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언론 유착의 민낯
뉴스타파 "YTN 간부,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 제보 삼성에 전달"
MBC, '장충기 미전실 차장-언론인' 사이 주고받은 문자 추가 공개
뉴스타파 "YTN 간부,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 제보 삼성에 전달"
MBC, '장충기 미전실 차장-언론인' 사이 주고받은 문자 추가 공개
[한겨레]
언론이 사실상 ‘삼성 공화국’의 조력자로 ‘활약’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녹취록 등이 공개됐다. 자본권력 앞에 보도윤리를 저버린 ‘언론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뉴스타파>는 <와이티엔>(YTN)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201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제보를 삼성 쪽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와이티엔 사회부 기자들은 2015년 8월 이건희 회장 성매매 영상 제보자를 만났다. 당시 사회부장이던 류 실장은 이를 다른 기자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후 류 실장은 대가 없이 영상을 제공하라고 제보자를 설득했고, 거절당하자 제보자에게 삼성에 먼저 가보라고 제안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또 뉴스타파는 “(류 실장이) 삼성에 동영상 제보 사실을 알린 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보자와 류 실장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했다. 류 실장은 <한겨레>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와이티엔 노조는 성명을 내 “류 실장의 행위는 언론 윤리 강령 위반을 넘어 중대 제보의 취재와 보도를 막은 해사 행위”라고 지적했다.
4일 <문화방송>(MBC) ‘스트레이트’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2014년 12월 이인용 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은 장 전 차장에게 “방송은 케이(KBS), 엠(MBC), 에스(SBS) 모두 다루지 않겠다고 한다. 종편은 <제이티비시>(JTBC)가 신경이 쓰여서 김수길 대표께 말씀드렸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문자를 보냈다. 당시는 삼성 총수 일가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약 5조80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을 놓고 한창 논란이 일 때였다. 이외에도 최기화 전 문화방송 기획본부장은 2015년 장 전 차장에게 공연표를 받은 것을 언급하며 “형님,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라는 등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본부장은 지난 1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제이티비시 쪽은 문화방송 보도에 대해 “제일모직 상장 때 총수 일가가 얻을 차익 논란을 세 차례 보도했다”며 “또 (김수길 대표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사실관계에서 어긋나는 일은 없다는 원론적 의미의 의례적인 답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본부장은 <한겨레>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화방송 노조는 성명을 내 “삼성과 김장겸 체제 문화방송의 행태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라며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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