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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10, 2016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사진관] 눈으로 먹는 수제사탕 '비틀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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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비틀버그에서 만드는 수제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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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아기자기한 모양의 사탕제작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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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가운데에 글자와 그림 로고 등은 주문하는 고객이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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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남 대표는 기업의 로고와 캐릭터를 넣어 사탕을 만든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수제사탕 전문점 '비틀버그'.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민웅기(32), 남태윤(32) 대표가 사탕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에 알록달록한 색깔과 모양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사탕 한 가운데 캐릭터 그림과 글씨도 있다. ‘눈으로 먹는 사탕’이다. 고객이 원하면 사탕안에 글씨와 그림, 로고등을 넣어 세상에 하나뿐인 사탕을 만들 수도 있다.

공동대표인 민·남씨는 중학교 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친구다. 대학 때 호주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멜버른에서 유명 브랜드인 캔디샵 '슈가'를 만났다. 남대표는 이를 보는순간 무릎을 쳤다. 한국에 돌아가면 수제 캔디샵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가진 돈 한푼 없었는데 의욕만 앞섰던 시기었죠."라며 웃었다.

수제 캔디에 매료된 그들은 3개월동안 무작정 '슈가'의 셰인 힐스(42) 대표를 따라다녔다.
"캔디샵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와 비전, 전략 등을 정리해서 보여줬어요. 3개월쯤 지나자 호주대표가 초콜릿숍에 들어가서 일해보겠냐고 물었죠. 그때부터 우리의 수제 사탕 기술을 배우기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두 한국 청년의 열정에 감동한 힐스씨가 마침내 기회를 준 것이다. "악착같이 일을 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사탕시장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고, 힐스씨에게 제조와 판매를 개선 하기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했어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둘은 결국 허락을 받고 1년 6개월만에 수제사탕 주방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사탕제조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남대표는 "이일은 가르쳐 주는 곳도 없고, 책도 없어요. 도제식으로만 배울 수 있어요. 기술을 배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사탕을 잘랐을 때 단면의 모양과 사탕 안에 세밀한 문양을 만드는 일은 고난도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했다. 꼬박 5년 동안 사탕 만드는 일에만 전념했다. "단순히 돈만 벌 생각이 었다면 기술만 배워서 왔겠지요. 보다 맛있고 품질이 좋은 사탕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됐다' 싶을 때까지 노력을 했습니다."

두 청년은 지난해 9월 호주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호주에서 모은 돈을 털어 홍대입구에 수제사탕 전문점을 냈다. 힐스씨가 창업비용을 투자 할테니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자고 제안했다. 고마운 일어었지만 사양했다. 독자브랜드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슈가 대표는 둘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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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표가 약 165도씨에서 녹은 재료를 작업대에 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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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표가 녹은 사탕재료에 천연색소를 사용하여 사탕의 색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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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표가 기업에서 주문한 주문서를 보면서 사탕의 색 배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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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표의 팔에는 설탕물에 데여서 생긴 영광의 상처가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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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을 늘이는 동작으로 생기는 공기층은 사탕을 더 맛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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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표가 글씨를 만들기 위해 사탕반죽을 블럭 모양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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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표가 구슬땀을 흘리며 사탕 내부의 글자 조합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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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샵을 지나가던 외국인이 사탕만드는 모습이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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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형태의 사탕이 모이면 사탕 내부에 글자가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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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표가 어른 몸통만한 사탕 덩어리의 양끝을 늘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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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표가 거대한 사탕덩어리를 가늘게 뽑아내고 있다.
10kg의 덩어리 사탕을 두 대표가 국수가락 뽑아내듯 만들고 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사탕이 쪼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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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몸통만한 크기의 덩어리에서 약 5000여개의 사탕이 탄생한다.
자 이제 시작합니다."
두 청년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빠르고 능숙한 손놀임이 이어지며 어느새 어른 몸통만한 사탕 반죽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은 기업에서 주문한 사탕을 만드는 날입니다. 천연색소를 사용해 원하는 색과 문양을 넣을 겁니다."
액체 형태의 설탕은 쉽게 굳어지기 때문이 시간과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람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미리 뽑아 놓은 인쇄물을 보며 능숙한 솜씨로 사탕에 색을 입힌다. 말랑말랑한 상태의 사탕을 가위로 오려 모양을 만든다.

"손 곳곳이 상처 투성이예요. 뜨거운 설탕물에 데여서 생긴 영광의 상처입니다. "라며 자랑스러운 듯 웃는다. "김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에요. 항상 입체로 된 결과물을 예상해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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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만드는 기술의 핵심은 사탕반죽을 늘일 때 균일한 굵기로 뽑아내는 것이다. 당기는 힘이 일정하지 않으면 사탕 안의 글씨나 문양이 잘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재료를 못쓰게 된다. 엿가락 모양의 '설탕반죽' 이 두 대표의 손길을 받아 수천개의 사탕으로 태어났다. 사탕에는 'I ♥ U', 'thnak you' 등의 문구와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색색의 반죽 덩어리를 조합해 만들어낸 것이다.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 힘으로 하나씩, 하나씩 꿈을 실현시켜 나갔습니다." 민대표는 아직 개업한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업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비틀버그'의 꿈은 입으로, 눈으로 먹는 사탕을 만드는 일이다. 달고, 맛있고,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사탕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사진·글 전민규 기자·jun.minkyu@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사진관] 눈으로 먹는 수제사탕 '비틀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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