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표현의 자유,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 우세.."작품 손괴 처벌가능"
[머니투데이 송민경(변호사), 유동주 기자] [[the L]표현의 자유,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 우세…"작품 손괴 처벌가능"]
'더러운 잠'이라는 패러디성 그림이 여성 정치인에 대한 풍자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적절치 않은 표현을 문제삼을 수는 있지만 대체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가 함께 기획하고 국회의원 회관1층 로비에서 열린 '곧, BYE! 展'에서는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전시됐다.
해당 그림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 상태로 자고 있으며 뒤 배경에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이 논란이 되자 보수 성향 시민단체 회원 등이 그림을 바닥에 내동댕이 쳐 파손했다. 사태는 여혐(女嫌)논쟁을 넘어 이제 표 의원의 사퇴 요구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표 의원은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작가들의 몫"이라면서도 "다만 그 예술 작품이 국회에서 전시됨으로 인해 정쟁을 일으키고 여성들께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공개사과했다. 다만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과하다고 반박했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자 정태호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정치인에 대한 풍자의 벽이 완벽히 허물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면서 "장소가 국회라서 전시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문제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정현우 변호사(법률사무소 현율)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기치로 최대한 보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예술을 통한 정치적 표현 역시 마찬가지"라며 "대통령과 같은 최고위 공인에게는 해악과 풍자, 심지어 그것이 일부 과도한 표현형태 혹은 정치적 정서가 담긴 방법이 사용되더라도 일반인들과 비교해 참아야 할 범위가 넓어진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작품이 훼손당한 데 대해 박대영 변호사는 "일부 문제가 있는 작품이더라도 그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인정돼야 하고 그 작품을 훼손한 행위는 현행법상 명백한 손괴죄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란 당연히 무비판의 권리는 아니고 작품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겠으나 훼손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나루)는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거나 전시컨셉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모르겠으나 지금과 같은 식의 고소운운과 여성대통령 모독이라며 작품을 부수는 건 오히려 지나치다"며 "표현의 자유나 예술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 패러디도 못 받아준다면 너무 경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반인은 국회 출입도 어려운데 그 안에서 전시중인 작품을 떼다가 찢고 부수는데도 말리지 않고 구경하는 모습을보니 충격적이었다"며 "거의 백색테러 수준"이라고 평했다.
여성 비하 논란과 관련해 정 교수는 "이 문제를 여성 비하로 몰고 가는 것은 전체주의적인 시각이며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여성·남성 등 이분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익명의 여성 변호사는 "(그림 전시에) 문제없다고 본다"며 "그림 자체가 대통령이 여성인 점을 비난하겠다는 의도가 아닌데 이를 그렇게 보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사진을 봤는데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의사표시의 자유는 광범위하게 보호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사와 작품의 표현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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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변호사),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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