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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30, 2015

박근혜의 '한마디'가 절대 '교시'가 되는 나라 지금은 강요와 폭력의 시대. "국민의 저항은 IS가 되고, 반대는 종북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독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우리사회의 쟁점적 사안에 대하여 매우 강한 어조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은 곧 우리사회의 정의로 굳혀지고 있다.

여당은 바로 대통령의 발언을 절대적인 교시로 여기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매진한다. 종편을 필두로 한 언론들은 온갖 호들갑을 떨며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한다. 온 나라 전체가 대통령의 발언을 마치 교시로 여기는 듯하다.

박근혜가 쏟아내는 섬뜩하리만큼 살벌한 '단두대', 'IS' 등 초 고강도 강경 발언에 국민은 물론이고 산천초목까지 벌벌 떤다는 말이 나도는 지경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정책적으로도 수혜계층과 피해계층이 분명히 나눠지는 사안마저도 대통령은 말 한마디로 정리해 버린다. 이중 대표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노동개혁, 한중 FTA,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정치인은 배신의 정치인이 되고, 진실하지 않은 정치인이 된다. 심지어는 국회의 존재마저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낸다.

과연 국회가 하는 일이 무엇일까? 정부에서 제출한 법안을 무조건적으로 통과시켜 주어야 유능한 국회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노동개혁만 놓고 보아도 해고를 더 쉽게 만들면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노동자들은 이런 문제를 야당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노사정 합의를 통해 합의했다 하는 것도 내용적 합의가 아니라 정부에 겁박에 의해 ‘합의 하는 것을 합의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중 FTA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하다고 한다. 그러나 한중 FTA를 통해서 이익을 보는 계층도 있지만 더욱 피폐해지는 계층도 발생한다. 농민이 그렇고, 중소기업이 그렇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완적 정책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없다. 국회가 당연히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해야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책무에 해당된다.

역사 교과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오직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진 교과서만이 균형 잡히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 교과서라는 주장이다. 역사마저도 자신들의 의도대로 기술되지 않으면 올바르지 않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은 순식간에 좌파가 되고, 불온한 생각을 가진 국민이 된다. 국민들을 명확하게 양분하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즉 대통령 자신의 생각만이 정의라는 것이다.

지금은 강압과 낙인, 강요와 폭력의 시대다. 저항은 IS가 되고, 반대는 좌파가 된다. 생존권을 위한 격렬한 시위는 국가전복세력이 되고, 헌법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은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찍힌다. 폭력은 각목을 휘두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권력의 힘으로 강요와 강압 그리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위협하는 것 또한 폭력이다. 그것도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정부에 의해서 행해지는 폭력은 세상에서 가장 큰 폭력이다.

우리의 헌법에서는 국민의 저항권을 헌법 전문을 통하여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다수설이다. 국가가 개인을 향해서 휘두르는 폭력은 엄격한 통제를 거쳐야 하는 것이기에 저항권이 권리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독설은 그냥 대통령의 말이 아니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국가의 가장 큰 권력을 움직이고, 이 권력은 국민들 개인 개인을 향하고 있다. 대통령의 살벌한 눈빛 하나에도 국민은 움츠릴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지켜나가는 일은 어렵다. 반대로 독재로 회귀하는 일은 매우 쉽다. 국가 권력이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을 편 가르고, 소수의 목소리를 억압하기 시작 할 때 독재의 그림자는 드리워진다.

어쩌면 우리는 독재와 민주주의의 분기점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대통령의 날선 언어와 분노로 가득한 눈빛이 두려워지고 있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의 인자한 웃음과 따뜻한 격려를 보고 싶어 한다. 

트루스토리
정용해 (정치학박사, 한결미래정치연구소장)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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