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사퇴하라"
"정청래를 살려내자"
"박영선은 은퇴하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소식에 여의도 더민주당 당사로 몰려간 지지자들이 항의하는 자리가 박영선 의원을 성토하는 장이 됐다.
박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이지만 컷오프와 관련해 권한이 없는데도 지지자들은 박 의원을 강하게 비난한 까닭은 무엇일까.
정 의원의 컷오프 반발 여론과 관련한 '휘둘려선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팟캐스트 ‘이이제이’는 10일 경제콘서트 개최 기자 브리핑 직후에 이철희 비대위원과 박영선 비대위원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이철희 위원이 "반응이 별로에요"라고 묻자 박 위원이 "SNS나 이런 데서는 안 좋을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박 위원은 "그런데 휘둘리면 안돼"라고 말하기도 한다.
박 위원은 트위터에 “이이제이 팟캐스트 호외편 방송내용이 사실과 달라 몹시 황당하네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정청래 의원 지지자들은 정청래 의원 컷오프와 관련해서 비난 여론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더구나 박 위원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당사자로 부각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5시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컷오프 철회와 정청래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에 동참한 시민 100여명은 발언대에서 하나같이 박영선 위원을 비난하는 발언을 내놨다.
더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윤정환(58)씨는 "세월호를 말아먹은 박영선"이라며 이날 공개된 녹취록 발언을 소개하고 박 위원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더민주당의 공천 원칙은 절대 나서지 마라, 절대 올바른 소리 하지마라, 조중동과 종편을 보라는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싸우는 순간 바로 탈락이다. 마포의 국민후보로 정청래를 추대하자"고 말했다.
분당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팀을 말아먹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없다"면서 "정청래 의원이 경박한 것 맞다. 그런데 정청래처럼 골 잘 넣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공포의 외인구단이 와서 선수를 교체하고 팬이 원하지 않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기환(52)씨는 "(박영선 의원은) 왜 지지자들한테 상처를 주느냐. 아주 (당사에)불을 지르고 싶다"며 "더민주당이 니네가 1번을 찍을 수 있겠어라는 이런 오만한 생각으로 이런 짓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카페지기인 석인호씨는 "야당에 대한 기대가 정청래 의원으로 모아졌는데 보수언론에 휘둘리는게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이 잘한다 잘한다해서 응원하고 지켜봤는데 (이번 컷오프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청래 의원 지지자들 100여명이 10일 오후 5시경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컷오프 철회를 요구했다. |
세월호 참사 수습 당시 잠수사로 참가했던 김관홍씨는 "정청래 의원만이 잠수사들의 손을 잡아줬다. 세월호 사건 아픔을 걱정하는 의원을 컷오프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국민을 위해 말하는 의원을 죽여버리면 새누리당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관홍 잠수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공우영씨의 과실치사 혐의의 부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도 박 위원과 정청래 의원을 비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씨는 박 위원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배제된 상태로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한 반면, 정 의원은 24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단식한 점을 들었다. 또한 김씨는 필리버스터로 인한 선거구 획정 무산을 보수언론이 비난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의원과 종편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보수언론과 맞서고 있는 정청래 의원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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