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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16, 2017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떠받치는 법원행정처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의혹으로 촉발
대법원-일선 판사들 갈등 근본원인은 
“원장의 행정처 통한 법원 통제” 지적
판사들 “비판 막고 원장에 무한충성”
지난 2015년 7월16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판결 내용을 밝히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gmail.com
지난 2015년 7월16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판결 내용을 밝히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gmail.com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권한을 남용해 판사들의 자율적인 연구모임을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대법원이 진상조사에 나선 가운데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에 있다는 지적이 판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법관 인사를 비롯한 사법 행정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법원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불만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의혹’ 사건을 통해 폭발했다는 것이다. 판사들은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가 “수년간 진행된 사법부 관료화와 법원행정처의 권력 남용문제를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법원 산하 연구모임은 대법원이 예산 지원을 하는 곳이니까 대법원장을 흔들려 해선 안되죠.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법관 인사 시스템을 계속 연구하면 재정 지원을 끊을 겁니다. 인사권은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이에요.” 최근 대법원 행정처 고위 관계자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 개최를 겨냥해 한 말이라고 한다. 이 학회가 법관 인사 등 사법개혁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오는 25일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발언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이 말을 들은 법원 관계자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이 발언을 전해들은 이 학회 소속 판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법원의 예산은 국민 세금인데 법원행정처 간부들은 그걸 대법원장이 주는 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에 참여한 한 판사의 증언도 충격적이다. “동료 판사가 내부 게시판에 대법원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는데 법원장이 바로 부르더니 ‘행정처에서 전화가 왔다. 웬만하면 글을 지우는게 어떠냐’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 판사는 결국 글을 지워야 했다.” 그는 “법원행정처는 재판이 잘 진행되도록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곳인데 지금은 대법원장을 보위하기 위한 조직으로 변질돼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의 대법원장에 대한 ‘충성’은 체질화되어 있다는 증언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2년 전 대법원 연구관으로 발탁된 판사를 환영하는 저녁 자리가 있었다. 14년차 중견 판사였는데 대법원장 앞으로 가더니 ‘연구관으로 발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엎드려 절을 하더라. 마치 왕조 시대에 ‘성은이 망극하옵니다’하고 외치는 신하의 모습 같았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을 가까이 하는 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연수원 기수가 높은 선배에게도 깍듯한 예우를 받는다. 일선 판사들에겐 매우 낯선 모습이다. 한 판사는 “최근 행정처 출신 수석부장이 저녁 자리를 마련했는데 연수원 기수가 수석부장보다 훨씬 높은 부장판사들이 벌떡 일어나 ‘식사 자리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더라. 연수원 기수 위에 행정처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법부가 관료화되면 일선 법원 판결의 독립성이 위태로워진다고 판사들은 입을 모은다. 판사 한명 한명이 헌법 기관으로서 독립적으로 판결해야 하는데, 대법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판결 관행이 달라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달 25일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사법 인사시스템과 판결 독립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발표하려던 것도 이러한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직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내부의 소통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면 삭제되는 일이 반복되자 일부 판사들은 이제 포탈 사이트에 따로 커뮤니티를 따로 만들어 그곳에서 소통한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는 분명 필요한 조직이다. 어쩌면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는 최근의 의심받는 것들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법원장이 일선 판사들과 소통을 잘했다면 이렇게까지 의혹이 확대되었을까. 일선 판사들의 의견이 정책으로 만들어지도록 판사회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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