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에는 MBC 단독보도 내용입니다.
삼성이 언론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보여주는 문자메시지를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그룹 현안과 관련해서 공중파 방송사 보도국의 뉴스 편집 상황을 들여다보고, 주요 경제지의 사설까지 빼도록 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게 됐을 때는 상당수 언론사 법조팀 기자들이 삼성 출입기자들로 교체됐고, 삼성에 유리한 기사를 쓰게 했다는 현직 기자들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곽동건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제일모직이 상장된 2014년 12월 18일,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 지시를 받는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에게 지상파 3사 모두가 제일모직 상장과 관련한 기사를 쓰지 않기로 했다는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사장님, 방송은 K,M,S 모두 다루지 않겠다고 합니다."
어떤 뉴스가 당일 방송될지는 방송사 내부의 최대 보안 사항, 하지만 삼성은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문자의 내용대로 이날 지상파 3사 메인 뉴스에 제일모직 상장 소식은 나가지 않았습니다.
삼성이 이렇게 민감했던 이유는 뭘까.
90년 말,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매입을 통해 81억 원을 투자한 이재용 부회장 남매는 제일모직 상장으로 7백30배에 달하는 5조 8천억 원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던 2015년 7월.
"사장님, 00 경제 사설은 일단 빼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글로벌 미디어에 이런 이슈가 퍼져 나가면 그때 쓰자고 했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이인용 드림"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지 중 한 곳의 사설을 빼기로 했다는 보고입니다.
어떤 사설이 빠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다음날 이 경제지에서 삼성 관련 사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메르스 확산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사과가 있던 날.
'금일 이 부회장님 발표 관련 방송 보도 예정'이란 제목의 문자에는 KBS 1꼭지, SBS 1꼭지, MBC는 1꼭지로 '사과 육성 위주 앵커 정리'라고 정확하게 나와있습니다.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는 이 문자의 내용과 똑같이 나갔습니다.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된 작년 2월 무렵.
상당수 언론사의 법조 기자들이 삼성 출입 기자들로 교체됐다고 기자들은 증언합니다.
[당시 법조 출입기자] "'산업 기자가 쓰면 그래도 우리 출입기자니까 좀 잘 봐주지 않겠냐' 이게 삼성 쪽 생각인 거죠."
그리고 언론사 수뇌부를 통해 기자들에게 전달된 지침.
[당시 산업팀 기자] "그분들(삼성 홍보담담자들)이 가셨어요. 두 분이 가시고 편집국장이 저한테 한 얘기가, '00아, 이재용 재판 끝날 때까지만 이재용 편에서 써주자' 딱 이 한마디였어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많은 언론들이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한 한국 경제의 위기를 걱정했습니다.
[당시 법조 출입기자] "(신문) 1면에 나가는 건 '이재용이 왜 죄가 없는지' 아니면 '이재용이 구속되면 대한민국 경제 흔들린다' 이런 내용들…저는 대통령보다 삼성이 더 센 것 같아요. 대통령은 언론이 밀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삼성은 언론이 못 밀어냈으니까. 누가 대한민국에서 삼성을 거스를 수 있을까…"
삼성이 언론을 어떻게 관리하고 움직였는지 MBC가 단독 입수한 적나라한 문자 메시지와 현장 기자들의 증언은 오늘 밤 11시 15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방송됩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곽동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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