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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December 1, 2015

여론조사·빅데이터·국민투표 빅데이터와 국민 투표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을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주권재민의 원칙을 실현하는 대표적 시스템이 국민투표제다. 일부 부정선거가 있다 하더라도 큰 틀에서 국민투표의 결과를 부정하기 힘들다. 국민투표의 결과는 주권의 담지자인 국민들의 숭고한 뜻이 집약되었다고 우리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다.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리더가 최악의 행태를 보이더라도 표면적으로는 보장된 임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다음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물론 현 리더가 최악이 아니더라도 상대 진영에서는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갖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절차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헌법 제1조에 명시된 주권재민의 원칙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를 한 번 치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미디어 정치가 되면서 정치는 일종의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가 된다. 이미지를 조작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미디어를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돈이 들어간다. 결국 돈이 없으면 정치를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래서 실제 투표 전에 사람들은 그 결과를 예측하고 싶어한다. 당선 가능성은 있는지, 현재 지지율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여론조사가 그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미리 필요한 것들을 준비한다.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고 출마, 당선가능성을 타진하고 미리 전략을 수립한다. 지역별·세대별·성별·직업별로 샘플을 조직하여 미리 결과를 예측한다. 물론 여론조사는 작위적 조작성이 충분히 있다. 질문과 선택지 사이에 여러 장치가 개입될 수 있고 전략적 역선택, 인위적 동원 등이 늘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표본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표본이 커질수록 신뢰도는 상승하겠지만 비용 역시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론 조사의 신뢰성은 늘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평소 생각에 대해, 질문을 던져서 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평소 그 사람의 일상적 행위나 특정 이슈에 대한 가벼운 반응 등을 주기적으로 알 수 있다면 선거의 결과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흐름을 알 수 있다면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전략을 비교적 용이하게 수립할 수 있지 않을까. 빅데이터는 이런 고민에 대한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사전적인 의미로만 본다면 데이터란 재료, 자료 등과 같이 특정 콘텐츠 구성을 위한 일차 기반이고 그 목적을 위해서만 소용되어 왔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분석되고 서로 연결되면서 데이터들이 가져다 주는 정보가 우리의 상상이상으로 많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평소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고 어떤 키워드를 검색하는지, 관심 있는 사회적 이슈가 무엇이고 그 이슈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를 네트워크에 남아있는 흔적들이 계속 알려준다. SNS에서 친구 관계, 친구들의 성향, 특정 인물과의 친분 관계, 서로의 공통 관심사 등이 그대로 노출되고 이러한 흔적들이 계속 여러 서버에 저장되어 있다. 빅데이터는 이처럼 도처에 흩어져 있는 비정형의 데이터를 수집, 정리해서 어떤 흐름을 알고자 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고 기술이다. 이미 비정치 분야, 특히 상품 마케팅과 창업 아이템 선정, 스포츠 게임 분석, 질병 예방 및 치료 등에서는 많이 쓰이고 있고 더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제 질문을 던져 보자. 빅데이터는 어느 정도까지 정치를 분석할 수 있을까. 빅데이터의 결과가 선거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빅데이터와 국민 투표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을까.

여기에 우리가 고려해야 할 간극이 존재한다. 빅데이터의 ‘무의식적 자발성’과 국민투표의 ‘강요된 자발성’사이의 간극이 그것이다. ‘무의식적 자발성’은 선택의 가능성이 열려 있고 선택의 결과가 나를 직접 구속하지 않는 경우에 일어난다. 욕망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표출되지만 누군가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하는 순간에 정지된다. 반면 ‘강요된 자발성’은 선택의 결과가 나를 직·간접적으로 구속하는 계산된 사회적 행위다.

한국적 현실에서 투표는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정치적 행위다. 투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포함해서 자신의 전략적 선택을 어느 쪽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기권하기도 하고 투표장에 나가기도 한다. 이 과정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이다. 욕망이기도 하고 이념의 표출이기도 하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을 때 인간은 사회적 목표와 개인의 욕망 둘 다 고려하는 정치적이고 전략적 행위를 하는 존재라는 것이 내포되어 있다.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로는 설명하기 힘든 영역이 있다. 어느 측면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종교적 심성과 일맥상통한다.

빅데이터는 데이터다.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비정형의 데이트들이 분석되면서 어떤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충분히 달리 나올 수 있다. 자발적 추종자들의 헌신과 리더가 보여주는 강력한 신뢰감 등은 데이터로 계산되기 힘들다. 정치는 기존의 흐름을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 정치가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이 빅데이터로 설명하기 힘들고 그것을 넘어서는 절정의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미래가 예측만 가능하지 실제 오는 세계는 예측된 세계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데이터에 의해 미래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김홍열 (성공회대 겸임교수. 정보사회학)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1&table=hy_kim&ui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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