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 엘시티 이어 송도국제도시 건설사업 잇따른 비리 의혹
박근혜 정권, 송도사업서 비자금 조성 해외로 국부유출한 정황포착
박근혜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 직후 포스코건설 지분 38% 매각
포스코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 합작법인, 朴 해외비자금 ‘곳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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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의 대형 게이트가 끝내 터져 나올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9년간의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는데, 조만간 정계와 재계, 관계 등에 메스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정권 핵심 주변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포스코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지난 9년 간 기업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권의 지나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대표적 정권형 비리로 꼽히는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과 부산 엘시티 사업에 모두 포스코건설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포스코건설이 미국계 부동산 회사인 게일 인터내셔날과 공동으로 투자한 송도국제도시 사업에도 각종 비리들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게일 인터내셔날의 스탠리 게일 회장은 트럼프와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 회사의 대표다. 트럼프 가문과 게일 가문은 뉴욕 맨해튼을 주도적으로 개발해 현재도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결과적으로 세 사업 모두 포스코건설이 참여하면서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되거나, 이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에 사업권을 빼앗겼다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 사업의 경우 이명박 정권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해, 현 검찰 고위직 인사, 박근혜 정권 실세 이름 등 보수 정권 유력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대형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는 포스코건설의 송도국제도시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선데이저널>이 집중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명박 정권 마지막 해이던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이 포함된 정권형 비리를 수사했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동에 국내 최대 복합유통사업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2조4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으로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은 삐걱댔다.
결국 2010년 8월 채권단은 시행사 파산신청을 냈고, 2011년 1월 파이시티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같은 해 5월 채권단은 시공사를 재선정했는데, 당시 이 사업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13개 대형 건설사가 입찰을 했다. 하지만 지급보증도 하지 않은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자연스레 ‘MB정권의 실세로부터 특혜가 있었냐’는 의혹이 생겨났고, 사전에 이미 포스코건설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보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시공사가 대출지급보증을 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찰 서둘러 꼬리짜르기 수사로 마무리
이른바 파이시티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대통령 측근인 박영준 전 차관과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등이 줄줄이 구속됐다. 하지만 당시 검찰이 이들을 구속하긴 했지만 정권이 바뀌기 전 서둘러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특히 포스코건설 특혜 의혹은 박근혜 정부 검찰에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의심을 사는 사건 하나가 바로 엘시티 사업이다. 이 사업 역시 정권 차원의 특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사업이었는데, 추진 과정에서 이런 저런 특혜들이 주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구 여당(새누리당) 의원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지만,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도가 구속되는 걸로 수사가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이 사업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러 정권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의 시공사가 바로 포스코건설이었다.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시공사로 참여하게 되는 과정은 석연치 않았다. 지난 2013년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으로 활로가 보였던 엘시티 사업은 중국의 투자거부로 1년 여 만에 기로에 섰다. 사업 총괄자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은 사활을 걸고 시공사를 찾아 나서던 때였다. 대형 건설사들마다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2015년 2월 포스코건설이 나서면서 엘시티 사업의 활로가 뚫렸다. 포스코건설은 7월 본 협약을 체결하며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건축비에 대해 이례적인 책임시공까지 약속했었다.
송도국제도시사업은 보수정권의 먹잇감
파이시티 사업에 눈독을 들이던 포스코건설은 비슷한 시기, 송도국제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도 발을 넓혀 갔다. 하지만 이 사업은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게일 인터내셔날과 합작 사업이었다. 게일이 70%, 포스코건설이 30%의 지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했다. 송도라는 황무지 위에 시작한 이 사업은 처음에는 사업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현재로는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송도국제도시 사업과 관련해 게일사와 포스코건설 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법정소송이 불거졌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이 사업이 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게일사와의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갔다. 미국 투기 자본이 들어와 ‘먹튀’를 하려 한다고 한다든가, 게일 회장이 이곳 미국에서 내야 할 세금을 한국에서 벌어들이려 한다든가 하는 프레임을 씌워 여론전을 펼쳐갔다. 이를 위해 포스코건설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따로 선물리스트까지 만들어 언론사 기자들을 관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게일 측이 한국 측 풍토를 모른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게일과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들을 포스코건설 측으로 돌려놓거나 헐값에 매각했다.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나 송도의 대형부동산, 사업권 등을 ‘대위변제’라는 방식들을 통해 매입해 이를 헐값에 매각했다.
게다가 이를 헐값에 사들인 기업은 대부분 지난 정권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기업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도 진행 중인 인천아트센터나 퍼스트파크, 마스터뷰,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등 수천억 짜리 사업들과 관련해서도 포스코건설의 무리한 사업 시도 및 불투명한 일 처리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朴 사우디 방문 후 포스코 지분 38% 서둘러 매각
이러는 사이 포스코건설이 유동성이나 기업 건전성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갔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포스코건설이 자산을 헐값 매각하고, 지분도 외국에 매각하는 사이 포스코건설의 유동성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포스코건설로부터 사업을 따낸 협력사에는 이명박 정권에서 비서관을 지낸 인물이 대표로 있으며, 아트센터 관련해서는 친박 정치인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꼬리자르기를 하려 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이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게일 인터내셔널 스탠리 게일 회장의 도장을 허락도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면서 법적 분쟁까지 비화되고 있다. 게일 측은 사문서 위조 혐의로 포스코건설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를 무혐의처리했다. 그런데 최근 본국 한 언론을 통해 사건을 담당했던 인천지검장과 포스코건설 임원이 골프를 친 사실이 사진까지 공개됐다.
포스코건설 주변에서는 송도국제도시 사업과 관련해 최순실 씨와 가까운 사람들이나 정권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포스코건설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매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취임 후 포스코건설을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돌연 상장을 취소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지분 38%를 매각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도 지분 매각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했다.
또한 지분매각 후 포스코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 가 합작해서 설립한 법인에 최명주 전 포스코 포스코기술투자 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는데, 최 전 사장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과정에서 구속된 조원전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최 전 사장은 김기춘 전 실장으로부터 권오준 회장의 연임소식을 직접 전달한 인물로도 꼽힐 만큼 최순실 게이트에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건설 주변에서는 포스코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간 맺은 계약과 관련해 이면계약이 존재하고,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돈들이 오갔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박근혜 정권 해외 비자금의 곳간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권오준 회장이 최근 송도에도 사무실을 내며 포스코건설 사업을 챙기는 것도 결코 우연으로만 볼 수 없다.
두 정권 먹잇감이었던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이번 최순실 게이트 과정에서 포스코는 최순실 씨의 먹잇감이었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포스코 관련 의혹들이 구체적인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난 9년 정권 간 정권의 먹잇감이었다는 포스코에 대해 대대적 메스를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고,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면 곧바로 수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도마에 오를 사업이 바로 송도국제도시 사업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 검찰에서는 포스코 관련 비리를 수사한 바 있지만 용두사미식 수사로 끝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송도국제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하려 했지만,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설마 외국계 기업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비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각과 여기에 정권형 비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 송도국제도시 사업은 대형 정권형 비리로 비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이미 검찰에 자료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한인신문 SundayJournal 리차드 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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