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산업이 위축된 사이에 글로벌 해운시장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선사인 코스코는 홍콩계 OOCL(세계 9위)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코스코가 이번 인수를 놓고 40억달러(약 47조원) 규모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코는 이미 지난해 3월 정부 주도로 차이나시핑(CSCL)을 합병해 세계 4위 해운 공룡으로 거듭났다. 인수가 성사되면 코스코는 선복량 222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프랑스 CMA CGM을 제치고 글로벌 3위 선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세계 5위)과 양밍(세계 8위)의 합병설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업황 부진·운임비 하락 위기를 정면 돌파할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합종연횡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 반면 한국 토종 해운은 한진해운 청산으로 선박 운항 능력이 반 토막 나며 글로벌 선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목표(이익률 5%)가 계획대로 진행된다 해도 세계 시장 점유율은 5%로 톱10에 턱걸이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한 해운 전문가는 "한국 해운사업은 노선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개선 작업부터 차분히 시작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럽권에서도 합종연횡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7월 세계 3위 CMA CGM이 싱가포르 NOL을 흡수해 2위 MSC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 하파크로이트(6위)는 중동 최대 선사 유나이티드 아랍시핑컴퍼니(UASC·10위)를 합병한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은 하파크로이트와 UASC 합병을 승인했다. 올 상반기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가 7위 함부르크 수드 인수하며 초대형 해운 거인이 탄생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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