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구속 소식에 지지자들 '망연 자실'
봄비에 극히 일부만 남아 침통
자택 인근 주민·학생들, "모처럼 편안한 아침"
봄비에 극히 일부만 남아 침통
자택 인근 주민·학생들, "모처럼 편안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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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윤여진 기자] “두 번은 못 보낸다”며 오열 속에 고성을 지르고 욕설·폭언이 난무했던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이 적막감에 휩싸였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박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침통해하는 몇몇 지지자들만이 다시 주인 잃은 자택 앞을 지켰다.
이날 새벽 3시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자택 인근에서 밤샘 농성 중이던 10여명의 지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저기서 “구속이 웬 말이냐” “헌재(헌법재판소)도 검찰도 법원도 한통속이다”는 울분이 터져나왔다. 오전 3시 45분쯤 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 ‘근혜동산’의 김주복 회장은 “사랑하는 대통령께서 구속을 당하셨다”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
동이 트면서 지지자들은 하나 둘 자택을 떠났고 일부만이 자택 담벼락에 붙은 장미꽃을 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한 여성 지지자는 비를 맞으며 박 전 대통령의 집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오전 4시 58분쯤 이영선 경호관이 자택을 찾았다. 한 시간 뒤인 오전 5시 50분쯤에는 자택 경호원 6명이 짐가방을 자택 안으로 들여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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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내린 봄비에 지지자들은 저마다 흩어져 현재 류인근 박근혜지킴이결사대 대표와 박종화 대한민국애국연합 회장 등 극히 일부만 남았다.
반면 지난 12일 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돌아온 뒤 연일 이어진 집회와 농성으로 몸살을 앓던 주민들은 한결 밝아진 표정이다.
주민 김모(36·여)씨는 “그동안 밤낮으로 진행한 집회로 수면제까지 먹었는데 이제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게 됐다”며 “출근할 때도 대로변 경찰차와 취재차량 때문에 불편했는데 이제는 한결 편해질 거 같다”고 말했다.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받던 자택 인근 삼릉초 학생들도 모처럼 편안한 모습이었다.
삼릉초 앞에서 만난 학부모 박모(43·여)씨는 “욕을 하고 몸싸움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놀랐을까 걱정이었다”며 “아이들이 앞으로 편안하게 등교할 수 있는 환경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정모(40·여)씨는 “6학년인 딸 아이가 (구속됐다는)뉴스를 보더니 ‘오늘부터 괜찮아 진거냐’고 묻더라”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고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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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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