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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8, 2016

부산-울산-경남, 제2의 후쿠시마 될 수 있다

[창비 주간 논평] 핵발전소는 과연 초대형 재해에 안전한가
지난 9월 12일 밤 국내 계기 관측 이래 사상 최대인 규모 5.8의 강진이 경주시 남남서 8킬로미터 진앙 지역에서 발생했다. 나도 부산 시내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다 그에 앞선 규모 5.1 지진에 화들짝 놀랐다. 그동안 비교적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진 한반도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다. 국보인 다보탑과 첨성대는 물론 경주 일대 전통가옥이 많은 피해를 입었고 수백회의 여진에 지금도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문제는 규모 5 이상 지진이 발생한 동해 남부 해안 지역에 총 18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원전) 반경 30킬로미터 이내 거주 인구가 약 17만 명인데 비해서 이번 지진의 진원지와 가까운 월성 원전 인근에는 130만 명, 50킬로미터 떨어진 고리 원전 인근에는 380만 명이 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은 1차 지진 이후 네 시간이 넘도록 월성 원전을 계속 운영하다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2차 지진이 부지 계측 값 0.1g(지반 가속도)를 넘는 0.12g(지반 가속도는 지진 발생 시 중력 가속도 g의 몇 배의 힘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내진 설계의 기준이 된다)을 기록했다며 가동 중지 판단을 내리자 그때서야 월성 1~4호기만 수동 정지하고 정밀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한수원은 물론 원안위조차 지진 발생 이후 국내 핵발전소가 규모 6.5~7.0 지진에 대한 내진 설계(0.2~0.3g)가 돼 있어 안전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비 없이 참사 입은 일본, 한국은? 

그런데 과연 그럴까?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한반도의 지진 위험과 핵발전소'(2016년 7월 1일)에서 확률론적 추정을 통한,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를 7.4까지 보고 있다. 진앙 거리를 재계산하고, 수정된 역사 지진 자료를 이용할 경우 한반도 최대 지진은 7.45±0.04가 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은 '주기는 매우 길지만 규모 7.4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기상청이 2012년 발간한 자료집 <한반도 역사 지진 기록>을 보면 기원후 2년부터 1904년까지 <삼국사기> 등 역사 문헌에 기록된 지진은 총 2161회로 그 가운데 인명이나 건물 피해가 발생한 진도 8~9(규모 6.5~6.9 정도. 규모는 지진 발생 시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척도로 관측 위치와 상관없이 일정하다. 진도는 한 지점에서 체감이나 피해 상황에 의해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위치에 따라 다르다. 보통 리히터 규모, 메르칼리 진도의 줄임말로 사용된다)의 지진이 15회나 일어났다. 

그 가운데 10회가 경주 일대에서 일어났으며, 1643년에는 진도 10(규모 7.3 추정)의 지진이 발생한 기록도 있는데 이는 2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0년 아이티 지진(규모 7.0)보다 크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지역도 동일본 대지진 이전 계측 지진으로는 큰 지진이 없는 곳으로 알려졌으나 역사 지진으로 보면 869년 도호쿠 지역인 산리쿠 앞바다를 진원으로 하는 '조간(貞觀) 지진'(규모 8.3 추정)이 있었고, 쓰나미 피해 또한 컸다고 한다. 일본 원전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학계의 이러한 주장을 철저히 무시했다 대참사를 맞았던 것이다. 

이처럼 핵발전소가 집중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국내에서 지진 발생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현재 수준의 대응 설계로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 후 일본은 규모 7.75에 대응해 설계 기준을 변경했고, 2008년에 또 한 차례 설계 기준을 높였다지만 규모 9.0의 지진 발생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핵발전소 건설 입지에 활성 단층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 때에도 이러한 점을 무시했다. 고리 1호기를 건설할 당시에는 양산 지진대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고리와 월성 원전 일대는 이번 지진에서 명확히 확인했듯이 활성 단층도 다수 분포하기 때문에 더 이상 지진 발생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더욱이 한국이나 일본 모두 원전 건설 초기엔 내진 설계 지침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의 반원전 학자 히로세 다카시는 후쿠시마 제1원전 6기가 1967~73년에 착공됐는데 이는 지진학에서 '판 이론(plate tectonics)'이 대두하기 이전으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은 지진 공백 지대에만 지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입지를 정했다는 것이다. 판 이론에 따르면 지진 공백 지대란 지진의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어 언제든지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을 의미하며, 그 뒤 일본지진예지연락회가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골라내 1978년에 '특정 관측 지역' '관측 강화 지역'을 설정했지만 일본의 대부분 원전은 이미 그전에 들어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자로 내진 설계 지침'이 나오지 않았던 1978년 9월 이전에 착공한 일본의 원전 25기는 지진의 발생 메커니즘도 모른 채 전력 회사가 자체 판단에 기초해 설계했기에 원자로 설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일본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지진 발생 시 원자로는 긴급 정지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에선 제어봉 삽입이 잘 안 돼 원자로를 정지시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원전 사고가 날 가능성을 충분히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규모 7.0 이상의 지진에 대한 원전 당국의 대책은 사실상 없다. 원전 업계의 끝없는 부정부패와 은폐 사고는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시의 경우는 최소 원전 반경 30킬로미터 내로 해야 할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을 반경 20킬로미터 정도까지만 잡고 있다. 방호방재 시설이나 비품 확보가 부족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시민 입장에서 이런 재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지진이 났다고 무조건 집 밖으로만 나가면 될 일인가? 게다가 방사능 사고라면 어디로 대피할 것인가? 평소에 생각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정작 재해가 닥칠 때 적절히 대처할 수가 없다. 그리고 원전 사고는 지진이나 쓰나미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이 극한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에 만일 핵발전소가 테러나 미사일 공격을 당하게 되면 시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러한 핵발전소의 재해를 피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단계적으로 핵발전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양 산업인 원전 산업 '올인'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 에너지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대안이다. 이번 지진은 천만다행이다. 앞으로도 천운에만 맡길 일인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방책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는 물론, 노후화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조기 폐로, 고리 2~4호기의 설계 수명 연한 지키기, 그리고 단계적 탈핵 및 에너지 전환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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