 소송을 내더니 한편으로는 KBS 사장 경력을 내세워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공천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누가 진짜 길환영이냐”고 엇갈린 행보에 의문을 보였다.
KBS본부는 또 길환영 전 사장의 새누리당 입당과 총선 출마를 통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증언이 신빙성을 더하게 됐다”며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하고 청와대 심기를 살핀 것은 결국 KBS 사장 자리를 이용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자하는 의심을 굳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길환영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고 권력은 당연히 KBS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며 “언론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폭로했다.
길환영 전 사장이 KBS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KBS본부는 “KBS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구성원에게 쫓겨난 사람이 무슨 염치로 지역사회에 봉사 운운하느냐”며 “더이상 KBS에 먹칠하지 말고 자중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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